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양이로소이다 현암사 나쓰메 소세키 소설 전집 1
나쓰메 소세키 지음, 송태욱 옮김 / 현암사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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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양이이다.
이름은 아직 없다.
어디서 태어났는지 도무지 알 수 없다


이 작품의 첫 문구는 유명하다.

주인공인 될 고양이는 엄마 고양이를 읽어버린 뒤 중학교 영어교사인 구샤미 선생님 집에 우여곡절 끝에 자리를 잡았다.

영어 교사의 구샤미의 집에서 길러(?)지면서
<모셔지는> 있는 고양이, 
이 몸(나)의 1인칭 시점이다. 
신랄한 독설을 서슴치 않고 
고양이와의 재치있는 대화는 흥미롭기 그지없다.
구샤미 선생의 일가와 
그 집에 오는 친구들과 문하생들의 인간상, 
오만상을 고양이의 눈을 빌어 풍자적으로 
그들의 옹졸함과 위선을 비판하고 표현하고 있다. 
그들은 스스로를 교양인이라고 생각하지만 
나님, 네코의 눈에는 
속세에 찌든 혐오스러운 인간들일 뿐이었다. 
많이 배우기만 했지 현실 적응력은 떨어지고 
사회 부적응자들.그 안에서의 랠리. 
그들의 허례허식에서 베어져 나오는 해학적 요소들.
100년 전이나 지금이나 이런 사람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이 고양이를 선생님이라고 따르는 옆집 암고양이도 있다.
이름은 미케코. 
하지만 이 예쁜 얼룩 고양이는 
얼마 못가 세상을 떠나고 만다. 
네코는 유일한 마음을 나누던 미케코의 
죽음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의외의 초연함을 보인다.

세상만사를 꿰뚫어본다던 나님도 별 수 없었다.
인간들이 벌인 술판(100년 뒤의 예언?)이 끝나자 
남긴 맥주를 핥기 시작합니다. 호기심?
조금씩, 조금씩 많이도 마셨다. 
남긴 맥주 두잔과 쟁반에 흘린 맥주를 마저 다 핥은 후 
실수로 독에 따지는데 
독 밖에 나와서 살 수 없다는 것을 
알고는 모든 것을 놓아버린 편안함 속에서 죽습니다.

이와중에 고양이는 죽을 때도
명언 아닌 명언을 남긴다.

˝나 고양이는 죽을 땐 죽는다.죽음은 괴롭다. 
하지만 죽어야 할때 죽지 못하면 더 큰 괴로움이다. 
살아있는 게 죽음 보다 더 큰 고통이다. 나는 죽는다.

태연하게 보이는 사람들도 마음속을 들여다보면
어딘가 슬픈 소리가 난다.
세월을 잘라내고 천지를 분쇄하여
불가사의한 태평함으로 들어선다
죽어서 태평을 얻는다.
태평은 죽지 않고선 얻을 수 없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고마운지고,고마운지고.˝

이 작품으로 인해 나쓰메 소세키는
1907년 아사히 신문의 전속 작가가 된다.

정말 재미있어요.
두께에 겁먹지 마시고 꼭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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