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시간과 공간이 정지하는 방
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 / 해냄 / 2017년 8월
평점 :

이외수 에세이를 읽으면서 제가 대학시절 처음으로 읽었던 이외수님의 소설이 문득 생각납니다. 시간과 공간이 정지하는 방도 마찬가지이지만, 생각하지 못했었던 문체로 씌여진 글을 읽으면서 살짝 신선한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여전히 생생합니다. 당시에는... 요즘은 어떤지 잘 모르겠어요. 어쨌거나..^^; 국문과 학생들이 이외수님을 초빙해서 초청의 밤...비슷한 강연을 열었는데 교수님들한테 무척이나 야단맞고 한바탕 난리가 났었던 적도 있었답니다. 당시 그 선배들, 불이익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뒷이야기는 전해지지않고, 국문과에 난리가 났었다...정도의 소문이 무성했었지요. (표지 느낌이 고무같은 재질이라 신기해요) 이유인즉슨, 시간과 공간이 정지하는 방 이책.. 이외수 에세이를 읽으면서도 금세 알 수 있는 그런(^^?) 이유때문이었는데요, 약간, 오래된 일이다보니 그때 이외수님의 문학적 사상이나 문체는 다소 이단아적인 느낌으로 문단계 대접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물론, 제 짐작일뿐, 정확하진 않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어렴풋이나마 더더욱 그럴 법도 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문체가 독특하다고 할까요... 글이 눈에 보이는 듯한 표현이 이외수 에세이 시간과 공간이 정지하는 방을 읽으면서도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제가 예전에 읽었던 책에서 아직까지도 기억나는 표현 하나가 '차가운 기운이 방 바닥에 엎질러져 있었다' ...라는 것이었어요.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느낌마저 눈에 보이는 듯한 표현이 너무나 신선하고 독특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이외수님의 미술 전공의 특징때문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읽기만해도 시각적으로 떠올려지는 글의 느낌을 저는 좋아합니다. 이외수 에세이 시간과 공간이 정지하는 방 제목부터 시공간이 멈추어있는 느낌이 지배적인 이 책은 의외로 읽으면서 재미를 느끼게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이책에서도 역시나 이외수 작가님의 무척이나 평범한 딱딱한 문학서에 알맞는 문장체가 아니라 이외수님이 평소 말하는 듯한 어투로 줄곧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혓바늘, 누가 붙인 이름일까,' '딱 그대로다' '바늘이 되어 혀끝을 날카롭게 찌른다' '더 이상의 이름을 생각해보았지만 없을 거 같다' '영어로는 뭐라고 할까,' '인터넷 번역기로 알아보았더니 Hyeotbaneul 이라고 한다.' '놀리냐,....' 읽으면서 박장대소를 참지 못했다죠. 혼자 책을 보면서 깔깔 거리고 있으니까 아이들마저 엄마 무슨 책인데요? 하고 물어요. 심지어 허무맹랑한 중국 무협소설같은 이야기까지 하고 계시기도 합니다. 열등이식과 무협비술이 어떻게 이렇게 연결이 되어 재미있게 풀어질 수 있는지..ㅎㅎ 그런데 이책, 시간과 공간이 정지하는 밤 이외수 에세이를 읽다보면 느껴지는 진한 적요(寂寥)의 내음이 풍기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사랑을 받으실 것만 같은 이외수님의 글에 어딘가 정말로 시간도 공간도 정지한 느낌이 전체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비단 이외수님의 감정만은 아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고요하고 적막함을 넘어 두려움을 지배한 적요의 느낌을 사회통신망서비스를 통해서 다소 이겨내고 계신다니 이또한 어쩌면 아이러니한 것인지도 모른다는 개인적인 의견이 생겨나기도 하였습니다. 아름다운 그림과 위트넘치고 사람같은 글로 엮어낸 이야기... 시간과 공간이 정지하는 방 모처럼 진지하게 이외수 에세이를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