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없을수록 서울의 아파트를 사라
김민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7월
평점 :
품절


출처 : Stay Young, Stay Challenge


** 이 책은 철저히 대한민국의 수도인 서울 어딘가에 내 몸 하나 누일 수 있는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실거주자를 위한 서울 역 뽀개기 책 입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 몇 시간의 고민만으로 별다른 제약사항 없이 서울 시내 역세권 중대형 아파트를 매수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은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서울 인근 1기 신도시 및 기타 지역에서 이름 아침에 잠도 덜 깬 상태로 집을 나서 붐비는 지하철에 몸을 실고 내 의지와는 무관하게 오늘 처음 보는 사람끼리 서로 기대어 가거나, 또는 언제 줄어들지 모르지만 일단 줄부터 서고 봐야하는 광역버스를 타고 서울로 출근하는 '우리'를 위한 책 입니다. 저를 포함한 우리, 부디 더 나은 내일을 맞이할 수 있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책을 읽은 후 나의 생각은

아파트는 '월급을 모아 사는 것'이 아니라, '아파트가 아파트를 사는 것'이다.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월급쟁이가 고려해볼만한 서울 각 지역에 대해
각 해당 지역의 베테랑 공인중개사님들이 철저히 실거주자 입장에서 바라본 지역분석을
책 하나로 모은 느낌이다.

이 책 한권으로
서울의 아파트가 서로 얼마나 촘촘하고 단단한 고리들로 묶여 있으며,
그렇기에 앞으로도 서울의 아파트 가격(매매가) 폭락이 발생하기엔 매우 희박하다.

그 결과,
'적절한 타협'과 ' 보통 이상의 용기'로 거대한 사다리에 발 하나라도 걸쳐야 한다.

근 후 곧장 서점으로 달려가 이 책을 집어 들었다. 네이버 포스트 사전 연재 동안 기재된 글들은 너무 일부분이었기에 몹시 궁금했다. 목차와 프롤로그를 읽고 있는데 옆에 신혼부부로 보이는 남녀 한 쌍 중 여자가 이 책을 보며 "누구나 다 서울에 아파트 사고 싶지. 근데, 돈이 없으니까 문제지" 라고 말한다. 그러자 그 옆에 있던 남자가 "그치, 그리고 요새 난리잖아, 서울 이미 오를 대로 다 올랐어" 라고 한다. 남자가 그 다음 말을 이어갔다면 무슨 말이 나왔을까. 나는 내심 부디 '인구절벽', '2018년', '일본의 잃어버린 10년' 등의 단어는 나오지 않길 바랐다.

 집에 오자마자 샤워 후 거침없이 읽어 내려갔다. 책 도입부에는 저자(구피생이님)의 어렸을 적 잦은 이사이력(?)과 신혼집 마련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서울 시내 누구나 원하는 동네의 빌라가 아닌, 비교적 연식이 있는 경기도 1기 신도시의 아파트 매매가 '신의 한 수'다. 이 작지만 아주 중요한 선택의 차이가 바로 '거대한 사다리의 첫 발걸음'이었다. 왼발이든 오른발이든 일단 사다리에 발 한쪽이라도 걸쳐 놓으면 그 다음은 '나머지 발도 어떻게 걸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를 고민하게 되는 것이 사람들의 당연한 심리다.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 저자의 신혼집 '매매'는 어찌보면 옆에서 지켜본 부모님의 경험이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분명히 어느 정도 영향력을 미쳤으리라 생각한다. 이 책을 읽게 될 사람들 중 구피생이님처럼 가족이나 가까운 친인척 중에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이 없다면, 속는셈치고 구피생이님을 본보기로 따라해보자. 아마 매 번 전세 계약금 상승분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일은 훨씬 줄어들 것이다. (행여나 그렇지 않다고 해서 내가 책임질 수는 없음을 미리 알린다.)

돈이 없을수록 서울의 아파트를 사라 中 by 구피생이님

책의 저자는 평범한 직장인이자, 한 가정의 30대 가장이다. 블로그 필명은 '구피생이'이며, 본인만의 뛰어난 분석력과 필력 그리고 '투자자라기 보단, 우리네와 같은 하루 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는 월급쟁이' 시선에서 쓴 글이 참으로 와 닿는다. 혹시 아직 모른다면 아래 블로그에 가서 첫 글부터 차근 차근 읽어보길 진심으로 추천한다. 아마 본인의 가치관이 달라질 것이다.

 
돈이 없을수록 서울의 아파트를 사라 中 by 구피생이님

 이 책은 철저히 '서울 지역 내 아파트' 분석에 초점이 맞추어져있다. 책 초반부에는 '아파트' 라는 것이 도대체 무엇인지 알려준다. 저자는 아파트라는 것이 단순히 크고 높은 콘크리트 건축물을 일정한 크기로 나눈 공간에 사람이 들어가 산다는 개념에서 그치지 않는다. 각각의 아파트는 그 곳에 살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심리와 입지/연식/지형/생활환경 등 여러 요인이 철저하게 반영되어 있으며, 그로 인해 시장에서 형성된 '가격'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무서우리만큼 냉정하게 매겨져 있음을 알려준다. 그리고 서울에 있는 모든 아파트들은 눈에 보이진 않지만 그 무엇보다 촘촘하고 단단한 가격의 고리로 서로 묶여있다. 그렇기에 아주 특별한 사연 또는 천재지변이 발생하지 않는 한, 서울 어느 한 지역의 특정 아파트만 가격하락이 발생할 순 없다. 이 부분까지만 읽더라도 그 동안 이렇나 고민 없이 그저 '숫자'로만 바라본 나의 좁디 좁은 생각과 행여나 그로 인해 저질렀을지도(?) 모르는 내 과거를 뒤돌아보니 뭔가 모를 두려움도 순간 밀려왔다. (나는 월급쟁이 개미라서 조그마한 충격에도 겁이 많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러한 부분을 책 도입부에서 차근차근 집어준 저자의 의도가 매우 감사하며, 읽는 이에게 전달해 주는 의미가 매우 크리라 생각한다.

 그 다음으로는 서울의 각 지역 소개다. 신내, 가양 및 등촌을 시작으로 강북구의 대표적인 베드타운인 길음/미아 등 한강 이북 지역을 낱낱이 훑은 후 한강 이남 지역으로 내려온다. 각 지역들에 대해 저자인 구피생이님 특유의 분석력과 하나라도 놓치지 않고 최대한 챙기려는 꼼꼼함으로 실거주자라면 놓쳐서는 안될 모든 것들을 집어준다. 이는 내가 이 서평 도입부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각 지역에서 일 잘한다고 소문난 왠만한 중개소 소장님의 지역 브리핑보다 낫다. 모르는 지역에 처음 가면 인근 부동산에 가서 브리핑을 듣기 마련인데, 그 전에 이 책 한번 읽고 가길 강추한다. 단 20분 남짓의 독서가 왠만한 소장님들과의 대화를 가능하게 할 것이다. 지역 분석은 지역특징/생활환경/교통환경/핵심 아파트/학군/향후 전망 등에 대해 언급한다. 이는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두루뭉실한 글과는 차원이 다르다. 정말 손수 손품과 발품을 팔며 그 지역을 둘러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수준이다. 저자의 글을 따라 읽어 가는 것만으로도 내가 그 동네를 직접 발로 걸어다니며 임장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돈이 없을수록 서울의 아파트를 사라 中 by 구피생이님

 개인적으로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언급되는 모든 동네의 서울 내 지리적 위치, 아파트 위치 등을 스마트폰 지도를 켜 놓고 일일이 찾아가며 봤다. (아이패드로 봤으면 훨씬 더 잘 이해가 되고 큰 그림이 머릿 속에 잘 들어왔으리라 생각된다.) 이렇게 스마트폰 지도를 켜 놓고 같이 보니 좋았던 점은 저자인 구피생이님이 

   - A역을 기준으로 좌측에는 B아파트가 자리잡고 있다.
   - C 대교를 시작으로 좌우로는 D,E 아파트가 있으며 이는 더 나아가 F아파트가지 이어지는 하나의 블록을 형성한다.
   - G 도로를 기준으로 위/아래는 각각 H와 I 아파트가 위치하며, 이 둘은 큰 차이는 없어보이나 사실 H쪽은 언덕이 형성되어 있다.
   - J 아파트에서 K역까지 가기 위해서는 버스로 3 정거장을 가야 닿을 수 있다.

등과 같은 상세한 지역 설명을 해주는 덕분에 스마트폰 지도를 함께 보며 눈으로 그 길을 따라가고 머릿 속으로 그 주변을 그려보면(잘 안그려지면 로드뷰를 보면 된다.) 훨씬 더 이해가 잘된다. 그러한 결과로 형성된 각 아파트들의 지역 내 위상을 아래와 같이 표로 정리하여 보여 주는데, 이 표를 보게 되면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이는 팩트다.

 책의 가장 마지막에는 '서울 시내 아파트 가격 지도' 가 수록되어 있다. 사실 한 가지 고백하자면, 이미 네이버 사전 연재와 블로그를 통해 이번 구피생이님 책에 어떠한 형식일지는 모르겠으나, 서울 아파트 가격 지도가 부록으로 포함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집에 오자마자 이 지도부터 먼저 봤다. 처음 봤을 때 생각은 '좋은 동네이면서 입주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새 아파트가 가격이 비싼게 당연하지' 였다. 그리고 처음부터 책을 읽어 나가며 지역 분석 부분에서 중간 중간 다시 그 가격 지도들을 보니 처음엔 보이지 않았던 해당 동네의 몇몇 아파트들 단지명이 입체적으로 떠 올랐다. (이는 지도를 같이 봤기에 더욱 그랬으리라 생각한다.) 마지막 지역에 대한 분석을 끝으로 책을 다 읽은 후 다시 한 번 더 봤다. 그랬더니 그제서야 이 '서울 시내 아파트 가격 지도'가 지니는 진정한 의미를 알 수 있었다. 이제까지 본 적 없는, 서울 시내 아파트들 간의 가격 상관 관계를 새로운 포맷으로 제시했다.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이 가격 지도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일지 찬찬히 고민해 보길 바란다.

으로,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참 많은 생각이 들었다. 뭔지 모르겠지만 분명한 건 '조바심 낼 필요 없이 차근 차근 하면 할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이다. 내 주변을 비롯해 요즘 주변에 힘들어 하는 사람들이 참 많은 거 같다. 나는 내가 정말 사랑하는 몇몇 이들에게 이 책을 선물할 생각이다. 이 책을 통해 적어도 '하면 할 수 있겠다' 라는 인식의 전환이라도 하길 진심으로 바란다. 아니 어쩌면 그들에게는 그런 '희망 그 자체'가 더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부록 - 서울 시내 아파트 가격 지도

 여기서 끝이 아니다. 책에서 설명해 준 자세한 지역 분석과 더불어 '내가 원하는 조건'의 아파트를 찾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이를 위해 저자인 구피생이님이 직접 개발하여 제공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이름도 참 쉽다. 'FindAPT' 이다. 지금도 무료이지만 앞으로도 무료로 제공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런 건 '홍익인간 정신'으로 널리 널리 알리고 본다.

FindAPT.co.kr
매일 매일 똑같은 일, 똑같은 생각을 하면서
어제와 다른, 보다 나은 내일을 기대하는 것은
정신병 초기 증상이다.

- 아인슈타인 -

우리도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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