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여, 너의 안부를 묻는다 - 아낌없이 주는 자연에게 이제 우리가 물어야 할 시간
송용구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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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여, 너의 안부를 묻는다> 송용구, 평단


아주 가까이 다가온 미래에 대한 환경 메시지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책이다. 모두 다 너무나도 잘 알기에 신경을 쓰지 않고 실천할 수 없기에 무시하는 생태 관련 책이다. 쉽게 접하기 힘든 시들을 소개하는 책이다. 문학 평론가인 송용구 선생님이 생태를 고민한 결과물을 책으로 담은 책이다. 생태 관련해 송용구 선생님이 책을 쓴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생태시와 생태사상>, <독일의 생태시> 등 여러 권에 자신의 생태 사상을 담았으며 책의 집을 찾아오는 독자들을 정신적 자녀로 삼아 독자들을 지식과 인격과 미학적 문장을 겸비한 인재로 키우려고 자상하고 온화하게 책을 써주셨다.


하지만 <나무여, 너의 안부를 묻는다>는 생태책이라기보다는 시를 소개하는 책처럼 읽힌다(나에게는). 책에서 소개하는 시인 가운데 내가 아는 사람은 김지하, 신경림, 김용택, 안도현, 정호승, 함민복, 류시화 등 대부분이 한국인 시인이었다. 서양 작가라면 권터 그라스 한 명. 시적, 인문적 소양이 아주 부족한 독자가 새로운 책을 만나 시와 시인을 배웠다.


이제는 시에서 많이 멀어졌고 시를 읽어도 그 의미를 잘 모르겠지만 예르크 부르크하르트의 <인류학> 같은 시를 읽을 때는 지구 문명을 걱정한다, 라고 소리칠 수 있는 일을 시인은 이런 식으로 표현하는구나 하는 생각에 전율하기도 했다. 물론 저자 소개에 나오는 것처럼 대놓고 가르침을 주려는 저자의 의도가 엿보이는 곳이 곳곳에서 보여 살짝 웃기는 했지만.


하지만 걱정이 되는 부분도 있다. 울산이 생태도시로 환골탈태하는 방법이 고래 네 마리에게 시민권을 부여한 것이라니(36쪽~). 고래를 수족관에 잡아가두고 주민등록증을 제시하는 쇼를 가지고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려는 시도요 고래의 생명권을 인간의 생명권과 평등한 것으로 대우했다는 생각은 위험하기도 하고 불쾌하기도 하다. 정말로 생태도시로 탈바꿈하고 고래의 생명권을 위한다면 울산시는 고민할 것도 없이 고래를 풀어주어야 한다. 지구의 나이도 지각의 연대 측정법 같은 방법으로 알아내야지 E=mc2이라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으로 계산할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95쪽).


읽는 내내 이런저런 고민 때문에 살짝 읽다가 말다가를 반복하기는 했지만 현대 시인들이 지구를 생각하며 얼마나 분노하고 한탄하고 있는지를 조금은 엿볼 수 있는 독서였다. 하지만 문제를 인식하고 표현하는 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현재 한국을 괴롭히고 있는 폭염도 결국은 생태 문제다. 폭염에 대처하는 자세가 에어컨 가동과 자동차 출퇴근이 되어서는 그 어떠한 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 어떻게 해야만 우리 지구의 부담을 조금은 덜어줄 수 있을까? 모두 고민하고 실천해야 한다. 시인의 문제 제기에 화답해 우리는 행동해야 한다. 이제는 구체적으로 고민하고 실천할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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