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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엔 돌아오렴 - 240일간의 세월호 유가족 육성기록
416 세월호 참사 기록위원회 작가기록단 엮음 / 창비 / 2015년 1월
평점 :
저는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을 때 언론에서 전원구출이라는 소식을 듣고 안심하며 다른 뉴스 기사를 검색하고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뭔가 석연치 않은 마음이 들었고, 그 찰나에 "세월호가 기울어진다"는 소식이 들리자 저는 걱정스런 마음으로 착잡하게 상황을 지켜봤습니다. 상황은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세월호 실종자수가 불어나기 시작하더니 나중에는 세월호 실종자와 생존자의 수가 뉴스에서 없어지고 말았습니다.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2014년 대한민국에서 벌어진 대참사가 이리도 체계적이지 않고 실종자와 생존자 수도 모르고 혼란의 도가니로 빠져들다니. 상황은 점점 아비규환으로 빠져들고 있었습니다.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은 진도체육관에서 눈물로 하루하루를 보냈고 그들의 눈물에 저도 눈물이 흘렀습니다. 그런데 이들에게 더 처참했던 것은 위정자들의 행동이었습니다. 행정부의 총괄이자 이 나라의 수장이라는 분은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했지만 그 약속은 끝내는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해경해체라는 너무 극단적인 결정에 책임지는 사람은 없어지고 말았습니다. 씁쓸했습니다. 세월호가 침몰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이라는 거대한 배가 침몰하는 듯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유가족들에게는 엄청난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혜택을 받았으니 그만두라는 의견이 대다수였습니다. 저는 그 혜택이라는 것에 대해서 유가족에게 물어봤습니다. 유가족들은 받은 게 없다고 말했고 그건 여야의 정치 싸움의 의제로 활용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 소식을 듣고나서 저는 제가 아주 얇게 지식을 알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고 중요한 것은 제가 직접 발로 뛰어서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월호는 우리 가슴 속에서 절대 잊지 말아야 할 사건이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냉소와 편견이 더욱 강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제 그만할 때도 되지 않았느냐고 당신들 때문에 경제가 얼마나 안좋아질 것 같냐는 시선들이 생겨났습니다. 김영오씨의 단식투쟁에 맞서 일베의 폭식투쟁도 이어졌습니다. 얼마나 안타까운 참상입니까. 저는 이 모든게 결국 공감능력의 부족을 손꼽습니다. '사람'보다 '돈'이, '안전'보다 '속도'가 우선시 했던 사회에서 '공감'은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그리 필요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세월호 참사에 대해 우리는 무감각해져갔고 아픔을 아픔으로 못느꼈습니다. 그래서는 안되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돈'보다 '속도'보다 '삶', '인간'이 더욱 우선시 되어야 했던 것입니다. <금요일에 돌아오렴>은 인간에 대해 그리고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의 피해자로서의 아이들이 아니라 18살 아이들의 꿈을, 그리고 과거를 그리고 있습니다. 물론 세월호참사에 대한 정부에 대한 분노와 비판도 담겨져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당연히 있어야 것입니다. 세월호에 대한 비판은 당연히 피해자로서 당연한 권리를 내세우는 행위입니다. 그들의 목소리에 조금씩 귀를 기울어주는 것 그게 우리가 할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글요일에 돌아오렴>을 읽으면서 많은 것들을 잊고 지냈습니다. 세월호에 관련된 것이 그냥 지나기를 바라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인터뷰에 응했던 미지의 아버지가, 채원이의 어머니가 그려졌습니다. 아이들과 잊지 못할 추억에 마지못해 웃는 그 씁쓸한 미소가 떠올랐습니다. 그러면서 아이들의 시신을 찾았을 때의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못했던 그 모습이 저의 마음을 너무 애리게 만들었습니다. 읽으면서 잠을 잘 수가 없었습니다. 그들을 잊었던 제 자신이 참으로 안타까워서입니다. 저는 제 나름대로 세월호에 대해 노력해볼까합니다. 세월호참사가 우리에게 준 것은 무엇이고, 우리가 유가족에게 무엇을 할 수 있는 지 말이죠. 그리고 잊지 않을 것입니다. 참담하게 죽어간 우리 아이들은 결코 죽어서는 안되는 존재였습니다. 굉장히 소중한 존재들이었습니다. 잊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리고 제 자신도 그에 걸맞게 행동하려합니다.
힘든 세상입니다. 촛불하나들기에도 버거운 세상이지만, 저는 <금요일에 돌아오렴> 이 책이 많은 사람들의 가슴 속에 파고들어 많은 불빛을 만들어내길 바랍니다. 아픈 사람들이 더이상 아프지 않은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책에 대한 리뷰는 별로 못썼습니다. 그 점 양해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읽어야 하는 책. <금요일에 돌아오렴> 출간하면 꼭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긴 리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이 리뷰는 책읽는 당의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