아모스 할아버지가 버스를 놓친 날 - 어린이도서연구회 새로 나온 책 (추천 도서) 베스트 세계 걸작 그림책 12
필립 C. 스테드 지음, 에린 E. 스테드 그림, 강무홍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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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스 할아버지가 버스를 놓친 날]


 

 버스를 놓친 날에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보통 버스를 놓치면 실망하거나 초조해 할 텐데, 표지를 보면 전혀 그런 느낌이 나지 않습니다. 휴가를 가는 듯한 느긋함, 버스를 기다리며 즐기는 듯한 표정들이 여유로운 한 때를 떠올리게 합니다. 그림책 표지에서부터 따뜻함, 여유로움, 편안함, 기대, 즐거움이란 낱말들이 마구 마구 샘솟네요.


 

 면지의 짙은 풀색이 거북이의 등껍질을 떠오르게 하기도 하고, 아모스 할아버지의 유니폼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잠시 시선을 멈추고 바람이 부는 숲을 상상해 봅니다. 이 책의 헌사는 글 작가는 그림작가에게 그림 작가는 바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부부이면서 함께 협력하는 작가로써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그러면 아모스 할아버지의 이야기로 들어가 볼까요? 

 

 아모스 할아버지가 침대 앉아서 창 밖을 보고 있습니다. 어여쁜 초승달이 떠올라 있습니다. 내일 친구들과 놀러 갈 생각에 뜬눈으로 밥을 새우는 아모스 할아버지입니다. 어릴 적 소풍 가는 전 날 설레이는 그 마음. 지금은 흔하게 사 먹는 김밥이지만 그 때는 소풍 때에나 먹었던 김밥에 대한 기대감. 비가 오면 어쩌나 하는 걱정으로 잠이 오지 않았던 밤들이 소록소록 생각납니다. 지금은 그만큼 기대하게 되는 일이 없는 것 같은데, 아모스 할아버지는 여전히 설레여서 잠이 오지 않는다니, 뭔가 더 뭉클한 것 같습니다.

 

 잠을 설친 아모스 할아버지는 아침에 까무룩 잠이 들어 버렸고, 지각할까봐 서두르기 시작합니다. 안타깝게도 지각을 하고 만 할아버지, 거기다가 소중한 모자도 떨어뜨려 버리고 가방도 잊고 맙니다. 아모스 할아버지는 동물원의 동물들에게 미안하다는 사과를 합니다. 할아버지가 피곤해서 긴 의자에 앉아 잠이 들자 동물들은 걱정을 하기 시작하죠. 누군가로 인해 약속이 틀어졌는데, 불평하거나 불만을 터뜨리기 보다는 상대방을 걱정하고 배려하는 동물원의 동물들의 모습을 보면서 따뜻함을 선물 받게 됩니다. 나도 저런 상황이 된다면 따뜻한 배려를 선물해 주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버스를 놓친 것이 이야기에서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저 평소 아모스 할아버지와 동물원 친구들의 일상에서 주는 서로를 위한 마음이 크게 다가옵니다. 이 그림책의 마지막 장면이 저에게는 가장 큰 울림을 선사해 주었는데요. 아모스 할아버지와 친구들이 바라보고 있는 풍경을 함께 보고 있는 듯한 착각마져 들게 하였습니다. 그 순간을 사랑하는 존재들과 함께 공유하는 것, 얼마나 행복함이 차 오를까요?


 

 가끔 일상이 지칠 때, 행복하다는 것을 잠시 잊을 때, 조금 쉬어가고 싶은 그 때 두고두고 꺼내어 읽고 픈 그림책 [아모스 할아버지가 버스를 놓친 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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