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리터러시 코칭 - 공부 잘하는 아이로 만들기 대교아동학술총서 3
양병현 지음 / 대교출판 / 2009년 7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대학교재로 만든 느낌이 드는 책이다. 책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친절하게 요약해서 표를 만들어 놓거나 제목은 크게 색깔도 눈에 띄게 한 것들에서 읽는 사람을 배려하는 편집을 엿볼 수 있다. 또한 책을 서술한 순서나 개념 설명도 깔끔한 편이라 쉽게 읽을 수 있는 편이다. 하지만 그것은 내가 미국 리터러시 교육을 조금 알고 있었기 때문일 수 있다.  

 처음 읽는 사람한테 외국어인 리터러시는 내용을 아는 데에 계속 방해꾼 노릇을 할 것이다. 말 자체가 어려운 것이 아니라, 사실 읽고 쓰기공부인 셈인데 특별한 교육인 것처럼 외국어를 그대로 쓰는 데서 오는 거리감이 있는 것이다.  

 이 책은 먼저 코칭이, 다른 가르침 개념- 트레이닝, 컨설팅, 멘토링 들과 무엇이 다른지 설명하고 리터러시를 설명한 뒤 리터러시 코치가 하는 일을 알려준다. 그러고 나서 미국 학교 리터러시 교육 방법들을 보여주는 데, 대체로 설명에 성실한 자세가 와 닿는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보면 책에 나오는 모든 사진들은 본문과 거리가 멀고, 보기도 지은이가 겪은 일이라기보다 다른 사람들 여러 실험에서 가져 온 것으로 보인다. 책 뒤에는 엄청나게 많은 참고문헌(주로 논문)이 실려있는데 본문에는 어디서 인용한 것인지 쓰지 않았다. 그래서 갑자기 실명이 나오면서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말하지 않고 있었던 일을 늘어놓는 것이 어색하다. 외국책을 번역한 육아지침서 같은 데에 나오는 방식이지만  더 어색하다.  

 내가 생각하기로는 미국 읽고쓰기 교육에서 우리가 배울 것은 많지 않다. 그들은 지은이가 말한 것처럼 아주 많은 이민자들로 이루어진 다문화 사회이기 때문에 집에서 쓰는 말이 영어가 아닌 경우가 많고 그래서 읽고쓰기를 정확하게 가르치는 것이 큰 교육 방향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은데도 그것을 따라해 듣기말하기,읽기, 쓰기 책을 나눠 놓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 나라라면 언어 자체보다, 그 언어로 생각하는 힘, 진실을 읽어내는 힘, 자기 자신을 드러내고 되돌아 보는 법 들을 가르칠 수 있지 않겠는가. 

  글 가운데에, 영어 공부를 하는 데에도 참고가 된다는 내용이 잠깐 들어가 있는데 이 또한 그다지 도움이 되지 못한다. 왜냐하면 미국에서 공부하는 아이들이, 아무리 부모가 이민자라 한들, 우리보다 더 영어를 배우기 쉬운 환경에 놓여 있기 때문에, 학교수업 시간과 학원을 나서면 영어를 쓸 필요가 사라지는 우리 나라 아이들과는 다른 것이다.  

 다만, 실제 미국아이들이 쓰는 여러 가지 챕터북이나 출판사들이 만든 교과서들은 영어 공부에 도움이 될 수 있겠다. 

 이 책에서 학생들한테 좋은 성과를 얻었다고 하는 방법 가운데는  부모나 교사가 책을 읽어주는 방법이 들어있다. 그렇다면 특별히 리터러시 교육이라기 보다 그동안 우리가 강조해온 어른들이 책읽어주는 일들을 어떻게 즐겁고 교육이 되는 방법으로 해낼 것인가를 고민하는 책들이 더 필요해 보인다.  만약 미국은 어떻게 읽고 쓰기 교육을 하고 있고 그것을 고민하고 있는가을 알고 싶다면 이 책은 도움이 되겠다. 그것을 목표로 한다면 이만한 책도 많지 않을 것이다

 이제 5개 학술총서로 나온 다른 책들 제목에 관심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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