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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 온다
한강 지음 / 창비 / 2014년 5월
평점 :
품절
광주의 기억, 여전히 여물지 못한 그 환부를 가감없이 찔러대는 한강의 펜끝. 그 펜을 따라가다보면 결국 ‘어떻게 그들을 기억할 것인가‘라는 물음에 도달한다. 운동이나 항쟁, 혹은 투쟁처럼 멋드러진 이름도 좋다. 온몸을 불사질러 민주화를 환기한 것이 바로 그들이었다. 또한 그것은 아직도 미결된 과제이기도 하다. 역사 속으로 그들이 걸어들어간 이후 우리는 그 큰 덕을 보았고, 그로 인해 막중한 부채감을 갖기도 한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명명 행위도 어쩌면 그들 개개인을 한데 함축해버리는 모종의 ‘폭력‘이 아닐까. 책제가 ‘그들‘이 온다가 아니라 ‘소년‘이 온다인 것은, 오월 광주에서 무참히 도륙된 그들 영혼 하나 하나가 지녔던 순결함, 숭고함, 그리고 평범함과 아름다움에 등불을 밝히고자 했던 것은 아닐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