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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살 첫사랑 ㅣ 스콜라 어린이문고 26
히코 다나카 지음, 요시타케 신스케 그림, 유문조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8월
평점 :

'첫사랑'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왠지 설레는데
'아홉 살 첫사랑'이라고 하니 설레임 보다 순수함이 느껴지는건 저만은 아니겠죠? ^^

표지를 보고는 대번에 요시타케 신스케 작가님의 <이게 정말 나일까?>와 같은 그림이라면서 반가워한 토리양...
여덟살 토리는 이 책을 읽으면서 무엇이 재미있어서 이렇게 웃었을까요? ^^

때로는 멍한 표정으로...

때로는 책에 들어갈 듯한 눈빛으로 <아홉 살 첫사랑>을 읽은 토리...

요즘 애들이 빠르다 하지만 아홉 살에 첫사랑??
생각해보니 저도 초등학교 3학년(열 살) 때 좋아했던 남학생이 있었...어요
토리는 세 살 때 같은 어린이집에 좋아하는 남자 아이가 있었어요
지금 물어보면 기억 안 난다고 해요
네 살 때 놀이터에서 만난 적이 있는데 알아보지도 못하더라구요
그 당시 어린이집 선생님에게 들은바로는 토리가 약간 아웃사이더였는데 그 남자 아이도 비슷한 성향의 아이여서 동질감에 좋아했던 것 같아요
어른들도 나와 공통점이 많은 이성을 좋아하기도 하잖아요 ^^
그리고 토리는 여섯 살 때 또 한 명의 남자 아이를 좋아했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물으니 선생님께 한 번도 혼난 적이 없는 아이라 좋았던 거라고 해요
여섯 살 토리에겐 부러운 마음=좋아한다가 아니었을까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토리를 지켜본 결과 토리는 여자 아이들에게 장난 안 치고 얌전한 성향의 남자 아이들을 좋아하더라구요

<아홉 살 첫사랑>의 주인공 하루를 실제로 만났다면 토리도 좋아했을 것 같아요

하루는 외동 아들이에요
엄마, 아빠의 사이가 좋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있어요
그럴 때 엄마, 아빠는 아래를 보거나 천장을 쳐다보면서 이야기하죠
목소리 톤도 달라지고,
때로는 셋이 같이 있을 때도 엄마, 아빠는 하루하고만 이야기 나눌 때도 있어요
하루는 화를 내거나 기뻐하는 표현이 확실해요
그런 하루는 생각과 다른 얼굴을 할 수 있는 엄마, 아빠를 보며 어른들은 복잡한 생물이라는 생각을 해요

담임선생님도 복잡하긴 마찬가지였죠
언제나 싱글벙글 웃지만,
칠판에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그릴 때는 웃지 않았어요
하루는 학교에 입학하고 처음에는 유치원 때 친구들과 친하게 지냈지만 슈마라는 새로운 친구를 사귀게 되요
그리고 어느 날, 어려서부터 같이 놀던 유즈라는 여자 친구를 통해 카나라는 여자 친구를 알게 되요


카나는 수학을 좋아하는 아이랍니다
카나에겐 린이라는 1년 10개월 먼저 태어난 오빠가 있어요
그래서 오빠와는 두 살 차이가 날 때도 있고 한 살 차이가 날 때도 있어요
위에서 토리가 웃은 건 바로 이 그림을 보고서에요^^
카나가 오빠 린과 나눗셈 얘기를 주고 받으면서 상상한 거예요

보통 여자 아이들은 여자 아이들끼리, 남자 아이들은 남자 아이들끼리 어울려 노는데,
하루가 카나랑 알게 되면서부터 이상한 기분을 느껴요
9년이나 살아서 세상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일을 이해한다고 느꼈던 하루지만 이 감정만은 알 수가 없었지요

자려고 누웠는데 카나 생각!
어른들은 다 알죠?
카나에게 호감이 생긴거라는걸요^^
하지만 하루는 처음 느끼는 감정이라...
그 감정의 정체를 스스로는 알아차리지 못 하고
아빠와 이야기 나누면서 알게 된답니다~~

카나도 하루에게 호감을 느끼게 되요
하루가 뭘 좋아하는지 궁금해지고...
하루가 뭐하는지 쳐다보고 싶어지거든요~

하지만 하루와 카나는 서로에 대해서 잘 몰라요
왜 좋은지도 잘 모르구요
결국 둘은 용기를 내어 서로에게 다가간답니다^^

이 책을 읽고 토리와 얘기해보니 토리는 아직 사랑의 감정을 모르는 것 같아요
경험해보지 않았으니 모르는게 당연하겠죠? ^^
세 살과 여섯 살 때 남자 친구를 좋아했던 건 좀 다른 감정 같아요
요즘 학습만화에 빠져서 책을 잘 읽지 않았었는데 <아홉 살 첫사랑> 덕분에 다시 토리가 책 읽기의 즐거움을 알게 된 것 같아요
아홉 살, 정확히 아홉 살의 눈높이인지는 저도 잘 모르겠지만, 아이의 눈높이에서 감정이 표현되어 있어서 토리가 더 공감하면서 재미있게 읽은 것 같아요
내년이 되어서 토리에게도 첫사랑이 생긴다면 더욱 공감하겠죠?
엄마 마음으로는 아홉 살에 첫사랑이 오는게 왜 이리 꺼려질까요? 흑흑
세 살 때도, 여섯 살 때도 좋아하는 남자 아이 있다고 얘기 해도 아무렇지 않았는데 말이죠
아홉 살 첫사랑도 이 책에 나오는 것 같은 순수한 마음이겠죠?
<아홉 살 첫사랑>
새로운 감정을 느끼고 배워가는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 좋은 책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