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책의 역사 - 파피루스에서 전자책까지
우베 요쿰 지음, 박희라 옮김 / 마인드큐브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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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손에 무심코 올려져있는 한 권의 책이 어디에서 왔고,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에 대해서 한번쯤 생각해보기에 좋은 책 같다. 책이 시작된 역사는 아직도 추측에 머무르고 있다. 선사시대의 동굴벽화를 책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는지는 여전히 의견이 분분하지만, 점토판에서 파피루스, 양피지(코덱스), 종이, 전자책에 이르기 까지 책은 변신을 꽤 하며, 이제 우리 곁에서 손쉽게 접할 수 있게되었다.


 기원전 3500년경, 경제적 풍요로움을 토대로 잉여 생산물이 존재하기 시작한 시기에, "네것과 내것, 수입과 지출, 존재와 의무"를연관짓기 위해 점토판에 남긴 텍스트가 책의 발전으로 이어졌을 거라는 시각도 신선하다. 이와 함께 기록물을 남기게 되는 또다른 이유인 "숭배"도 빼놓을 수 없는 개념인데, 파라오라는 신들을 수취인으로 하는 상형문자들이 기념비에 새겨지고 궁극적으로 기록을 저장하는 매체로서의 책이라는 수단의 기원이 되지 않았을까 추측하게 된다. 


 서기 100년 경 책은, 가장 보편적인 두루마리 형태의 파피루스에서 양피지(코덱스)로 바뀌게 되는데(경제적 이라는 이유 때문), 이때 부터 현재 우리가 읽는 책과 비슷한 모양새를 취하게 되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양피지 2장을 위해서 양이 한 마리 사용되었다는 것을 생각해 본다면, 그당시 책이 얼마나 귀한 것이었는지 유추할 수 있다. 주로 종교적 이유로 소수에게 독점 되던 책은 그 이후, 구텐베르가 1450년 활판인쇄기를 발명하면서 비약적인 생산의 증대를 맞게 된다.


 인쇄가 수월해 지면서, 인쇄할 가치가 있는 원고를 탐색하고 고대 작가를 "재발견" 하게 되는 과정이 수반 되었다. 책의 대량생산은 현재 책의 유통과 비슷한, 작가/출판사/인쇄소/독자 로의 메커니즘을 만들게 되었고, 저작권이라는 개념도 이 시기에 자리를 잡기 시작한다. 저작권에 대한 흥미로운 대목이 보이는데, 임마누엘 칸트(1724~1804)에 의해 전개된 논쟁에서 엿볼 수 있다.


"책에서 발견하는 생각의 형태는 독자의 생각형태에 예속되며 그에따라 변하기 때문에 작가가 생각하고 쓴 것은 결코 독자의 것으로 획득될 수 없다. 언제나 작가의 정신적 소유물로 남아있다." 


 물건으로서의 책과 특정한 형태의 생각으로서 그 내용을 분리하며, 인격권으로서의 저작권이 시작되었다. 이로 인해 직업으로서의 작가, 다양한 컨텐츠를 담고 있는 책이 나올 수 있게 된 것이다. 활판인쇄기가 발명되고 불과 500년 사이 비약적인 변화들이 일어났고, 과거와 현재 미래를 이어주는 책의 존재는 현재 진행 발전형이다.


 이 책의 저자가 독일인인지라, 우리나라를 위시한 동양권의 책의 역사를 함께 살펴보기에는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단순히 책의 역사뿐 아니라 시대적 배경과 철학적 사고의 흐름을 엿볼 수 있는 점은 좋았다. 그래서 어렵게 읽기도 했지만, 주변의 익숙한 사물의 기원을 살펴보며 사색에 잠기는 것도 좋은 경험이다.

  <본리뷰는 리뷰어스클럽으로 부터 책을 제공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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