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이라는 정해진 한계 지어진 삶을 사는 인간에게 죽임이라는 행동은 어찌보면 인간의 한계를 스스로 거스르는 신에 대한 반항 행동일것이다.목적이었던 대상의 죽음이 아닌 목적만 남은 죽임은 정의라는 강렬한 빛으로 우리의 눈을 찌뿌리게 만들고 시야를 가려버린다.시대적 상황에 대표적 상징의 빗나간 죽음은 우리에게 국가와 시대를 떠나 질문을 던지게 만든다.이토히로부미를 죽였다면 고뇌의 필요가 없는걸까?개인의 죽음이 어떤 대표적인 상징으로서 나타난다면 개인은 당연히 죽어 마땅한 것일까? 안중근의사의 하얼빈 의거에서 모티브를 따온 이책은 정의태라는 인물을 통해 개인이 가지고 있는 신념과 국가 혹은 국민을 위한다는 거대한 목적 사이를 헤매이며 고뇌하는 인간을 인물들의 대사로 그려낸다.종교인으로써의 신념보다 조국을 위한 대의를 선택했던 그는 결국 자신의 목숨을 내놓음으로써 개인적 신념을 지켜낸다. 죽음으로써 죽임을 방어한 그 파괴적인 힘의 원천은 아마도 미약한 인간의 몸 안에 무한대로 만들 수있는 동양평화라는 원대한 의지에서 생겨났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