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딸아이가 가장 심취해 있는 도서가 바로
'주석으로 쉽게 읽는 고정욱 그리스 로마 신화' 인데요,
4살때부터 그림책으로 처음 접한 그리스 로마 신화를
각 출판사별로 출간된 모든 전집을 다 섭렵하고
마지막 마무리를 고정욱 작가님이 집필하신 작품으로 하게 되네요.
유기적으로 연결된 설화에 작가만의 특별한 시각이 가미되어
여태껏 생각해 보지 않았던 부분이 재해석되고,
또 아이 스스로 본인만의 세계관과 가치관이 확립해 나가도록
여러 장치들이 숨겨져 있는 작품,
단순히 흥미로움만을 쫒았던 타 작품들에 비해 충만으로
벅차오르는 감정을 이끌어 내주었고 또 견지 하던 사고가
가차없이 무색해지게 만들어졌던 작품이였습니다.
고정욱 작가라 하면 딱히 교차검증이 필요치 않은 검증된
어린이 청소년 대표 작가이고,
360여 권을 집필한 관록의 힘이 고대로 겹들여져 두께감이 있는
도서임에도 그 부담감이 할 정도로 가독성이 높은 작품입니다.
이미 모든 그리스로마 신화 이야기를 아는 딸아이임에도
똑같은 방식으로 응수 하지 않은 고정욱 작가만의 필력에
읽으면 읽을수록 기대감과 일렁이는 긴장감을 감출 도리가
없었고 그래서 끝까지 읽을 수 있었던 동력이 제공되었습니다.
딸아이가 가장 혐오하면서도 가장 안타까워 했던 바람둥이 제우스
이야기가 이번 4번째 시리즈에 담겨져 있어 더욱 집중해서 읽었고,
그뿐만 아니라 인간이 느끼는 모든 감정들 배신, 욕망, 복수 등등
모두 등장하여 인간이라는 존재가 얼마나 하찮은지를 느꼈다 합니다.
글밥이 많아 아직 딸아이가 모두 이해하기에 버겁지 않나 싶었지만
작가님의 주석이 있어 좀더 배경이나 상황을 쉽게 판단할 수 있었고
진부하지 않게 읽어 나갔습니다.
10권 시리즈로 구성된 '주석으로 쉽게 읽는 고정욱 그리스 로마 신화'
이제 4번째 권을 읽었는데 벌써부터 5번째 이야기가 궁금해 지네요.
도발적이면서도 감동과 오락적 재미가 풍만한 작품,
또 숨겨진 진의와 그 안에서 녹여진 문화적 역사적 배경을
한번에 배울 수 있는 작품 '고정욱 그리스 로마 신화' 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