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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가계부 ㅣ 상상도서관 (다림)
윤미경 지음, 김동성 그림 / 다림 / 2025년 7월
평점 :
3년 전 할아버지를 떠나보낸 제 딸아이는
가끔 저와 함께 옛 추억을 이야기하며 할아버지를 떠올리곤 합니다.
저희 모녀에게 할아버지를 가장 선명히 기억나게 하는 매개체는 바로 ‘휠체어’인데요.
이 책의 주인공 예하에게는 ‘낡은 가계부’가 그런 존재입니다.
열두 살 예하는 얼마 전 사랑하는 할머니를 떠나보냈습니다.
그리고 장례식이 끝난 뒤, 우연히 발견한 할머니의 가계부에서 이야기가 시작되지요.
가계부 속 숫자와 기록 너머에는
낯설면서도 뭉클한 가족의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슬픔도 잠시, 예하는 가계부 속에서 할머니가 남긴
작은 천 주머니를 발견합니다.
그 안에는 500원짜리 지폐와 회수권이 들어 있었고,
할머니는 그것만 있으면 예하가 원하는 어디든 갈 수 있다고 말씀하셨지요.
과연 예하에게는 어떤 일이 펼쳐질까요?
이 작품은 단순한 판타지가 아니라,
‘가족’이라는 주제에 따뜻하게 닿아 있는 성장 동화입니다.
예하는 과거 속 가족들의 모습을 마주하며
알지 못했던 사랑과 헌신을 깨닫게 됩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아이들에게도 꼭 필요한 메시지,
당연시했던 가족의 희생과 소중함을 다시금 생각하게 만들고,
독자들로 하여금 저마다의 추억을 되새기게 하지요.
저 역시 이 책을 읽으며 딸아이와 함께 외할아버지를 떠올렸고,
가슴이 따뜻해지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윤미경 작가님의 섬세한 문장과 진심 어린 서사는
80년대 한국의 풍경을 흥미롭게 그려내며,
지금의 나를 있게 한 가족의 의미와
세대 간의 연결을 잔잔하게 일깨웁니다.
긴 여운을 남기는 작품, '할머니의 가계부'.
오늘 우리 아이들과 함께 읽으며
가족 사랑의 가치를 다시금 느껴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