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좋아서 읽습니다, 그림책 - 어른을 위한 그림책 에세이
이현아 외 지음 / 카시오페아 / 2020년 12월
평점 :
좋아서 읽습니다, 그림책

그림책을 다시 읽게 된 건 20대 중반 쯤이었어요
조카에게 책을 읽어주면서였죠
그때 조카는 책을 좋아하면서도
다양한 책을 읽어달라고 하지는 않았어요
같은 자리에서 같은 책을
최소 5번 씩은 읽어줬던 것 같아요
심지어 다음 날도 같은 책...
그때까지도 저는 그림책은 한 번만 읽으면
되는 책인 줄 알았어요
그리고 토리를 낳고서는
또 다시 무한반복의 세계로 들어갔어요
토리도 읽은 책만 또 읽어달라고 가져오더라구요
사실 저는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입장이니
글자에만 집중을 했었죠
하지만 글을 몰랐던 아기 토리는
제가 책을 읽어주는 동안
열심히 그림을 관찰하더라구요
그래서 토리는 제가 읽지 못한 내용까지도 알고 있었어요
글을 못 읽는 대신 그림을 읽었으니까요
저는 그렇게 그림책에 빠져들었어요
하지만 토리가 초등 고학년이 되면서
그림책과 멀어졌고, 저는 그게 아쉬웠어요
토리가 아닌 저를 위해서 그림책을 사는건
좀 이상해 보일 것 같았거든요
사실 아무도 보지 않는데 말이죠
소심하게 더 사지는 못하고
지금은 토리가 한때 좋아했던
그림책만 보관하고 있었어요
토리파가 왜 아직도 이런 책을
정리를 안 하냐고 하면 눈치만 보면서요
그래서 <좋아서 읽습니다, 그림책>을 보니
어찌나 반갑던지요
그림책을 좋아하는 어른들도 많다니!!
이 책은 초등교사들로 구성된
'좋아서하는그림책연구회' 운영진분들의
그림책과 관련된 에세이를 엮은 책이에요
사실 저는 이 책을 읽기 전
그림책 같은 책일 것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하지만 이 책의 그림은 표지의 그림 뿐이에요
표지를 보고 기대했던 저는 조금 아쉽긴 했지만,
그림책을 좋아하는 분들의 에세이라
통하는게 있어서 그런지
그림이 없어도 제가 생각하는 그림책의
따뜻한 느낌이 느껴졌어요
이 책에는 연관 도서에 대해
제목, 지은이, 그린이, 옮긴이, 출판사, 출판년도와
간단한 책 소개만 할 뿐
표지 사진도 나오지 않아요
그래서 더 연관 도서가 궁금해졌어요
실제로 책을 만나 보면 표지만 보는 것 이상의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제가 그림책을 좋아한다고 했지만
이 책에 소개된 책들 중에
제가 읽어본 책이 하나도 없는거 있죠?
부록편에 나온 추천 그림책 150권 중에는 몇 권 있지만요
세상에는 읽어야 할 책이 참 많은데,
읽어야 할 그림책도 참 많다는 생각을 했어요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해주고,
자연의 변화를 느낄 수 있게 해주고,
편견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주고,
결과 보다 과정이 중요함을 깨달을 수 있게 해주는 그림책.
저도 그림책을 읽으면서
아이들만을 위한 책이 아닌,
어른들을 위한 책이 아닌가
생각했던 적이 많아요
다른 사람들에게 권해주고 싶은 책도 많았죠
같은 책을 읽어도
저마다 다른 경험을 떠올릴 수도 있고
다른 생각을 할 수도 있기에
책을 읽고 서로 생각을 나누는 것도
정말 좋은 것 같아요
이 책에는 부록으로 그림책 모임 운영에 관한 팁도
실려 있어서 그림책 모임을 하고자 하는 분들께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뜻이 맞는 어른들끼리
모임을 할 수 있으면 더없이 좋겠지만
꼭 어른끼리가 아니어도
아이와 생각을 나누는 것도 참 좋은 것 같구요
아이들은 새로운 세상을
그림책을 통해 만나지만
어른들은 그림책을 통해
그동안 보지 못했던 세상을
만나기도 하는 것 같아요
<좋아서 읽습니다, 그림책>의
에필로그 형식을 빌어
그림책에 대한 생각을 몇 자 적으며
서평을 마무리해 봅니다
나에게 그림책이란?
그림책은 나에게 시원한 청량음료다.
늘 신선한 자극을 주기 때문이다.
기름진 음식을 먹으면 청량음료 생각이 나듯,
각박한 생활 속의 고뇌들을 떨쳐 버리기 위해
필요한 청량음료 같은 존재.
그것이 바로 그림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