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서로에게 별이 되자
이상.김유정 지음 / 홍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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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서로에게 별이 되자/이상, 김유정/황매


한 소설가와 한 시인의 이야기이다.


우리 서로에게 별이 되자, 라는 마음보다는 황매 출판사에서 두 사람이 서로에게 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출간한 책은 아닌지.


책을 읽기 전에는 이상과 김유정이라는 1930년대가 낳은 걸출한 두 작가의 우정과 문학을 다룬 책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막상 읽어가기 시작하자 <우리 서로에게 별이 되자>는 두 작가의 소품을  다룬 책임을 알겠다. 상당히 다르지만 같은 시기에 같은 병으로 사망한 두 젊은 작가의 작은 글들은 상당히 여러 마음으로 다가왔다.


두 작가 모두 나는 잘 모르는 사람이지만, 왠지 이상의 글은, 작가가 시인이어서 그럴까,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달라고 세상에 외치는 느낌. 김유정의 글은, 작가가 소설가여서일까, 자신의 이야기도 좀 더 객관적으로 서술하고 있고 타인의 이야기에 관심을 기울이고 그 시대를 묘사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어렵거나 난해해서가 아니라 작가의 의도인 듯 이상의 글은 아주 천천히 읽게 되고  김유정의 글은 좀 더 세밀하게 읽게 된다. 그 말이 그 말 같지만, 조금 다르다. 이상의 글은 호흡이 느려지는 것이고 김유정의 글은 좀 더 들여다보게 된다고 해야 하나.


두 작가 모두 즐겨 찾아 읽는 작가가 아닌데도, <우리 서로에게 별이 되자>를 읽는 동안 좀 더 읽어 봐야겠다는 호기심이 생긴다.


좀 더 공감이 가는 작가는 김유정. 이상은 급진적인 생각과 보수적인 생각을 오가는 작가라면 김유정은 왠지 굳은 심지로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을 잃지 않는 사람일 거 같다는 착각이 들기 때문. 죽어가는 순간에도 글을 쓰고 친구들과 웃을 줄 아는 두 사람의 모습에서는 작가란 그런 것인가 숙연해지기도 하고.


소중한 인재를 빼앗긴 문단과 친구들의 한탄 속에서는 사람들이 이렇게도 사랑할 수 있구나 하는 감탄을 하게 되는 책이 <우리 서로에게 별이 되자>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어째서 작가들은 대부분 가난한 것인지.


가장 벅차게 읽은 내용은 역시나 두 사람이 동시에 출현하는 이상의 글 ‘희유의 투사, 김유정'이다.


‘오감도'를 사람들이 이해했다면 이상은 좀 더 행복하게 살 수 있었을까? 김유정의 원고료가 조금만 더 많았어도 유정은 조금은 편히 쉬면서 더 오래 살 수 있었을까? 두 작가가 죽은 뒤에 독자는, 출판사 관계자들은 어떤 기분이 들었을까? 괜히 그런 부분이 궁금해지는 나날이었다. <우리 서로 별이 되자>를 읽는 나날은. 스물여덟, 스물아홉. 마흔 살 중반의 아줌마 눈에는 역시나 너무나도 어린 아해들. 이제는 저 하늘의 별이 되어 있기를. 이미 한국 문단에서는 찬란한 별일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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