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어린 아들이 아기는 어떻게 생기냐는 질문을 자주 하길래 적절한 설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5-6살 어린아이들이 아이가 어떻게 생기는지를 쉽게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만한 책이 뭐가 있을까 살펴보다가 이 책을 발견했다. 이 책은 부모들이 성과 관련된 이야기를 어떻게 시작해야 할 지 몰라서 이런저런 허황된 얘기를 꾸며내고 싶어하는 심정을 잘 반영하고 있다. 엄마 아빠는 이런저런 재료들을 섞어서 아이를 만든다든지 돌 밑에서 발견된다는 식의 우스운 설명들을 한참 늘어놓고, 이어서 똑똑한 아이들이 엄마아빠의 황당한 설명을 비웃으며 아이는 어떻게 생기는 지를 정확하게 말해준다.이 책은 아이들보다는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이 더 좋아할 것 같다. 이유는 그림책 속에서나마 부모가 아닌 어린이의 입을 통해 아이가 생기는 과정이 설명되었기 때문이다. 책 속의 부모가 그랬듯이 책을 읽어주는 실제의 부모도 아이가 어떻게 생기는지를 자신의 입으로 직접 설명하지 않아도 되니까. 반대로 호기심 많은 어린이라면 왜 이 책 속의 부모님은 아이가 어떻게 생기는지 정확히 말해주지 않았을까 의심해볼 지도 모르겠다. 어찌됐든 책장을 다 덮고나면 진실을 알게 되지만 말이다.그래서 이 책은 아이들의 궁금증을 만족시켜주면서 동시에 부모들의 어려움도 해결해 주는 것 같다. 엄마가 나를 어떻게 낳았는지, 동생은 어떻게 생겨났는지 궁금해할 나이의 아이가 있다면 함께 이 책을 큰 소리로 읽어보자. 아무런 사전지식이 없는 아이라 할지라도, 앞부분의 설명이 말도 안되는 가짜라는 것도, 뒷부분의 설명이 진짜라는 것도 아주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