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란한 마음을 다스리는 법 - 불안, 걱정, 두려움으로 내 삶이 흔들릴 때
마츠모토 쇼케이.미우라 요시타카 지음, 김슬기 옮김 / 유노북스 / 202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생을 충실하게 살기 위해 노력을 거듭하고, 자신이 굼꾸는 모습을 이루기 위해 애쓰는 동세대 분들은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진심으로 응원하고 싶습니다. 다만, 아무리 노력해도 행복도 풍족함도 손에 넣지 못하고 이유조차 알 수 없는 건 어쩌면 자아의 활동이 너무 활발해서인지도 모릅니다.(P 256)"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나갔다. 특별한 교훈과 지식을 얻겠다는 생각은 내려두고, 나와 같은 세대 그리고 같은 문화권을 살아가는 20대 청년 미우라가 건네는 이야기 자체에 관심을 기울였다. 잠시도 진정될 줄 모르는, 어디로 번질 지 모르는 마음 속 갈등을 구역구역 견뎌가며 살아갔던 미우라가, 이러한 쓰라림에서 벗어나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미우라가 느꼈던 경험담, 또는 생생한 감정 이야기의 여정을 하나하나 짚어 올라가다보니 어느새 뭔가 특별한 접점이 생기기도 했다.

이 책을 막 읽어나가던 차에는 두 가지의 마음이 공존했다. 내 삶에 반영된다면 어떨지 상상케하는 '뭔지모를 기대감' 그리고 '나를 퇴보하게 만들지는 않을지 염려케 하는 '뭔지모를 거부감'. 이 책을 계속 읽어나가며, 그 정체모를 '거부감'을 보다 선명하게 확인하기 위해 끝가지 손에 책장을 잡고 시선을 고정했다. 그 거부감의 정체는 비교적 쉽게 드러났다. 성인이 된 이래 내가 늘 가졌던 걱정거리들, 즉 "무언가를 좀 더 이루어야 해!" "더 열심히 하지 않으면 안돼!" "노력이 많이 부족한건가?!" 등의 생각이 축을 잡고 있는 그 마음 탓이었다. 왜냐하면 본질적으로 이 책은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덮어씌우는 뭔가 당위적인 의무감과 지나친 목적중심적 생각들을 염려하기 때문이다.

목적지향적 자세 그리고 당위적인 의무감. 이 두 단어는 누구보다 치열하게 견디고, 누구보다 답답함과 속상함을 참아가며 힘겹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지금의 우리 대한민국 사람들에게 결코 '벗겨낼 수 없는 열매의 껍질'이 아닐까 싶다. 왜냐하면 끊임없이 도전하고 특별한 성과를 보여줄 수 있는 그 특별한 1人이라는 이미지를 한 순간도 상상하지 않은 사람이 한 명도 없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자신에게 맡겨진 지위, 즉 한 명의 엄마로서 한 명의 사원으로서 나아가 한 명의 학생으로서 끊임없이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그 의무감을 갖지 않는 사람 역시 한 명도 없기 때문이다.


'"나다움'이라고 말하는 시점에서, 내가 지금 여기 존재하는 것에 안심하지 못하는 것이지요. 그 불안을 메우기 위해 목적적 사고를 하거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인내하고나 노력함으로써, 안심할 수 있는 이유를 늘 만들려고 합니다. ... 중략... 모두들 안심할 수 있는 이유를 이유를 찾고 있죠.(P 131)"


이 책에 따르면, 바로 지금 여기에서 더 짜릿한 행복을 추구하려 할 때마다 늘 스스로에게 조건을 내거는 삶은 결코 지속가능한 삶이 될 수도 없으며, 더 나은 삶을 쟁취하지 못한다. 무언가를 성취해야만 또는 무언가를 해낼 수 있어야만 행복할 수 있다는 마인드는 근본적으로 '지금 바로 여기'에 존재하는 나 자신을 거부하거나 부정하려드는 말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나는 이런 사람이어야 한다'라는 이미지 역시 좀 더 조심스럽게 접근하지 않으면 안된다. 왜냐하면, 우리들은 '나는 어제는 이런 생각과 감정을 가졌지만 오늘은 저런 감정과 생각을 가질 수 있는 언제라도 바뀌고 변화할 수 있는 존재이다'라는 이미지로 전환을 시도할 때에 비로소 '지금 바로 여기'에 충실한 삶을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참 많은 사례들이 있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나름대로의 포부를 안고 회사에 들어갔지만 미우라는 끊임없이 흔들린다. 끊임없이 눈치보기 바쁘다. 끊임없이 불안하기 바쁘다. 단 한 순간도 행복을 누릴 수 없었던 그는 회사를 나오고 나서 집까지 처분하고 이곳저곳 여행을 하며 게스트하우스를 전전하며 삶을 살아간다. 그 때에 그가 비로소 느꼈던 생각이 바로 자신의 내면에 귀기울일 수 있는 방법이었다. 지금 바로 여기에서 내 자신의 내적 흐름에 좀 더 예민하게 반응할 수 있는 민감한 내적 자세의 필요성이었다.

이 책은 미우라가 견뎌야 했던 많은 갈등을 다룬다. 그 치열한 갈등 속에서 힘겹게 살아간 미우라가 보다 진짜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 선택한 새로운 가치를 다룬다. 이것이 비록 불교라는 특정 종교의 내용이라 할지라도 이는 절대 어떤 교리에 종속되지 않는다. 누구나 자신의 삶을 위해 선택할 수 있는 또 하나의 패러다임임을 이야기 한다.

책의 제목 "소란한 마음을 다스리는 법"에 걸맞는 내용이었다. 아니, 요동치는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또 하나의 패러다임을 보다 적확하게 다루는 내용이었다. 뭔가 지치고 피곤한 삶이 연속된 나머지 이제 회의감까지 느끼는 이 시대의 아슬아슬한 누군가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었다!!


"자신의 존재에 안심할 수 있는 이유를 억지로 만들지 않아도 됩니다. 후지타 잇쇼 씨는 "마음을 내려놓았더니 이미 바닥에 발이 닿아 있었다."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P 131)"


별점 ★★★★☆

추천하고픈 대상 : 삶의 획기적인 전환이 필요한 사람이라면 모두에게 추천합니다. 불교철학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또 하나의 패러다임이 나름 분명하게 와닿았습니다. 물론 느끼는 점 역시 많았습니다. '지금 바로 여기'에서 행복하기 위해 선택하기 위해 체화해할 할 무언가가 무엇일지 보다 분명하게 읽을 수 있는 만큼 느끼는 점도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다소 아쉬움이 있다는 글의 전개 또는 흐름정도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