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몬드

아몬드 (반양장) - 제10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ㅣ 창비청소년문학 78
손원평 지음 / 창비 / 2017년 3월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몬드

베스트셀러, 해외에서도 인기있는 소설이라는

<아몬드>를 구입한 건 작년 봄이에요

한 번이라도 책을 펴 봤다면,

조금이라도 읽어봤다면

이제껏 책꽂이에서 조용히 있을 책이

아닌 것을...

책꽂이에 꽂아만 놨던 책을

이제야 꺼내 들었죠

<아몬드>는 저를 처음부터 몰입하게 만들었고,

중간에 다른 일을 해야해서

책을 덮어야 할 때에는 너무나 아쉬웠을 만큼

푹 빠져서 읽은 책이에요

'아몬드'라는 제목을 봤을 때는

먹는 아몬드만 떠올랐어요

물론 주인공 윤재는 아몬드도

열심히 먹습니다

머릿속의 아몬드를 위해서요

윤재는 뇌의 편도체 이상으로

감정을 느낄 수 없었어요

병원에서 알렉시티미아라는

감정 표현 불능증 진단을 받아요

누구나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들과는

얘기 자체를 하기 싫었던 경험이 있을거예요

그러니 윤재의 엄마는 아들에 대해

걱정이 클 수 밖에 없었죠

윤재에게 감정을 가르치지만

쉬운 일이 아니었어요

어느 크리스마스 이브,

윤재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나갔다가

윤재와 엄마, 할멈은 비극을 맞이해요

칼부림의 희생자가 되어버린

엄마와 할멈...

그 상황에서도 무표정했던 윤재...

표지에 있는 표정 없는 소년이 바로

윤재에요

아마 그 순간에도 이런 표정이었지 싶어요

혼자 남겨진거나 다름없는 윤재에게는

어쩌면 감정을 느낄 수 없는게

다행이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 소년은 엄마의 도움 없이도

잘 살아갈 수 있을까요?

윤재를 도우려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힘들게 하는 사람도 있었어요

하지만 '힘들다'는 것도 독자의 관점이고

윤재는 힘들다는 생각을 하지 않아요

일인칭 주인공 시점의 이 책 프롤로그에

괴물이라고 표현하기는 했지만요

그 괴물은 바로 '곤이'에요

곤이는 윤재와 같은 반 아이인데,

이름은 윤이수.

윤 교수가 잃어버렸다가

그의 아내가 사망하기 직전에

다시 찾은 아이에요

사실 어떤 이야기가 비극인지 희극인지는

당신도 나도 누구도, 영원히 알 수 없는 일이다.

p8 프롤로그 중에서

저는 프롤로그에 적힌 이 말이 너무도

와닿았어요

이야기의 마지막에도 등장하는 말...

그러니 윤재가 큰 사건 이후에

잘 살아가고 있는지는

제 마음대로 결론을 지어 말할 수가 없네요

스포일러 방지 차원에서 말하지 않는게

결코 아닙니다~!

저도 아이를 낳아서 키우고 있기에

감정 표현 불능증을 앓고 있는

윤재도 안쓰러웠고,

미아가 되어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산

곤이가 방황하는 모습에

가슴이 아프기도 했어요

모든 아이들이 다 성공한 삶을

살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편견 없는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아몬드>를 청소년 소설이라고 알고

읽기 시작했는데

읽으면서는 청소년 소설 치고는

좀 무거운게 아닌가 생각도 들었어요

​하지만 책 속에 등장하는 일들이

현실에 존재하지 않을 법한

일들은 아니었어요

강렬하고 무겁기도 하지만

웃으면서 읽을 수 있는 부분도 있고

감동도 있어서

이 책이 많은 사랑을 받은게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2020년 4월 17일 알라딘 구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