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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항아리 ㅣ 우리 작가 그림책 (다림)
조영지 지음 / 다림 / 2020년 6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작가 조영지님은 작고 약하지만 열심히 살아가는 존재들을 가만히 그린다 했습니다.
그 아름다움을 그림으로, 이야기로 담아낼 수 있기를 바라며 그림책을 시작했다 했습니다.
그림책에서 그마음이 느껴지고, 보여지는 것 같아 좋았습니다.
너무 가볍지 않은 '무엇'이 있어 좋았습니다.
자꾸 읽어가며 '무엇'의 존재를 자꾸 곱씹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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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좋았던 한부분을 소개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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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동네가 발소리로 가득찬 그날밤.
어린것들을 데리고 강을 건널 수 없다며 한참 울던 억척네는.
나를 감자와 쌀로 가득채워 산에 묻었습니다.
총소리에 골짜기가 흔들리는 날이면.
억척네는 찾아와 감자와 쌀을 꺼내갔습니다.
그것으로 떡을 쪄서 바쳤다합니다.
한번은 북에서 온 군인에게.
한번은 미군과 함께 온 경찰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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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묻혀있던 항아리가 꺼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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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달항아리를 보러왔지만.
항아리가 기다리는 사람은.
단 한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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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엄마의 살아온 세월을 생각해보면 대단합니다.
정말 엄두도 못내는, 흉내도 못내는 삶.
기가 막히는 삶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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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제주가 고향인데, 부모님은 4.3피해자 가족입니다.
옛날 할머니가 겪었던 이야기, 엄마 아버지가 겪었던 이야기를 듣다보면 눈물이 납니다.
근데 정작 말씀하시는 분들은 너무 기가막혀서 눈물도 안난다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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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을 읽으며 이런저런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그 마음이 '무엇'이라고 표현 되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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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가고 세월이 지냐야 치유가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시간이 짧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