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블 위의 반지를 가져와 꼈다.
내가 돌았구나, 뭔가 유독한 물질에 엄청 노출된 나머지 정신줄을 놓은게 틀림없어..... 한아는 외계인 하나를 패닉 상태에 몰아넣으며 담담하게 굴었다. 지나고 나서야 깨달았지만 이때 한아의 행동은 어이없는 외계인에게 기회를 주려던 것이라기보다는 진짜 경민에 대한 격한 분노에서 비롯된 것에 가까웠다. 대기권을 통과하는 운석의 표면보다 훨씬 뜨겁고 훨씬 산소를 많이 소모하는 분노였다. 나쁜 새끼.
이마에 뽀뽀를 하고는 우주 끝까지 달려가버린 싸가지 없는새끼…… 한아는 스스로를 어딘가에 던지고 싶었다. 뛰어내리는 대신 외계인을 만나보기로 한 것이다.
"일단 약혼이라고 그래. 약혼도 유의미하잖아. 필요하면내용 증명이라도 써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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