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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은 밥이다 - 매일 힘이 되는 진짜 공부
김경집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10월
평점 :
이 책을 처음 보는 순간 640페이지에 어머어마한 책의 분량에 놀라기도 했지만 30년 인문학 공부의 결정체라는 사실이 더 대단하게 느껴졌다.
바야흐로 인문학이 전성시대이다. 대량생산이나 단순복제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없는 시대가 도래했고 그 대안으로 인문학이 전면에 나서지고 있다. 많은 기업과 CEO들이 인문학 강좌에 열을 올리고 기업 면접에서도 인문학에 관한 이야기를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정말 인문학이 밥이 될까? 전문가가 아닌 나로써 의문이다.
"밥을 늘 먹잖아요. 어쩌다 먹는 게 아니라. 인문학 공부는 잠깐의 열풍이나 관심사가 아니라 내 삶 속에서 꾸준히 우리 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하고 함께 생각할 수 있는 주제라는 의미에서 '인문학은 밥이다'라고 제목을 정했습니다."
책의 자자이신 김경집선생님이 책 제목을 지은 이유이다. 참 공감이 간다. 우리는 늘 밥을 먹고 있지만 가끔씩 밥이 지겨워 다른 것을 찾는다. 결국에는 다시 밥으로 돌아오지만..
이 책은 30년간 문학과 철학을 배우고 가르친 김경집선생님이 "인문학은 어떤 길을 가야 하는가"를 묻고 답하는 과정에서 소명의식을 갖고 집대성한 인문학 입문서이다. 총 12개 인문학 분야에 걸쳐 입문자들이 꼭 알아야 할 맥락과 배경지식을 담았고, 각 학문이 추구해야 할 사회적 목적에 대한 제안도 덧붙였다.
4부로 구성되어 있고 '마음의 깊이를 더하는 인문학, 진보하는 인류와 인문학, 감성을 깨우는 인문학, 인문학은 관계 맺기다'라는 소주제아래 12개 인문학 분야로 나눠서 설명되어있다. 철학, 종교, 심리학, 역사, 과학, 문학, 미술, 음악, 정치, 경제, 환경, 젠더까지 30년을 집대성한 책답게 알차고 야무진 내용들로 구성되어있다. 그리고 각 파트의 끝에는 읽어볼 책들이 소개가 되어 있어서 인문학을 제대로 공부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정말 필독서가 되지 않을까 싶다.
책을 다 읽는 동안 시간은 많이 소요됐지만 얻는 것들이 많아서 참 행복한 독서 시간이었다.
기존의 인문학 서적들이 한 분야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었다면 이 책은 인문학이 이야기 할수 있는 전 영역을 다루고 있어서 참 좋은 것 같다.
책이 두꺼워서 읽기가 두려운 분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를 순서에 상관없이 먼저 읽어도 될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다른 인문학 책도 두려움 없이 읽을 수 있을 것 같은 좋은 인문학 입문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