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은 작가의 작품중 네번째 읽은 소설이다.무법자들의 도시 그라노스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다.최악의 총잡이 베르네욜악마조차 구원하겠다는 라신베르네욜을 사랑하는 렘총잡이들의 이야기라니. 하지은 작가의 전작들과 다른 소재들이 살짝 걱정이 되었지만, 그저 걱정은 걱정에서 멈추었다.사연있는 듯한 그들의 이야기에 눈을 뗄 수 없었고,베르네욜의 잔인함이눈앞에 보이는 것 같아괜시레 눈을 질끈 감게 된다.정말 그는 도대체 멀쩡한 소년의 얼굴에상처를 내는 것일까.절대적인 라이벌로 그려지는베르네욜과 테사르에게는 어떠한 사연이 숨겨져 있을까.상상을 불허하는 이야기는 마음을 쿵 하고 떨어뜨린다.라신의 아버지는 진짜 누구란 말인가.그러면 렘은 그들에게 어떤 존재란 말인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사연들 속에렘과 베르네욜의 지독한 사랑이야기가 마지막을 물들인다.400여 페이지에 달하는 이야기를 언제 읽을까 싶었는데, 비교적 빠른 시간안에 읽을 수 있었다. 못다읽은 하지은 작가의 다른 작품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만큼 매력적인 이야기의 세계에 그저 놀랄 뿐이다. p27테사르가 라신에게 남기고 간 말은 짧고 분명했다.이 세상에는 베르네욜이라는 악마가 있다. 나는 그 악마를 잡으러 간다. 대단히 위험한 일이기 때문에 이게 마지막이 될지 몰라 너를 보러 왔다. 예상한 대로 잘 자랐구나. 대견하다. 계속 그렇게 살아가거라. 혹시 내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더라도 절대 복수하려 들어서는 안 된다.약속하거라. 절대 복수하지 마라. 복수를 위해 떠나는 자가 복수하지 말라 말하고 떠났다. 라신은 아버지의 뒷모습과 그가 했던 말을 계속해서 되새겼다. 복수하러가 간다.복수하지 말거라. 라신은 복수에 대해 생각했다.p357얼마나 원했던가. 그의 뒤에서 걸어갈 때마다 그 넓은 등이 자신을 돌아봐 주기를. 거칠게 흐트러진 머리카락 너머 검은 눈동자가 자신을 쳐다봐 주기를. 까끌까끌한 수염 사이 마른 입술이 자신에게 입맞춤해 주기를. 사랑했다. 사랑했다. 당신을 쉼 없이 사랑하였다.p368라신은 기도하기 시작했다. 아무것도 의식 속에 없었고 그저 본능처럼 흘러나오는 기도였다. 죽은 이를 위한 것도 자신을 위한 것도 아니었다.그저 기도할 뿐, 무엇을 위해 하는지도 그도 몰랐다. 그로 인해 어떻게 되어도 상관없었다. 설령 그들과 함께 죽음으로 간다 해도 좋았다. 저희를 불쌍히 여기사 다만 악에서 구하옵소서, 아멘.p386살아 있는 한 끊임없는 절망이 그들을 습격해 올 것이다.그렇다면 남자는 그 절망을 먼저 쏘는 존재가 되리라. 혹은 희망일지라도. 무엇이라도 눈에 보이는 건 지금 그의 손을 잡은 여자를 제외하고는 무사하지 못할 터였다. 두려움은 조금도 없었다. 그가 존재하는 모든 곳이 이미 지옥인 이상 무엇도 그를 위협할 수 없었으므로.*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오만한자들의황야 #하지은 #황금가지 #소설 #장편소설 #북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