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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금융시대 - 개인 투자와 세계경제의 흐름을 바꿀 금융의 미래
로버트 쉴러 지음, 조윤정 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11월
평점 :
품절
월가의 대표적인 비판론자가 들려주는 희망의 금융경제론
2013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쉴러 미국 예일대 교수는 월가의 대표적 비관론자이자 2000년 이후의 금융위기(닷컴 버블, 서브프라임 사태)를 정확히 예측한 거의 유일한 사람이다. 그런 그가 금융에 대한 분노가 하늘을 찌르는 이 시점에서 새로운 금융시대를 제시하며 'Finance and the Good Society'(금융과 좋은 사회)를 통해
희망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책을 보는 순간 456페이지에 샵화가 없는 전형적인 경제학 도서여서 조금은 겁이 났다. 그래서 책을 읽는데 조금은 시간이 많이 걸렸고 중간 중간 납득에 안 되는 부분도 적지 않았다. 그래도 책을 읽는 동안 로버트 쉴러교수가 이야기하려는 의도는 파악이 되었고 새로운 금융시장의 볼 수 있는 눈을 키워 준 책이다.
책의 원제인 '새로운 금융시대(Finance and the Good Society)'에서 이렇게 묻는다. 금융으로 좋은 사회를 만들 수 있을까? 쉴러교수는 주저 없이 대답한다. 금융은 더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의 희망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며 금융은 결코 돈을 빼앗는 약탈자가 아니며 인류문명을 진보시킨 주체이고,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필수적이라는 것이라 말하고 있다.
"과연 금융과 좋은 사회는 공존할 수 있을까?" 이 책을 출간하고 쉴러교수는 많은 항의 전화를 받았다고 한다. 그 만큼 민감한 문제이고 월가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아서인 것 같다.
쉴러교수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원인은 금융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에 있다고 말하며 금융이 좋은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단언한다.
창의적인 금융 시스템은 아이디어 차원의 구상을 제품과 서비스로 바꿔주고, 새로운 의료기법이나 제조업의 생산 기술을 향상시킨다. 사회의 공공복지에도 도움을 준다. 전반부에서는 기업을 이끄는 CEO, 자산운용사, 보험회사, 정책결정자 등의 역할과 책임을 소개하고, 후반부에서는 금융발전을 가로막는 요소들을 살핀다. 그는 단순히 금융과 경제를 연결시키는 게 아니라 금융상품이나 정책을 만들 때 '인간 본성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리가 절대로 완벽하게 행복해질 수 없다는 것은 너무나 단순한 진리다. 따라서 어떻게 하면 금융자본주의가 제공하는 직업 안에서 의미 있는 자리를 찾을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또한 이 시스템을 발전시켜서 우리에게 더 진실한 의미로 다가오도록 해야 한다. 더불어 금융 시스템이 우리가 심사숙고해서 정한 좀 더 장기적인 목표를 이루게 만들 수 있다.”
민주주의도 그렇듯이 아무리 잘 갖추어진 시스템이라도 시스템을 운영하는 사람의 의지나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냉정한 비판가답게 새로운 금융시대를 정확한 문제지적과 함께 해결책을 제시한 책이다. 어려워서 다시 한번 읽어야 겠지만 그 만큼 가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