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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궐과 왕릉, 600년 조선문화를 걷다
한국역사인문교육원(미래학교) 지음 / 창해 / 2021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궁궐과 왕릉, 600년 조선문화를 걷다

어렸을 때 창경궁과 비교적 가까운 곳에 살았어요
그래서 자주 갔었기에 무척 친숙한 느낌이에요
그 안을 거닐기만해도 좋았고,
그 곳의 나무만 봐도 좋았어요
하지만 그 안에 담긴 역사는 잘 알지 못했죠
<궁궐과 왕릉, 600년 조선문화를 걷다>라는
책을 읽게 된 건 지금이라도
그 곳의 의미를 제대로 알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조선은 중국의 식민지는 아니었지만
중국을 섬겼기에 중국의 제도나 예법,
건축 양식 등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죠
그래서 이 책에는 중국과의 비교도 많이 나와요
저는 임금님의 즉위식에서 조차
중국에 대한 사대 때문에
백관들이 만세삼창이 아닌
천세삼창을 했다는 대목에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더라구요
수라, 무수리 등 궁중에서 쓰던 말이 몽골어라는
사실을 처음 알았는데, 무척 흥미로웠어요
고려 시대에 원나라의 문물이나 풍습이 유행했던
'몽골풍'에 대해 배우긴 했었지만
구체적인 것은 잘 몰랐거든요
이 책을 읽고 검색해보니 결혼하는 신부가
족두리를 쓰고 연지곤지를 찍는 것도
몽골식 풍습이라고 하네요

경복궁 근정전
조선 시대에 도읍이 된 서울.
당시에는 한양이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불리웠죠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았지만
조선의 궁궐은 중국의 1도 1궁의 원칙과는 달리
경복궁, 창덕궁, 경희궁, 창경궁, 덕수궁 등이 건설되었어요


이 책에는 궁궐에 살았던 인물들인
왕, 왕비, 왕자와 공주, 궁녀와 내시에 대한
이야기들도 나오지만
저는 의외로 궁궐의 잡상에 대한 이야기에
더 관심이 가더라구요
궁궐의 추녀마루에 앉아있는 잡상들은
시대와 장소, 제작자에 따라
형태와 자세가 조금씩 다르지만
전체적으로는 통일성을 갖는데,
제일 앞의 인물은 대당사부-삼장법사,
두 번쨔는 손행자-손오공,
세 번째는 저팔계,
네 번째는 사화상-사오정을
상징한다고 해요
'서유기'에 등장하는 이 네 가지 잡상 외에
이귀박, 이구룡, 마화상, 삼살보살, 천산갑, 나토두
잡상들이 그 뒤를 따라 차례대로 있어요
이 잡상은 벽사의 기능,
기와와 추녀를 보호하는 역할 외에
시각적 효과도 있으며
잡상의 숫자와 크기에 따라 건물의 중요도를
알 수 있다고 해요

직접 가서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다가
사진첩을 뒤져보고는
이 사진을 발견했네요
2018년 경복궁 야간 특별 관람 때
찍은 사진이에요
저는 예전부터 잡상에 관심이 있었나봅니다
잡상의 시각적 효과 덕에
제가 이런 사진도 남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저 건물의 이름은 잘 모르겠지만
연길당이 보이는 것을 보니
연생전인 것 같아요
고등학교 때, 조선의 왕들을 외우게 하죠
태정태세문단세 예성...
우리가 아는 이 이름은 사실 묘호더라구요
조선의 왕은 살아있을 때는 전하로만 불리고
사망 후에는 묘호와 능호,
두 개의 이름을 갖게 되는데,
우리가 흔히 아는 태조, 세종, 성종 등이
바로 묘호였네요
능호는 건원릉, 선릉 등을 말해요
현재 남한에는 조선의 왕과 왕비의 무덤
40기가 있는데,
2009년에 조선왕릉 40기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다고 해요
헌인릉, 선릉, 정릉, 홍릉, 태릉 등
능의 이름은 익숙하지만
누구의 능인지는 잘 몰랐는데
이번 기회에 알아두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가본 곳이 정릉 뿐인데,
왕릉은 역사적 의미 뿐 아니라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 곳이기에
다른 능에도 가봐야겠다는 생각도 들었구요
왕릉하면 종묘가 같이 떠오르기도 하는데,
종묘는 왕릉과는 또 다른 의미가 있는 곳으로
조선시대 역대 왕과 왕비 및
추존된 왕과 왕비의 신주를 모신 왕실의
유교 사당이에요
이 역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에요
이 책은 16개의 장으로 되어있는데,
각 장을 각각 다른 분이 쓰셨어요
그래서 형식도 다르고, 서술방식도 달라요
통일감이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저는 각 장의 그러한 변화 덕분에
어렵게 느낄 수 있는 이야기들을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책을 읽으면서 직접 가서 보면서 읽으면
더 이해가 잘 가고 오래 기억에 남겠다는 생각이 들어
앞으로는 궁궐과 왕릉 나들이를 많이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네요
조선시대 역사에 대해 책도 많이 읽어봐야겠어요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