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품는법

나비도감 - 제25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수상작 ㅣ 보름달문고 96
최현진 지음, 모루토리 그림 / 문학동네 / 2025년 6월

'긴긴밤'의 감동을 잇는
제25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수상작 '나비도감'은
사랑하는 누나를 잃은 한 아이가 누나의 흔적을 따라
조금씩 마음을 회복해 가는 이야기예요.

이야기는 산이의 누나 메아리가
사고로 세상을 떠나며 시작되요.
남겨진 산이와 가족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슬픔을 견디고 있었지요.

저 역시 가족을 잃은 슬픔을 알기에
꾀나 이입하며 아이와 책을 읽어 나갔는데요,
처음에는 다소 무거운 소재가 아닐까 걱정했지만
이야기 속에 배어 나오는 전체적인 분위기가
워낙 따뜻해서 한장 한장 읽어 나갈때마다
작은 위로를 받으며 완독 했어요.

주인공 산이는 마지막에 누나와 싸운 기억 때문에
더더욱 힘든 마음을 안고 삽니다.
그런데 어느 날,
누나의 방에서 카우보이모자와
메모가 적힌 노트를 발견하게 돼요.
그 안엔 누나가 하고 싶었던 일들이 적혀 있었고,
산이는 그것들을 하나하나 대신 해 보기로 결심하지요.

생소하거나 신선한 설정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아마 저희 딸아이로써는 처음 접하는 주제라
인상을 잔득 쓰며 집중모드로 독서를 하더라구요.

그렇게 산이는 누나가 좋아했던 것들을 체험하고,
누나의 친구들을 만나면서
산이는 몰랐던 누나의 모습을 알게 되고,
자신의 마음도 천천히 열어 갑니다.

다시는 누나를 만날 수 없지만,
누나와 함께한 기억을 통해 산이는
앞으로 나아가는 법을 배우게 돼요.

마치 산이의 마음속에 들어 갔다 나온듯,
섬세하고도 맑은 문장의 최현진 작가의 필력은
감정의 결을 억지로 끌어올리지 않고도,
한줄 한줄 울림을 주었어요.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그 사랑을 어떻게 품어야 하는지'를 담아낸것이
참으로 따뜻했던 도서,

굳이 슬픔을 이겨낼 필요도,
숨길 필요도 없이,
그 마음을 차곡 차곡 올려 천천히 걸어가도 된다고,
조용히 알려주는 도서,

훗날 '죽음'을 목도할 그 누구에게나 필요한 도서
'나비도감'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