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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겨진 단 하나, 사랑 ㅣ 발타사르 신학 시리즈
한스 우르스 폰 발타사르 지음, 김혁태 옮김 / 가톨릭출판사 / 2023년 12월
평점 :
『남겨진 단 하나, 사랑』은 예수님의 생애를 그분의 수난과 십자가를 중심으로 살펴보면서 오직 믿을 만한 건 사랑밖에 없다고 말하며,
10개의 챕터로 나누어 하느님의 사랑을 느낄 수 있는 방법을 말해주고 있다.
처음 두 챕터는 그리스도교가 인간에게 받아들여지는 방식의 변화가 역사 안에서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말해주고 있다.
르네상스, 계몽주의, 실존주의, 이성을 중시하는 경향은 인간이 그리스도교를 받아들이는 방식에 크나큰 변화를 주었다.
학창 시절 세계사 시간에 배웠던 긍정적인 이미지의 인본주의는 결국 그리스도교 신앙에는 혼란과 분열을 초래하게 되는 결과가 되었다는 사실을 이 책에서 말해주고 있다.
오직 말씀 중심을 주장하는 개신교와 인간 중심적 사상이 주류가 되면서, 신앙적인 기적은 더 이상 중요치 않게 되고 가톨릭에서 말하는 믿을 교리는 점점 뒷전으로 밀려나게 되는 현실을 알려준다.
『남겨진 단 하나, 사랑』에서 중요한 부분은 <6장 계시로서의 사랑>부터라는 생각이 든다.
하느님의 사랑은 계시의 형상으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 사랑의 표징의 중심에는 그리스도의 수난과 십자가가 있다.
믿지 않는 이들에게는 불편하기만 한 고통 가득한 수난과 십자가를 통해서만 하느님의 사랑을 체험할 수 있다.
그리고 신앙인은 이 하느님의 절대적 사랑에 대해 절대적 응답을 해야 한다.
인간은 세례를 통해 그리스도를 입게 되고, 그리스도의 수난을 통해서 하느님 사랑의 실체를 만나게 된다.
이 책에서 말하는 "사랑"은 인간의 감정적인 사랑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사랑(Agape)를 말한다.
보통의 사람들은 하느님의 사랑을 위로와 아낌과 같은 인간적인 사랑으로 착각하기도 한다. 그것은 하느님 사랑의 실체라고 할 수 없기에 신앙인은 하느님의 사랑을 믿음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아무리 이 세상에 이성, 지식을 중시하고 이 세상에 무신론이 넘쳐나더라도, 각각의 피조물, 자연적 우주 안에는 신적 사랑이 담겨 있다.
그것은 십자기의 빛 안에서만 드러난다.
'어렴풋이 감지하며 주님의 사랑과 영광을 너울 없이 바라보는 것'에서 시작하여 '더욱더 영광스럽게 그분과 같은 모습으로 바뀌어 가는 것, 바로 주님께서 영의 힘으로 이루시는 이 일'이야말로 사랑의 큰 신비다.
-p.208
『남겨진 단 하나, 사랑』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 순간, 엄청난 완독했다는 엄청난 기쁨을 느꼈다.
번역해 주신 신부님의 프리뷰가 각 장마다 있긴 했지만, 이 책은 진심으로 고난이도의 책이었다.
문단 한 단락을 읽을 때마다 기본 두 번씩은 읽을 정도로 어려웠는데, 이건 내용 자체가 어렵기도 했지만 독일어와 우리말의 간극 차이도 존재하는 것 같았다.
이 책을 읽다가, 그동안 어렵다고 느낀 다른 신앙서적을 읽으니 세상 쉽게 느껴지는 신기한 체험을 할 수 있었달까...
그래도 발타사르의 책들은 다시 한번씩 읽으며 완전히 내 것으로 소화해 내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지적 욕구가 충족되었을 때 느끼는 것과는 또 다른, 영성이 깊어지는 느낌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