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이 쫓아오는 밤 (양장) - 제3회 창비×카카오페이지 영어덜트 소설상 수상작 소설Y
최정원 지음 / 창비 / 2022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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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크리쳐물인 것을 모르고 제목만 보았을 때는 넷플릭스의 공포영화인 '버드박스'처럼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폭풍을 매개체로 쫓아오는 그런 공포물인줄 알았다. 하지만 여기서 등장하는 빌런(?)은 일명 '악마'라고 불리며 술과 사냥감(고기)를 찾아 다닌다.

철문도 부수고 들어왔어요.

소용없어요.

줄거리

주인공인 열일곱살 이서는 아빠와 동생인 여섯살 이지와 함께 가족여행으로 수련원에 방문했다. 산 속 깊이 있어서 가는 길이 험난했고 도착 후에는 먹구름도 꼈지만, 나름 평화롭게 밥도 먹고 자연을 즐겼다.

그러던 중, 갑자기 폭풍이 휘몰아치며 티비와 전화 등 전자기기가 먹통이 되고, 외부와의 통신이 끊긴다. 회사와 급히 전화를 하던 아빠는 난처한 상황에 처하게 되고, 중앙실로 가서 유선 전화를 쓸 요망으로 우산을 챙겨든다.

공포물을 보면 항상 어른이 사라진 뒤 사건이 벌어진다. 언뜻 보기에도 3M는 족히 될 만한 곰..? 늑대...? 한 마리가 이서와 이지가 있는 펜션 안을 어슬렁 거린다. 본능적으로 소리를 내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한 이서는 이지의 입을 막고 그것이 갈 때까지 조용히 기다린다. 그것이 옆 건물로 옮겨갔다. 옆 건물도 펜션이었는데, 그곳에는 다른 어른들이 술을 마시며 즐겁게 떠들고 있는 곳이었다. 그것은 창문을 깨고 펜션 안으로 들어가 마구잡이로 사람을 뜯어놓는다. 그곳을 모두 해치운 뒤, 이지와 이서가 있는 펜션으로 다시 돌아오는데...

후기

크리쳐물을 소설로 접한 것은 처음이라 '몰입이 잘 될까'라는 걱정을 했었다. 하지만 [폭풍이 쫓아오는 밤]은 어떤 소설보다도 박진감 있게 전개되었다. 등장하는 괴물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되어 있었으며 우리가 알고 있는 동물의 모습을 전제로 하여 묘사되었기 때문에 그것을 상상하여 읽기가 수월했다.

또한, 엄마를 잃을 당시의 아픔을 갖고 살아가는 17살 이서가 괴물을 만나고 가족을 지키면서 성장해가는 모습이 뚜렷하게 보여서 좋았다. 극한의 상황 속에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스스로의 상처를 극복하는 이서를 보며 조금이나마 위안을 얻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이 소설은 폭풍이 휘몰아치는 밤에 스탠드 하나만 켜놓고 읽으면 아주 아주!! 몰입해서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앉은 자리에서 약 300쪽을 후루룩 읽어버릴만큼 너무나 재밌었고, 자신을 극복한 이서가 너무나도 자랑스러웠다ㅠ

소설 속에 등장한 괴물이 아니어도 세상을 살다보면 괴물같은 일이 덮쳐올 때가 많다! 재수없는 *성광이 처럼 도망치지 말고 이서와 수하처럼 끝까지 맞서 싸운다면 성장한 자신과 사라져버린 괴물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성광이는 살기 위해 이지를 괴물 쪽으로 던진 사람인데, 수하가 속해있는 교회캠프 인솔자이다.

이젠 멈춰 설거야.

도망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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