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의 거울 - 바로크 미술에 담긴 철학의 초상
유성애 지음 / 미진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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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의 거울

 

 


 

 

 


저에게는 인문학이 어렵게 느껴져요

그 중에서도 철학은 더욱 어렵게 느껴지구요

고등학교 윤리 시간에 여러 철학자와 학파,

그들의 사상에 대해 배우고 열심히 외웠지만

철학은 저와는 너무 멀게 느껴지는 학문이었죠

그림에 대해서도 물론 잘 알지는 못해요

<철학자의 거울>의 부제가

'바로크 미술에 담긴 철학의 초상'인데

바로크 미술에 대해서도 잘 몰라요

하지만 관심 있는 분야라서

철학과 명화의 만남인 이 책이 기대되었죠

표지 속 그림은 전형적인 철학자의 모습처럼 보였어요

명화 관련 책들을 보면서도 늘 생각하는거지만

제가 모르는 명화들이 참 많아요

이 그림 역시 생소했죠

하지만 책 제목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어요

그림 속 주인공은 어떤 철학자일까

궁금하기도 했구요

이 그림은 마리아 포르투니의

'양지에 있는 노인 누드'에요

철학자의 모습이라고 생각했는데

특정 철학자의 모습이 아닌,

일반적인 노인의 모습인 것 같더라구요

저는 이 노인에게서

지혜와 경건의 상징으로서의 노년의 모습보다는

죽음을 생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았어요

 

 


 

 


이 책에 실린 명화와 설명들을 보며

저 혼자 보았으면 보지 못했을

세세한 부분도 볼 수 있었어요

위의 그림은 파올로 베로네세의

'지혜와 힘'이라는 작품이에요

철학사에서 여성 철학자를 찾기는 어렵기에

여성 철학자를 그린 작품은 없지만

지혜의 의인화로 여성이 등장해요

그림 속에는 바닥에 놓인 금은보화, 왕관, 칼 등에는

관심 없는 여성이 있어요

머리 위에는 지혜의 빛이 있지요

그리고 여성은 지구본을 밟고 있어요

앞에도 구를 밟고 있는 여신이 등장하는

프란스 프락켄의 '운의 알레고리'라는

그림이 나와요

구를 굴리면 계속 회전하듯

운에 있어도 인간의 삶도 그러하다는 것을

암시하는 그림이에요

'지혜와 힘'에도 구 형태의 지구본이 나오니

반갑더라구요

사실 저 혼자 이 두 그림을 봤다면

공통점을 잘 못 찾았을 것 같아요

그림 속의 배경이나 어느 소품도

의미 없는 것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철학자의 거울>을 읽고서

철학보다는 바로크 미술과

좀 더 친해진 것 같아요

17세기 바로크 화가들은

어둠 속의 인간을 그렸는데

이는 결국 우리 자신의 모습이며,

어둠은 두려워할 대상이 아닌

모든 것이 태어나는 장소임을

알게 되었어요

처음에는 미술과 철학이

과연 무슨 관계가 있을까 싶었는데,

책을 읽으면서는 의심의 여지 없이

책 속의 이야기에 푹 빠졌던 것 같아요

철학은 아직도 어렵긴 하지만

<철학자의 거울>을 통해

철학에 대한 거리감이 조금은 사라진 것 같아요

그동안 암기 위주로만 공부해서

철학의 매력을 몰랐던게 아닌가 싶어요

책을 읽으면서도 저도 모르게

머릿 속에 집어 넣으려고 하고 있더라구요

철학자에 대해서는 뒤에 잘 정리되어 있으니

궁금할 때마다 찾아봐야겠어요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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