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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 끝에 철학 - 쓸고 닦았더니 사유가 시작되었다
임성민 지음 / 웨일북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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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봤을 땐 그저 청소를 좋아하는 사람이 쓴 에세이인줄만 알았다. 그런데 읽다 보니 청소의 역사부터 시작해 각종 예술 작품까지 나왔다. 읽으면 읽을수록 심오하고 청소가 이렇게 철학적이었나 새삼스럽게 느껴졌다.

p.24 과자 부스러기가 더러운가, 엎질러진 우유가 더러운가

저자는 한국과 미국의 청소 방식의 차이를 말하며 어떤 것이 더 더러운지는 생활환경의 차이임을 알려준다. 카페트를 바닥에 깔고 지내는 서양의 집은 청소기르 빨아들이면 그만이니 과자부스러기는 대수롭지않게 생각하지만 바닥에 흘린 우유는 재빨리 처리해야하는 골치덩이이다. 반면, 우리나라에선 바닥의 우유는 물걸레로 1초면 닦을 수 있지지만 그에 비해 과자 부스러기는 엄마의 등짝 스매싱을 불러올 수 있는 난감한 더러움이라는 것이다.

청소의 방법에 따른 관념의 차이, 시작부터 흥미로웠다.

p. 113 소유하는 물건은 소유자의 특성을 보여주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소유욕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하지만 물건에 대해 차별적으로 가지는 소유욕이 아니라, 취향과 상관없는 무조건적 집착은 치료가 필요한 저장강박증에 가깝다.

나와 남편의 물건을 대하는 태도가 매우 다르다. 남편은 잦은 이사로 늘 간결한 짐을 가지고 살았고 나는 한 집에서 15년을 살 정도로 오래 살았기에 (식구 수에 비해 큰 집을 이유로) 마음껏 모으고 저장하며 살아왔다.

결혼을 하니 이 것이 가장 문제가 되었다. 둘이 살기에 알맞은 집에 이사를 오고서도 난 여전히 예전의 버릇을 버리지 못하고 내가 좋아하는 예쁜 것들(남들이 보기엔 예쁜 쓰레기)을 모았다. 방 하나는 차곡차곡 차올라 물건을 토하는 지경에 이르렀으니 그 지경이 될 때까지 모은 나도 대단하고 남편과 싸우는 몇 안되는 주제가 되어주었다. 방은 정리를 하였으나 아직도 갈 길이 멀다. 부디 여름이 오기전에 해결을 할 수 있길.


p. 143 혁명가의 의견을 끌어와 가사노동의 가치를 인정받게 하는 것이 사회가 할 일이라면, 개인적으로는 익숙해지고 무뎌진 고마움과 미안함을 돌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매 순간 느끼는 고마움은 상대방에 대한 예의이기도 하지만, 누군가의 희생의 가치가 될 수 있는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원동력이 된다.

내가 엄마가 되니 엄마가 많이 생각난다. 집안일은 하면 티가 안 나고 안하면 티가 난다고 하셨는데 내가 지금 딱 그렇다. 아직 아기가 어려 집을 어지르지 않는데 우리 집에서 가장 잘 어지르는 1등은 나다. 이제야 엄마에게 고마움을 느끼다니, 사람은 정말이지 닥쳐야 느끼나 보다.


p. 218 나는 낡고 오래된 것을 청소하는 것이 도 재미있다. 나에 의해 청소의 가치가 더 살아나기 때문이다. (중략) 새것은 아직 나와 비슷하지 않아 거리감이 있지만, 오래되고 낡은 것은 나의 행동이 자유롭게 스며들 수 있다. 나는 이것이 좋다.

거리감이 있는 새것도 언젠가는 낡은 것이 될 것이며 그것 또한 나의 일부가 될 것이다.


한줄평: 이제 청소를 하면 오만가지 철학이 떠오를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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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육아 - 누구나 하지만 누구도 쉽지 않은
야순님 지음, 서현 그림 / 위고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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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다 읽었습니다^^

-야순님의 육아는 자랑질(?)이 없습니다.
어떻게 어떻게 하라는 방법론도 없고 어떤 아이로 키우겠다는 목적도 없구요.
그저 사랑하는 세 딸들이 가지고 있는 개성을 파악하여 장점을 끌어올려주고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서 즐겁게 같이 성장하자는 것이죠.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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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육아 - 누구나 하지만 누구도 쉽지 않은
야순님 지음, 서현 그림 / 위고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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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에 올리셨던 글, 미혼이지만 재밌게 읽었었어요~
책 출간을 위해 새로 다 쓰셨다던데 기대 많이 하고 있어요^^
빨리 읽고 리뷰 올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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