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이 되어 창문에 불이 켜질 때 지붕 위로 올라온 노란 달님. 이때 밤하늘에서 달님을 잠시 가리고 지나가는 구름 아저씨. 이 두 주인공에 대한 짧고 단순한 얘기가 그토록 유아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줄은 몰랐다. 이 책은 안녕, 까꿍 등 지극히 단순한 수준의 언어 단계를 막 벗어난 아이들에게 달님과 구름이라는 두 요소를 이용해 기승전결식의 이야기를 전달하는데 성공한 것 같다. 구름이 달님을 가리는 대목이 갈등과 긴장의 고조라면 구름 아저씨가 '미안 미안'하며 옆으로 물러나는 장면은 결말에 해당한다. 물론 어른의 관점에서 보기에 정말로 달님과 구름이 심각한 갈등 관계에 있는 것은 아니다. 밤이라는 시간과 은은한 달빛이 주는 고요함이 어우러져 책의 분위기는 차분하면서도 환상적이다. 그림책을 처음 보기 시작하는 아이들에게 아주 적합한 책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