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금리 시대가 온다 - 누구에게는 위기, 누구에게는 기회가 온다
김지만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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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유망한 자산은 없다. 모든 자산에는 사이클이 있다. 즉 상승세를 탈 때가 있고 하락세를 나타낼 때가 있다. 영원히 오를 것 같을 때, 생각지 못한 변수가 상승세에 제동을 걸 수 있다."



돈으로 돈을 벌고 긁어 모은다는, 사뭇 궤변같은 이야기. 소위 100세 인생이라는, 기나긴 삶을 살며 쌓는 자산이라곤 부동산과 정기 예.적금계좌 그리고 고액의 상품들 등으로 한정되었던 20세기 초중반만 하더라도 이는 실제 맞는 이야기였다. 그러나, 시대가 발전할 수록, 사람들의 거래관계는 유형에서 무형으로 바뀌고, 거래의 중심은 단순한 상품에서 금융자산으로 그 무게중심을 서서히 옮겨졌다. 투자자산과 경제적 거래의 대상은 폭발적으로 범위를 넓혀가고 있는 지금, 그리고 이 곳에서, 이 책은 내게 번쩍이는 섬광과 같았다. 캄캄한 구석에 잊혀진 채 놓여져있던 중요한 무언가가 이제서야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이에 순간 매몰되었을 때 그 느낌 그 자체였다.

대학교 졸업 후, 나는 이제 사회에 뛰어들 준비를 한다. 취업준비생으로서 걱정거리라곤 '넉넉한 돈'일 뿐이다. 각종 재화들의 현재 가격으로 빗대어 보았을 때 내 임금은 어느 정도일지 헤아리는 것이야말로 내가 생각하는 경제적 관심사의 전부였다. 그렇게 살아가는 내게, 각종 주식과 채권 등 금융자산에 투자한다는 것이 요즘 어떠한 중요성을 가질 수 있을지 아득하게나마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친구의 열정적인 공부 덕분이었다. 공부에는 전혀 관심도, 흥미도 없던 친구, 그저 요리 하나만을 꿈꾸고 살아왔던 그 친구가 부끄러움까지 무릅쓰고 증권사 전문가들을 직접 찾아가 질문까지 하고 오는 그 이례적인 열정은 당시 내게 강렬한 인상이었다.

그 친구도 느끼고 그 후 나도 느꼈 듯, 이제 투자에 대한 관심은 단순한 선택도, 호기심거리도 될 수 없다고 이 책의 저자는 말한다. 더 안정적인, 풍요로운 삶을 이끌어내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과제가 되어버린 투자, 최근 21세기를 막강한 입김으로 뒤흔든 제로금리라는 더 이상 거부할 수 없는 거대한 패러다임 안에서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비전공자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상세하고 쉽게 적혀져 있었기에 나 역시 이 책이 건네는 특별한 지식과 교훈을 보다 선명하게 배울 수 있었다. 무엇보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이 책이 투자전략에 앞서 다루는 제로금리라는 거대한 패러다임을 단순한 국내적 상황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사례에서도 하나하나 보여주고 있음이었다.

심각한 부동산 위기 이후 적극적인 양적완화와 마이너스금리 제도를 추진하고 있는 일본, 굵직한 대공황과 금융위기 이후 더욱 세심한 적응방안을 찾아가는 미국경제 , 한국과 유사한 금리변화의 양상을 보이고 있는 이스라엘 그리고 브렉시트 등 우리나라의 경제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유럽 국가들, 다양한 나라들의 사례까지 구석구석 끄집어냄으로써 제로금리가 어떠한 역사적 배경 속에서 그 강인한 명맥을 줄곧 이어오고 있는지 상세하게 설명한다. 덕분에 단순한 투자전략을 넘어서서 최근의 경제를 바라볼 수 있는 하나의 적절한 시야를 함께 얻을 수 있었던 것 같다. 그 무엇보다도 내가 느꼈던 가장 핵심적인 것은 코로나 뿐만 아니라 최근 우리 사회에 자주 터지고 있는 각종 적신호 앞에 경제가 어떻게 적응해갈지 보다 예리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하나의 돋보기안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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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적인 내용보다는 21세기를 지배하는 경제적 흐름을 보다 분명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모하기 위해 쓰여진 책이라 뭔가 깊이있는 경제학습에는 다소 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즉, 제대로 된 학습에 임하기 전에 뭔가 밑그림을 그리고 싶은 사람들에게 가장 어울리는 책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추천별 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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