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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 불안에 답하다 - 감정을 다스리는 심리 수업
황양밍.장린린 지음, 권소현 옮김 / 미디어숲 / 2022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삶의 경이로움을 새삼스레 자각하는 순간처럼 불안은 언제나 누구에게나 갑작스레 들이닥친다. 그럴 때면 이전에 몇 번이고 불안에 잠식돼 봤음에도 바보가 된 것처럼 패닉에 빠져 아래로 아래로 꺼져갈 따름이다. 그때만큼 나 자신이 초라하고 작아 보일 때가 없다. 그래서 나는 종종 불안하지 않을 때에도 불안을 상상하고, 불안에 완전히 통제권을 넘기지 않기 위해 마련한 나만의 장치들을 손본다. 유튜브 뮤직 플레이리스트를 업데이트하고, 구미가 당기는 책이나 기사를 골라 읽고, 밤 산책을 하고,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편지를 쓰는 등 소소한 행위지만 머그컵 속 작은 소용돌이 같은 불안이 나를 집어삼키는 파도처럼 불어나지 않게 하는 데엔 꽤 도움이 된다.
하고 많은 책들 중 이 책을 원했던 것도 그때문이다. 책과 심리학은 처리할 방도를 몰라 방치해두었던 내 마음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 이미 큰 도움을 준 전적이 있기 때문이다. 하물며 책과 심리학의 하모니라니! 이 책이 내 책장에 꽂혀 있는 것만으로도 불안에 질식되는 것만 같을 때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만큼 책에 대한 기대가 상당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대했던 만큼 만족스러웠다. 대학생 때 나는 교양이지만 심리학 수업을 두 개 듣고 교직이수 과정에서 교육심리를 공부하며 심리학 이론을 나름 요모조모 빠삭하게 공부했어서 기대 수준이 높은 편이었음에도 재밌고 유익했다. 홍보 문구에 나온 것과 같이 이 책은 '심리 처방전'의 역할을 잘 해냈다. 요새 불안을 비롯한 마음의 어려움을 크게 겪고 있지 않음에도 그랬다.
▼ 특히 공감됐거나 실제로 도움이 된 글귀 ▼



처음 내가 이 책의 서평단 모집글에 신청글을 적으며 원했던 것이 모두 이루어졌다. 재밌었고, 유익했으며, 든든해졌다. 그리고 내가 한 뼘만큼 더 좋아졌다. 타인과 나를 비교해 나를 갉아먹기 일쑤였던 내가, 불안이 들이닥치면 그저 가라앉아 불안해했을 뿐인 내가 이렇게나 나를 생각하고 위하는 따뜻한 사람이 되었다니. 요즘 나는 세상 누구와 나를 비교할 새도 없이 내가 나인 것에 만족한다. 이따금 질투는 한대도 그것보다 더 장대하고 경이로운 나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짜릿해한다. 그대 또한 그랬으면 좋겠다. 그대가 그대인 것이 얼마나 놀랍고 대단하고 경이롭고 멋진지 다른 누구도 아닌 그대가 가장 먼저 알아주었으면. *
※ 본 포스팅은 책을 증정 받아 쓰였으나
가감 없는 개인적 감상임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