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감사, 알고 싶은 77가지 이야기
권기환 지음 / 미래와사람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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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감사는 주인(Principal)과 대리인(Agent)의 관계에서 나타나는 정보의 비대칭과 갈등을 줄여 정부와 공공기관의 책임성을 확보하고 행정 운영을 개선함으로써 행정의 투명성과 국민의 신뢰성 제고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고 볼 수 있다.(p17)"



어제도, 오늘도 대한민국 사회에서는 여전히 제각각의 사건사고들이 일어난다. 분노를 자아내는 불의뿐만 아니라, 소위 권력을 가진 자들이 일으키곤 하는 다양한 형태의 부정의에 이르기까지, 그 사건사고를 정의할 수 있는 내용은 범주면에서 참 무궁무진하다. 그렇기에 지금의 대한민국 사회를 살아가는 국민들이 가장 갈망하고 갈증을 느끼는 것은 '공정'과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자유와 행복'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국민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기관은 무엇이 있을까? 아마, 국회이지 않을까? 때로는 엄격하고 유연한 법과 제도 창출로써 국민들의 행복을 희미하게 만드는 것들을 배격하는 그 중요한 기능. 그리고, 법원이 있을 것이다. 함께 어울려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공동체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는 범죄인에게 합법적으로 자유를 박탈하는 바로 그 기능. 그리고 지자체, 경찰 그리고 검찰 등 행정부의 기능이 있을 것이다. 다양한 복지서비스와 치안유지 그리고 건전한 사회관리 등만 보았을때에는 가장 우리들과 가깝지 않을까 싶다.

지금 당장 우리가 떠올릴 수 있는 대표적 기관들 중에 바로 감사기관이 생략되어 있음에 안타까워 한다. 감사직렬 직원채용에 감사학 과목마저 체계화되지 않고, 체계화된 감사의 원리와 구조를 다루는 제대로 된 길잡이마저 없는 지금의 사회에 속상해하며 자신의 저서가 소중한 시작점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서술했다고 한다.

첫번째, 거시적 범위에서 차근차근 미시적 범위까지 설명해나간다. 두번째, 단계별로 차근차근 감사에서 지켜져야 할 또는 원리와 내용들을 다루어 나간다. 첫번째, 감사가 어떻게 변화하여 왔으며, 앞으로는 어떠한 방향을 바라보고 있는지 서술하고 있다. 과거만 하더라도, 무시무시한 눈초리로써 규제와 감시만을 일삼는 존재였다면 지금의 감사원은 하나의 정책파트너로서 자리잡기 위해 획기적인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실질적으로 국민들이 누리게 될 복지에 더 큰 관심을 두게 되면서, 단순한 정당성 위반 여부를 넘어서서 효율성과 효과성면에서 수많은 정책을 감사한다. 예산이 추구목적에 부합한 용도로 제대로 사용되었는지, 비용을 폭증시킬 수 있는 부분을 제대로 고려 또는 관리하였는지, 실질적인 복지수혜를 위해 적극적으로 수행하여야 할 어떠한 작위적 행위를 제대로 행하였는지 등 실질적 내용까지 감사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감사원이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기능은 대표적으로 3가지가 있다. 첫째, 다양한 시민들의 참여를 보다 효과적으로 이끌어 낼 수 있는 시민참여 지향적 감사에 대한 고민이다. 둘째, 사전컨설팅 제도이다. 합리성과 정당성 면에서 꼼꼼한 컨설팅까지 수행한다. 마지막으로, 적극행정에 대한 면책이다. 적극행정에 대한 부분은 적절한 증빙이 제시될 경우, 충분히 면책에 대한 고려로 인정될 수 있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이 책은 단계별로 감사를 하나하나 세부적으로 조목조목 들여다보고 있다. 절차면에서, 내가 가장 궁금했던 바로 그 기능 '현장감사'와 '자료봉인'을 포함하여 적법한 감사단계를 다루고 있다. 이 부분에서 설핏 드라마 장면들이 떠올랐다. 현장감사와 특정자료를 봉인함으로써 회사 직원들에게 무시무시한 주의사항을 주지시키는 길다란 양복차림의 청년감사요원. 그러나, 이 책에서는 이러한 부분을 수행하는 데에도 특별히 밟아야 할 단계들이 있다고 말한다. 이를 시작으로, 이어지는 감사증거채택 이야기들. 이 부분 역시 내게는 나름 흥미있는 부분이었다. 기관에서 다룰 수 있는 실효적인 증거물과 이와 관련하여 주의해야 할 원칙들은 무엇이 있을지 다양한 사례와 함께 들여다본다. 2020년 최근사례까지 함께 아우르는 다양한 사례를 통해 감사가 어떻게 진행되고 어떻게 처리되는지 보다 선명하게 들여다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수많은 국민들과 시민단체들 역시 합리성 면에서 납득해야 하는 만큼 그리고 관련 감사대상기관에서 수행하여야 할 행정적 또는 형사법적 처리와 관련하여 타당한 근거를 갖추기 위해 필요한 주제는 무엇이 있는지 조목조목 돋보기를 비추어 가며 공부를 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이 다루는 대장정은 바로 변화된 감사원의 모습이다. 사전컨설팅 제도에 대한 이야기들. 적극행정 면책 관련 이야기들. 즉, 감사를 받는 기관 또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감사행위에 대해 알고 있으면 좋을 솔깃한 내용들이 담겨 있다. 명확한 규정이 없어, 이것이 합리성과 정당성 면에서 빈약하지 않을지 상당부분 부담을 갖고 있을 때에, 이에 대한 적절한 사전대응까지 지원하는 감사원. 뿐만 아니라, 적극행정 등에 대한 효과적인 피력을 통해 면책까지 받을 수 있는 감사대응. 감사 수혜자의 관점에서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내용 역시 많이 담겨있다. 이러한 내용이 꽤나 중요한 한 챕터를 다루고 있는 점을 보면서 다시한번 감사원이 파트너십 중심의 패러다임을 추진하고 있는지 보다 실감할 수 있었다.

77가지. 꽤나 많은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 이야기 중에는 중복되는 부분도 있어서 결국엔 지금의 감사행위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핵심과 원리를 보다 확실하게 공부할 수 있어서 한명의 시민으로서 내가 알아야 할 유익한 지식면에서 큰 공부가 되었다. 단순한 규제행정뿐만 아니라 효과성과 효율성까지 논하는 지금의 감사가 앞으로는 어떠한 모습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낼지 점점 기대감을 갖게 되었다. 단순히 감사분야의 직원을 꿈꾸지 않더라도 민주주의와 관련하여 하나의 지식 정도로 알아둔다면 이 역시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ㅎㅎ

★★★★☆ 보다 재미나게 쓰여졌다면 어떠했을지 다소 아쉬움이 있습니다. 더 많은 흥미를 이끌어내기 위한 장치들이 더욱 풍요로웠다면 좋았겠지만, 실무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분께서 직접 말씀하고 계신 감사 이야기라 더욱 신뢰를 갖고 이 책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2020년 가장 최근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사례까지 같이 접목함으로써 내용을 더욱 질적으로 풍성하게 한 점 역시 굿 포인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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