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안 열린책들 세계문학 227
헤르만 헤세 지음, 김인순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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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내내 낮에 본 영화 「덩케르크」 속 얼굴들이 떠올랐다. 그들의 표정에 새겨진 폭발음과 비명. 공포와 절망은 그들의 오감에 가득 채워져있었고, 그들은 이전과 같을 수 없었다.
소설 「데미안」은 전쟁 경험 후의 사람들에게 진정 희망이었을까, 아니면 개별의 윤리와 결단적 의지로 대부분을 환원시키며 팔다리 잘린 이들로 하여금 내면의 승리에 몰두하게 만든 마취제였을까. 이 책에 대한 주된 평가는 전자에 몰려있다. 희망에 대한 처절한 요구가 간절한 시대였으리라.

소설 7장에서 엠마 부인이 들려준 동화를 떠올린다. 별을 연모한 한 남자. 닿을 수 없는 사랑임에도 높은 절벽의 허공에 자기를 내지를 때 나도 그 곳에 떠있었다. 그리고 가망 없는 사랑을 한 또 다른 남자. 죽음에 비견되는 힘으로 사랑을 지펴 여인을 그리고 자신과 세상 전부를 만나버리는 그의 곁에서 환희의 노래를 불렀다. 사랑은 우리를 어디로 데리고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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