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일 밤의 미술관 - 하루 1작품 내 방에서 즐기는 유럽 미술관 투어 Collect 5
이용규 외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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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을 더 깊이있게 공부하고, 더 넓게 알아가고 싶은 갈망이 더욱 무르익을 수록 관심사 역시 자연스러 넓어진다. 처음에는 관련 철학정도로 시작했던 관심이 이제는 정치학, 윤리학 그리고 문학 이제는 미술사까지 이어졌다. 나는 어렸을 때 잠깐 미술학원에 다니며 미술을 공부했던 게 전부인, 지식면에서는 미술 초짜에 불과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인문학의 연장선에서 바라보는 미술은 '감정과 생각을, 유의미한 방식으로 공유하려는 소통의 노력' 그 일환이다. 수많은 미술작품이 시대에 따라 그리고 사상에 다라 나뉘는 것 역시 내게는, '무엇을 어떻게 표현할까'라는 질문이 보다 세밀하게 나눈 결과정도로 생각되었다.

이 책은, 유럽 미술관 곳곳에서 관람객들에게 저마다의 방식으로 다양한 작품을 설명하고 그 이면의 느낌까지 고스란히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던 5명의 도슨트들이 써내려간 책이다. 영국, 프랑스, 스페인 그리고 독일 등 유럽의 유명한 미술관에 전시된 수많은 작품들 가운데, '반드시 알고 느껴야 할 작품들' 또는 '현대의 추세를 더욱 분명하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작품들' 등 다양한 기준으로 선별된 미술작들이 등장한다. 그렇기에 다양한 주제 속에서 미술작품들을 들여다볼 수 있어서 내게는 더욱 흥미로웠다.

이 책을 읽어보는 것만으로도, 당시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인식과 가치관이 어떻게 형성되고 어떻게 변화되어 왔는지 제법 구체적으로 상상할 수 있었다. 고대 이집트 미술작품, 신학과 종교의 엄격한 틀 안에서 단조롭게 그려진 미술작품들 그리고 르네상스 이후 생생한 원근감과 입체감이 반영되기 시작한 다양한 주제의 미술작품들 그리고 18세기 이후 등장하는 '정물화'와 '소외계층을 그려낸 작품들'. 이렇게 시대에 따라 바뀌는 작품들 곳곳에 숨겨진 표현방법과 표현주제는, 이를 하나하나 분명한 사례로서 직접 마주하는 내내 강렬한 호기심과 뿌듯함 그리고 흥미를 안겨주었다. 그저 간단하게 시대로만 나눌 수 있지도 않다. 그 외에도, 미술 작가들의 표현의지와 '인식되었으면 하는 가치' 등에 따라 나누어 하나하나 작품들을 재구성하여 살펴볼 수 있었다.

처음에는 이 책에 반영된 순서대로 작품을 읽을 뿐이었지만, 작품별로 공통된 내용들을 하나하나 곱씹어보며 스스로 생각하는 또 하나의 기준을 제시하여 재구성하는 내적 경험들은 다른 독서 경험에서는 그렇게 누리지 못했던 새로운 즐거움이었다. 다른 독서경험에서는 누리지 못했던 '주체적인 만족감'이었다. '능동적으로 호기심을 충족해나가는 과정의 연속'이었다. 나처럼, 미술 그 자체에 특별한 지식이 없더라도 흥미로운 경험을 할 수 있기에 기꺼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인문학의 연장 선상에서 또는 '새로운 지식을 얻고 싶은 열정'의 연장선상에서든 이 책이 포함하고 있는 기나긴 시대 곳곳을 관통하는 흥미로운 미술작품들은 반드시 기대에 보답할 수 있으리라 나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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