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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 - 우리는 가족이었을까?
프란츠 카프카 지음, 랭브릿지 옮김 / 리프레시 / 2024년 7월
평점 :

한동안 SNS에서 밈처럼 떠돌던
Q&A가 있었지요. '내가 바퀴벌레가
된다면 어떻게 할거야?' 라는 질문에
다양한 답변이 가득했었는데요.
우스개 소리로 재미있는 답변이
한동안 인터넷에 올라왔었어요.
같이 못산다, 잘 키운다, 버릴거다
다양한 답변으로 서로의 반응을
확인하는 것은 재미있었습니다.
그때도 문득 떠올랐던 책이 바로
'카프카의 변신'이었습니다.
카프카의 변신은 서양고전문학에서
실존주의와 부조리주의를 담아낸
명작으로 손꼽히고 있는 책이지요.
저는 이 책을 고등학교 1학년때
읽었었어요. 당시 읽고나서 한참을
책의 여운에 빠져있었는데요.
한 마리 벌레로 변신한 주인공의
삶이 참으로 비극적이라 느꼈어요.
어느날 아침 깨어보니
모든 것이 달라졌다.
서양고전문학으로 이 책은
소외, 정체성, 인간 조건과 같은
주제를 탐구하며, 사회적 기대와
가족의 책임이 어떻게 개인을
비인간화할 수 있는지를 반영합니다.
가장 인상깊었던 서두
"어느 날 아침, 불안한 꿈에서
깨어난 그레고르 잠자는 자신이
침대에서 흉측한 벌레로
변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읽는 순간, 충격을 받았었습니다.
이런 서두라니! 사람이 벌레로
변했다고? 작가의 창작력에
깜짝 놀람과 동시에 이렇게나
오래된 서양고전문학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신선한 충격을 안겨준 것에
감탄을 할 수 밖에 없었어요.
그리고, 바로 주인공의 입장에
이입되어 비참함까지 느꼈습니다.
만약 내가 아침에 눈을 떴는데
벌레로 변해있다면? 하는 상상을
해보니 정말로 끔찍하더라죠.
너무 오래 전에 읽어서 또다시
새로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한
서양고전문학 카프카의 변신
이번에 리프레시 출판사에서
출간된 버전은 예전 제가 즐겨보던
문고판을 떠올리게 합니다.
얇고 휴대하기 딱 좋은 책
하지만, 그 속에 담겨진 내용은
너무나도 심오하기만 하지요.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실질적 가장이었던 그레고르 잠자,
하루 아침에 달라진 그의 운명은
너무나 비극적이기만 합니다.
오래도록 가족을 위해 헌신적인
노력을 하였지만, 벌레로 변신한
그레고르는 가족들에게는
그저 짐짝으로 느껴질 뿐이었어요.
현실에서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생계가 막막한 상황 속에서
병환 중인 가족 누군가가 있는 경우,
가족간의 애정이 아무리 깊다하더라도
당장 먹을 한끼가 걱정인 입장에서
솔직히 무한한 애정을 쏟기에는
아마도 무리가 아닐까 싶습니다.
서양고전문학 카프카의 변신은
바로 이런 부분에 주목하여
소외, 정체성, 인간 조건과 같은
주제를 탐구하고, 사회적 기대와
가족의 책임이 어떻게 개인을
비인간화할 수 있는지를 잔인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실랄하게 비판합니다.
더불어 현대 자본주의의 가혹함과
무관심한 세상에서 개인이
직면할 수 밖에 없는 실존적 고뇌도
함께 비판하고 있음을 알 수 있죠.
리프레시의 서양고전문학
시리즈 중 하나인 카프카의 변신은
10개의 키워드로 정리되어 있습니다.
변신, 고립, 가족, 소외, 정체성,
비극, 부담, 갈등, 존재,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해까지
하나같이 이 책의 내용이 함축적으로
담겨진 키워드들이 아닌가 싶어요.
그레고르의 눈으로 바라보다
어느새 감정이입되어 내 모습까지
돌아보게 만드는 책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