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 없어 더 넓은 욕심으로 살아낸 큰 살림꾼

좁쌀 한 알에도 우주가 담겨 있단다 - 진짜 살림꾼 장일순 ㅣ 우리 인물 이야기 20
김선미 글, 원혜영 그림 / 우리교육 / 2008년 9월

 신문기사나 이야기로만 얼핏 알고 있던 것을 읽을 수 있게 한 귀한 책이다.

나는 어릴 때부터 다른 사람 전기를 읽으면, 나도 이렇게 할 수 있을까하고 생각해 본다. 이 분 이야기를 읽으면서 그렇게 하려니 여간 부끄럽지 않다. 지금도 하기 어려울 텐데, 그 시대에 이렇게 산다는 게 어떠했을까? 어떤 마음, 어떤 힘이 이런 일을 할 수 있게 했을까? 어려운 시대에 저만 다치지 않고 잘 살아보려 하기 바쁠 텐데.

 그 정신이 닿은 뿌리가 최시형 선생님한테까지 닿아 있다고 하니 더욱 알겠다. 어떠한 생각이 있어도 그것을 행동으로 방법으로 드러내고 만들어내는 것은 또 다른 창조이다. 장일순 선생님이 해낸 창조는 우리 삶 곳곳에 들어와 있다. 우리가 별다른 수고도 하지 않은 사이에. 요즘 우리 동네에 한살림 매장이 하나 생겼다. 광우병과 멜라민과 중국 가짜 음식들 틈에서 우리 나라 생활협동조합 운동은 더욱 빛을 내고 있다. 이제 처음처럼, 이어가고 뻗어가는 것은 우리 몫이다. 이 책을 읽고 그 처음을 다시 되새기는 기회가 되어 고맙다.

어른도 싫은 시험

시험불안 탈출학교 - 시험 스트레스 때문에 실력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는 어린이를 위한 ㅣ 어린이 자기계발 학교 2
임경희 감수, 노지영 글, 송향란 그림 / 다산어린이 / 2008년 9월

 5학년 우리 아이가 이 책을 먼저 보려고 했다. 자기한테 딱 맞는다면서.

3학년 때까지 시험이 뭐하는 건지 모르던 아이였는데, 이제 저도 시험을 본다고 하면 나름대로 불안한 마음이 있나보다.

진부한 듯한 이야기를 어떻게 썼을까 궁금했는데, 현실감도 있고 재미있게 잘 풀어 놓았다.

몇 년 전에 보았던 아이 생각이 난다. 그 아이는 거의 백점을 맞는 아이이고 똘똘한 아이였는데, 시험 보는 시간 내내 울었다. 울면서 백점 맞는 아이. 나는 시험을 볼 때도 늘 당당했던 편이고, 못 보면 다음에 잘 보면 되지 하거나 공부한 만큼을 넘어서는 바람을 갖지 않는, 한 마디로 욕심이 크지 않던 학생이여선지 교사가 되고 그런 아이를 만나니 낯설었다. 물어보니 틀린 갯수대로 아이를 부모가 때린다고 했다.

부모라는 이름으로, 어른이라는 자리, 선생이라는 자리로 우리는 얼마나 아이들 행복을 빼앗으면서도 그것이 너희를 위한 것이라고 소리쳤을까.

이 책을 보면서 우리는 이런 반성을 하지만, 이 책은 아이들에게도 진지한 생각거리를 준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목표를 가지고 어떻게 공부해야 할까를 마음속을 뒤져 찾아내게 한다.  처음에 이책이 '시험불안 학교탈출'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던 것처럼, 시험불안을 탈출하는 것이지 학교를 탈출하는 것이 아니므로. 

놀고 싶은 책

나랑 놀아 줘! ㅣ 미래그림책 87
니코 드 브렉켈리어 지음, 해밀뜰 옮김, 로즈마리 드 보스 그림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8년 10월

 이 책은 파란 제목이 반짝거려 아이들이 바로 읽고 싶어 한다.

놀아달라고 외치는 작은 거미-줄콩이랑 놀다보면 맑은 그림처럼 마음도 흥겹다.

아이는 깔깔 웃으면서 줄콩이가 너무 귀엽다고 말한다. 그리고 줄콩이 몸이 물방울 같아 예쁘다고 한다. 마음을 끌어당기는 그림이 그런 표현을 낳는다.

곤충이 아닐지라도, 같은 성별이 아닐지라도, 같은 동네 아이, 같은 나라 친구가 아닐지라도 우리는 같이 어울릴 수 있을까?

이야기처럼 쉽지만은 않겠지만, 우리는 적어도 이 이야기를 읽었으니...... . 

우리를 놀라게 한 역사책

세계를 놀라게 한 겨레과학 - 한반도 과학 문명의 시작, 과학 한국의 미래 01
장수하늘소 지음, 그림상자 그림 / 푸른나무 / 2006년 11월

 겨레 과학 시리즈는 역사에 나타난 많은 과학 사실을 정확하고 자세하게 설명할 뿐 아니라 평면으로 사실을 늘어놓지 않고 관점을 가지고 바라볼 수 있도록 설명하여 읽기 쉽기도 하고 머릿속에 잘 남기도 한다. 
 역사를 공부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었다.

교육과정이 잘 녹아 있는 책

영재들의 1등급 수학교실 1 - 신기한 암산의 세계 ㅣ 영재들의 1등급 수학교실 1
신항균 지음 / 물음표 / 2008년 3월

이 책은 그동안 보았던 책들처럼 일반적인 지침을 쓰기보다, 어떻게 해서 암산을 해내는가 하는 아주 구체적인 방법들을 들어보여서 이 책대로 연습을 하면 바로 도움이 될 수 있게 하였다. 
 게다가 초등학교 연산 교육과정이 잘 녹아있으면서도 거기서 한걸음 더 나아간 방법을 보여준다. 더구나 초등학교 수학책보다 그런 방법을 써서 계산해야 하는 까닭이나 필요성을 정확하게 설명하였다. 
 여기 있는 방법들에는 사람들이 쓰고 있는 방법도 있으나 그것이 왜 좋은지 설명하고 있어서, 그 방법에 더욱 자신감을 가지고 쓸 수 있게 한다. 이렇게 암산을 하는 방법을 자세하게, 교육과정을 모두 녹여 설명하는 책은 이 책이 처음이 아닌가 한다.
 초등학교 교사로서 아주 도움이 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