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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 주연 ㅣ 우주나무 청소년문학 4
전자윤 지음 / 우주나무 / 2025년 5월
평점 :
감정의 파도에서 이리저리 휘둘리는 청소년,
가족,학교,사회에서 무방비하게 노출되어 있는 청소년,
크고 작은 생채기에 외롭고 아픈 청소년들을 위한
따뜻한 작품 '무해한 주연'을 만나보았습니다.
주인공 '김주연'은 예민하고 다르다는 이유로
어디서든 따뜻한 시선을 받지 못해요.
그저 본인이기게 계속해서 상처를 받고 있죠.
그러다 결국,
자신의 존재를 지우고 싶어질 만큼
힘든 선택의 문턱에까지 다다르게 돼요.
감정이 깊어지고 또 그곳에만 머물게 되면,
누구나 한번쯤 생각 또는 실천하게 되는 '절망의 끝',
하지만 이야기는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주연은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떠난 길에서
우연히 한 사람의 생명을 구하게 되고,
그 일을 계기로 자신을 조금씩 다시 바라보기 시작해요.
또, 고모가 운영하는 고시원에 머무르며,
현실과 환상의 사이를 오가면서
주연은 비로소 자신의 상처와 마주하게 돼요.
사춘기에 접어든 딸아이에게도
또 그 시기를 겪언던 저에게도
꾀나 자극적이면서도 또 공감되는 부분이였는데요,
나를 외면하고 고립시키고
또 철저하게 상황에서 배제 시켰던 지난 날들이
또는 마주하게될 아이의 날들이
드리워져 잠시 마음이 저려왔어요.
그리고 그 마음을 너무나도 정확하게 표현했던
본 작품의 '존재감 접기'라는 말은
한참동안 뇌리에 박혀 떠나질 않았었죠.
너무 아프고 지쳐서,
차라리 보이지 않으려 했던
주연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져
더 오랫동안 내안에 담겨졌던 말인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주연은 점점 깨닫게 돼요.
상처받았다고 해서 내가 틀린 건 아니라는 걸요.
남들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무해함’이야말로
내가 지켜야 할 가치라는 걸요.
저는 이부분을 읽고
몽둥이에 머리를 맞은듯 띵 했어요.
바로 이 무해함이 제가 여지껏 살아오면서
지녀온 신념이였거든요.
아이를 키우며, 돈을 벌며, 잠시나마 잊고 있었던
저만의 마음가짐이요.
무해함은 단지 약하고 소극적인 게 아니라,
스스로를 다치게 하지 않고 지켜내는 힘이예요.
부스스한 본인의 머리를 보고
“자유를 찾아 한껏 부풀어 올랐다”고 말하는 주연.
무해함속에서 조금씩 자신을 사랑하는법을
찾는 부분은 어두웠던 이야기에
잔잔한 파문이 생기는 부분이였죠.
전자윤 작가님의 '무해한 주연'은
단순히 청소년의 상처를 드러내는 이야기라기보다,
나를 안아주는법에 대한 섬세한 안내서 같았어요.
그것도 아주 쉽고 명확하게요.
어두운 마음 한 구석에서
절망의 끝을 바라보고 있는 누군가에게
우리가 서로에게 무해한 사람이 될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조용히 알려주는 도서 '무해한 주연',
오늘 하루 위로를 받은 제가 추천하는 작품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