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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제임스 우드 지음, 설준규.설연지 옮김 / 창비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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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에 다소 문제가 있습니다. 


일단 제목부터 번역이 잘못되었는데, 원제목인 How Fiction Works에서의 work은 '작동하다'가 아니라 어떠한 재료를 사용해서 예술작품을 '제작하다'의 의미입니다. 그래서 이 책에서 저자가 소설을 쓸 때 필요한 재료들을 소개해 주는 것이고요.


서문에서도 저자는 그림의 요소와 그리는 법을 상세히 설명한 책(John Ruskin의 The Elements of Drawing)을 보고 자신도 그러한 책을 쓰게 되었다고 분명히 밝히고 있고, 심지어 친절하게 technique of artifice(기법) 옆에 대시(―)를 적고 how fiction works라고 다시 써서 이 둘이 같은 의미라고 알려주기까지 합니다. 


그런데 이를 '소설은 어떻게 작동하는가'로 번역하면, 소설이 미치는 결과나 효과로 오해할 소지가 있습니다. 따라서 '소설의 기법'과 같은 식으로 번역하는 것이 낫다고 봅니다.


제가 문학 전공자는 아니기 때문에 본문에서의 오역에 대해서는 자세히 설명하지는 않겠습니다만, 소설에 진지한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반드시 원서로 읽어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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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라리요 2021-10-07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법서를 생각하고 이 책을 접하면, 소설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라는 제목에서 소설이 되기 위해 필요한 것들에 대한 것임을 충분히 읽어낼 수 있다고 봅니다. 오히려 소설 그 자체가 어떤 효용이 있는가로 보기엔 어려운것같고요.
 
울트라러닝, 세계 0.1%가 지식을 얻는 비밀 - 짧은 시간에 가장 완벽한 지식을 얻는 9단계 초학습법
스콧 영 지음, 이한이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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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은 괜찮은 편입니다. 몇몇 분들이 '추상적'이라고 비판하는 의견이 보이는데, 저자가 책 초반부와 전체에 걸쳐 여러 차례 밝히고 있듯이 울트라러닝은 경험을 통해 배우는 암묵지의 성격이 강하다는 점에서 '추상적'인 측면이 강할 수밖에 없습니다.

(공감을 많이 받은 댓글을 보니 '멍청한 외국인'이라는 혐오/폄하 표현까지 쓰면서 독종같이 공부하는 한국인을 이야기하는 게 낫겠다고 적어 놓았는데, 저자가 한국어판 서문에 적어놓은 한국인의 공부 방식에 대한 평가를 읽었는지나 의문입니다. 한국 학생은 오랜 시간 공부하지만 그에 비해 성적은 그리 높지 않은 데다가, 한국 성인은 세계에서 가장 책을 덜 읽고 공부도 안 하는 축에 속하는데 말입니다. 즉, 한국인은 '멍청한 외국인'보다 머리가 좋은 편도, 공부를 잘하는 편도 아니지요.)


또 이 책에서는 일반적인 전략과 원칙(principle)을 소개하고 있으므로, '당장 써먹을 수 있는 답'을 원하는 독자들의 경우에는 마음에 덜 들 수도 있겠지만, 나름대로는 구체적인 사례들을 들고 있고 실천 방법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충분히 설명되어 있다고 봅니다.(저자는 p. 289에서 자신의 원칙이 출발점(starting point)이지 도착점(destination, 목적지)이 아니라고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그보다 실질적인 문제는 번역이 별로라는 점입니다. 일단 저자가 제시하는 9가지의 priniciple(원리/원칙)을 '법칙'(law)으로 (일부는 '규칙'(rule)으로) 번역해 놓아서 핵심 내용에 대한 느낌부터 잘 전달되지 않습니다. 그 외에 work(효과적이다, 만들어지다)을 전부 '작동하다'와 같이 기계적으로 번역해 놓는 등의 문제가 종종 보입니다. 



사례를 들어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문제가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하 쪽수는 한국어판을 기준으로 한 것입니다. 9, 10장 사례가 많은 것은 제가 오역의 문제를 점차 느끼게 되어 이 부분을 시험삼아 선택해서 주로 살펴보았기 때문입니다.)



우선 문장의 기본적인 해석 자체가 틀린 것이 종종 보입니다.


9장(p. 211)의 " If they fail too often, they simplify the problem so they can start noticing when they’re doing things right."의 경우는 "실패가 너무 잦으면 문제를 단순화해서 그 일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알아차릴 수 있다."와 같이 번역해 놓았는데, 실제 의미는 "실패가 너무 잦다면, 언제 그 일을 적절히 해낼 수 있는지 알아챌 수 있도록 문제의 난이도를 낮춰야 한다."에 가깝습니다. 바로 그 다음 문장에서 나오는 too little도 '거의 없으면'과 같이 의미를 완화시켜 번역하여 앞 문장과의 대응관계가 잘 살지 않습니다.


또, 12장(p. 291)의 "Experimentation is the priniple that ties all the others together."("실험은 서로 다른 모든 것을 한데 묶어주는 규칙이다.")라는 문장에 대해서는 '나머지 전부'를 의미하는 the others를 영어의 all the different things에 해당하는 '서로 다른 모든 것들'로 번역해서, 자신이 제시한 9가지 원칙들을 마무리하면서 나머지 8가지 원칙들이 실험을 통해 묶인다는 저자의 의도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 여기서는 principle을 '규칙'으로 번역해서 일관성도 결여하고 있고요.) 이 문장은 "실험은 [내가 이 책에서 제시한] 다른 모든 원칙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원칙이다."와 같은 식으로 번역해야 적절합니다.



그리고 원문을 일일이 대조해 본 것은 아니지만 심지어 정반대로 해석해 놓은 문장도 있어 보입니다. 예를 들어 James Clear의 추천사(p. 15)에서는 aside from을 '...만을 제외하고는'으로 번역하지 않고 '한옆에 치워두고'라고 번역해서 의미를 정반대로 만들어 놓았고, 9장(p. 200)에서는 "Though we all know (and instinctively avoid) harsh and unhelpful criticism, the research also supports Rock’s strategy of disregarding the positive feedback that his celebrity automatically generates."라는 문장에서 제일 첫 Though(비록 ...이지만)를 빼고 "우리 모두 냉혹하고 도움이 안 되는 비판주의를 알고 있다(그래서 그런 비판은 직관적으로 피한다). 앞에서 록이 자신의 명성에서 나온 긍정적인 피드백을 무시했던 것은 이 때문이다."와 같이 두 문장 사이의 관계를 빠뜨리고 있어서 냉혹한 비판주의가 문제인데 왜 록이 긍정적인 피드백을 무시했는지에 대해 독자가 이해할 수 없게 해 놓았습니다.



또, 일부 문장은 번역에서 생략된 경우도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6장 p. 135의 "Now, four years later, armed with a newly minted degree and entering into the worst job market since the Great Depression, that dream was beginning to seem very far away. Getting a foothold in architecture can be difficult, even in good economic times. But just a few years out from the market crash of 2007, it was nearly impossible." 부분은 "4년이 지나 학위로 무장한 그는 대공황 이후 최악의 구직 시장에 뛰어들었다. 경기가 좋다 해도 건축가로서 기반을 다지기가 힘든데, 그때가 2007년 경기가 무너지고 몇 년 되지 않은 시점이었기 때문이다."와 같이 축약해서 한국어만 봐서는 문장이 제대로 마무리되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또, 9장(p. 211)의 "However, the opposite problem, of being too successful, is more pervasive."의 문장은 "하지만 반대의 문제, 즉 무척이나 성공하고 있다는 피드백의 문제 역시 넘쳐난다."와 같이 번역해서 'more'를 누락하여 '성공 피드백'의 과잉이 '실패 피드백'의 과잉보다 더 문제가 된다는 맥락을 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10장의 "[...] why our brains forget much of what we initially learn [...]"의 경우에는 "우리의 뇌가 최초에 배웠던 것을 훨씬 많이 망각하는 이유"와 같이 번역해서 정작 원문에는 없는 비교급(훨씬 많이)을 넣어놨다는 것입니다. (이 경우에는 much를 '대부분'과 같이 번역해야 합니다.)



거의 모든 소제목들을 의역해 놓아서 일일이 지적하지는 않겠습니다만, 사실 소제목의 번역(의역)에도 문제가 많습니다. 


두 개만 예를 들어보면, 우선 9장 마지막(p. 213) 소제목은 'Beyond Feeback'인데, 이를 '빠르고 강한 피드백으로 소음을 제거하라'라고 번역해 놓았습니다. 이 부분의 내용은 피드백만으로는 충분치 않으며, 따라서 정보를 잘 간직하는 유지(이어지는 10장의 내용)가 중요하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한 일종의 다음 장으로의 연결고리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그냥 원래 제목 그대로 '피드백을 넘어서' 또는 '피드백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와 같은 식으로 번역했어야 하는데, 번역에서는 정반대로 피드백을 다시 강조하고 있습니다. 


또, 10장의 두 번째(p.224) 소제목은 'Why Is It So Hard to Remember Things?'인데, 이를 '뇌는 처음에 배운 것부터 망각한다'로 번역해 놓았습니다. 아마도 본문 중에 있는 'our brains forget much of what we initially learn' 부분을 번역자가 임의대로 해석해서 달아놓은 것 같은데, 이 부분의 의미는 '최초로 학습[습득]했던 것의 대부분을 망각한다'에 가까우므로 심각한 오역이라 할 수 있습니다. 책에서도 설명하고 있듯이, 우리가 어렸을 적에 겪었던 사건들을 생생하게 기억하는 것처럼 인간의 뇌는 시간 순서대로 망각하는 것이 아니라, 자극이나 의미의 크기에 따라 어떤 것은 더 잘 기억하고 다른 것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절의 내용은 쇠퇴(decay) 말고도 간섭(interference), 망각된 단서(forgotten cue)―번역자는 이를 '망각된 신호'라고 번역해 두었습니다만, signal과 혼동될 소지가 있어 저는 '단서'로 바꾸었습니다―를 포괄하고 있으므로 역시 원래 제목대로 '왜 기억하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가'와 같이 번역하는 것이 낫다고 봅니다.



한편, 간혹 조사를 빼먹는 등의 오타도 발견되는데 편집자가 거의 편집 감수를 안 한 것으로 보입니다. 


일부 어려운 용어의 원어 표기도 종종 빠져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p. 125의 간삽현상(phenomenon of interleaving), p. 138의 전이 적합형 처리(transfer-appropriate processing), p. 222의 서번트(savant; 전반적으로는 지적 능력이 떨어지지만 특정 분야에서는 특출한 사람. 영어 발음으로는 '새번트'에 가까움)―한국어 표기만으로는 발음이 비슷한 servant(종, 하인)와 헷갈릴 수 있음―와 같은 경우에는 원어를 병기해 놓지 않아 불편함이 있었고, p. 219에서는 chlorodyne(마취 진통제의 하나)의 뜻을 적어주지 않아 직접 찾아봐야만 했습니다. 


게다가 참고문헌 등의 미주는 거의 대부분 빠져서 저자가 인용한 자료들의 원 출처를 독자가 일일이 인터넷에서 직접 찾아봐야 하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심지어는 출처에 대한 힌트도 없어서 원서의 미주를 확인해야만 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요컨대, 책 내용은 나쁘다고 할 수 없고 사례도 꽤 포함되어 있지만, 번역이 별로라서 저자의 의도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하겠습니다. 읽다 보니 제가 독서를 하고 있는 건지 아니면 오류를 찾고 의심이 가는 부분을 교정하여 새로 번역하고 있는 건지 헷갈리더군요. (덕분에 영어 공부는 조금 했습니다만...) 번역자도, 출판사도 신뢰가 별로 가지 않아 앞으로도 해당 역자와 출판사 책을 구입하기가 꺼려질 정도입니다. 


자기계발서의 특성상 아주 어려운 표현은 많지 않을 것으로 생각되니 가능하면 원서로 읽기를 추천합니다.


(이 리뷰는 초고이며 수정본은 제 블로그(https://agitate.tistory.com/328)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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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계약론 펭귄클래식 86
장 자크 루소 지음, 김중현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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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영어판과 비교해 보긴 했지만) 번역이 별로 좋지 못한 편으로 보이며 한국어 문장도 매끄럽지 않습니다. 다른 번역본과 비교해 보고 구입할 것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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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 거울 나라의 앨리스 리딩속도가 빨라지는 영어책 6
루이스 캐럴 지음 / 랭컴(Lancom)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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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잘 만들어진 영어 원서 시리즈입니다.
판매량 때문인지 아니면 출판사 사정 때문인지 더 이상 출간되지 않고 있는데 계속 나와줬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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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닉스 - 한번은 꼭! 공부해야 하는 | 홍현주 박사가 추천하는 | 무료 동영상 강의 제공 | MP3 무료제공
니콜 지음 / PUB.365(삼육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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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닉스 책인데 발음기호조차 없어서 배우기가 어렵고 오류도 종종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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