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죄송한데요 쏜살 문고
이기준 지음 / 민음사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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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지에 촘촘히 달린 잎과 꽃,
꽃속의 암술, 수술을 말하는 가하다가 갑자기 커다란 나무를 얘기한다.
저,죄송한데요를 읽는 내내 그랬다.
책을 대충 훑어볼 수가 없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는
이기준저자의 문장력은
나무도 얘기했다가 돌멩이도 얘기했다가
갑자기 숲으로 간다.
근데 그 숲이라는 게 참 그럴 듯하다는 거지.
아~아까 그 나무와 돌멩이들이 있는 숲이구나.
이렇게도 글쓰기가 가능하구나.
틀에 박힌 작가들의 도서가 아니다.
단점은 약간 산만해보일 수도 있다는 것.

집중해서 읽는데
어제 읽은 <명치나맞지않으면다행이지>보다
곱절이 걸린 것 같다. 어제 읽은 명치나맞지않으면다행이지를 오늘 읽고
어제 저죄송한데요를 읽는 것이
순서상 더 재미있었을 텐데
아쉽다.
명치나맞지않으면다행이지 책은
시원시원하고
막힌 변기가 내려가는 기분이 들 게했는데..

이 책은 맞는 말이다.
웃으면서도 웃는 게 웃는 게 아닌
이런 시각도 있군,
이런 경우도 있군
막판에는 눈에 피로감이 온다. ㅎ

음반하나 고르는데 여기갔다 저기갔다
앨범하나, 하나 뒤적이며
서점까지 들려서 음박관련 서적을 뒤지고
결국은 그 사람은 흙길을 좋아하고
나는 돌길을 좋아하는 모양이라는
결론을 볼 때
이기준 저자님은 생각이 굉장히 많으신 것 같다.

갑자기 떠오르는 사람이 하나 있다.
나의 사랑하는 친구 뢩이.신의 남편.
그도 이기준저자와 같이
좋은 직장에 들어가도 금방 나오고
결혼 후 프리랜서 선언에
육아, 살림을
도맡아하는데
일에 관해서는 모르겠지만
갑자기 랭이.신에게 전화해서 안부를 묻고 싶다.
너의 (반쪽짜리)디자이너분 잘 계시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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