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사랑 3부작 세트 - 전3권 나쁜 사랑 3부작
엘레나 페란테 지음, 김지우 옮김 / 한길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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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사랑 3부작 3권 잃어버린 사랑(엘레나 페란테, 한길사)

 

, 아내, 어머니의 모습을 통한 여성의 홀로서기 -

엘레나 페란테를 언급할 때마다 내게는 칼 오베 크나우스고르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같은 시기에 한길사에서 엘레나 페란테의 나폴리’4부작과 칼 오베 크나우스고르의 나의 투쟁’ 7부작이 나오기 시작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 두 작품은 스타일이나 문화적 배경등은 전혀 다르지만 그들 작품 속에서 작가로서 주인공이 형성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면이 내게는 흥미로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엘레나 페란테의 나폴리 4부작의 출간이 빠르게 완결되어진 반면에 나의 투쟁은 아직도 4번째 책이 출간을 위해 몸부림(?) 치고 있어서 한참 뒤쳐진 것같아 두 작가를 모두 아끼는 독자로서 아쉬움을 가진다. 이번에 엘레나 페란테의 또다른 나쁜 사랑삼부작이 나왔다. 이 세권은 출간시기나 주인공, 스토리가 각기 별개이기에 삼부작으로 꼽을 수 있을지 의문이 가는 면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여성의 딸로서 아내로서 어머니로서의 사랑을 각기 다른 관점에서 보여주면서도 적지않은 교집합과 상관 관계를 보여준다. 사실 개인적으로 나의 투쟁에 개인적으로 더 끌리는 면이 없지 않아 있는데 그것은 엘레나 페란테의 책의 격이 떨어지거나 재미가 없기 때문은 아니다. 어떤 면에서 개인적 흥미와 관심이 가는 면이 칼 오베 크나우스고르에게 있기도 하고 북유럽작가 스타일을 좋아하는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엘레나 페란테가 그리는 이탈리아의 성문화나 그들의 문화가 내게는 어떤 때는 부담스럽기도 하고 생경하기도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1편의 성가신 사랑을 읽다가 초반에 놓을 뻔한 것도 그런 이유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엘레나 페란테의 책을 놓지 못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작가의 여성에 대한 지독한 탐구와 헤집음 때문이다. ‘

나폴리에서 그리는 이탈리아의 근현대사와 그시대의 문화와 가치는 우리에게 친숙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시대적 간극과 문화적 차이가 있음에도 현재 우리에게 낯설지 않고 설득력있는 것은 여성의 삶과 자아, 그리고 홀로서가는 과정이 그 어느 책들보다 강렬하기 때문이다. 엘레나 페란테 작품속의 여성들이 그가 속한 시대 속에서 자신을 찾아가고 형성해가는 과정은 어떤 면에서는 하드고어적 좀비영화나 리얼리즘 전쟁영화의 묘사 같을 정도다. - 실제 그런 사건은 벌어지지는 않지만- 소설속의 주인공이 타인에 의해- 특히 가까운 남편이나 어머니, 친구들- 관계에 의하건 사건에 의하건 해부당하고 뜯겨 나가기도 하고 또 자기자신 스스로 자신을 해체하거나 자학하는 등으로 인해 거의 죽을 것처럼 무너지거나 찢겨나가는 것은 어떤 때 독자들에게 특히 내게- 불편함도 주곤 한다.

하지만 그런 치열함 속에서 주인공은 어떤 때는 아주 산산히 부서지기도 하지만 그속에서 자신을 재구성해 간다. 마치 ‘no way out’의 상황에서 완전히 파괴되었다가 살점 하나에서부터 다시 몸을 갖추어가는 것 같다고나 할까? 나폴리의 주인공이 그러했고 버려진 사랑의 주인공이 그러하다. 특히나 버려진 사랑의 후반에서 남편에게 버림받아 이미 망가질대로 망가진 주인공이 더더욱 막장의 순간 까지 내려가 집으로 돌아왔지만 이후 벌어지는 아들의 갑작스런 병, 죽어가는 개, 망가진 문이란 겹겹의 탈출구없는 상황과 그 나락에서 극한 상황을 넘어 오히려 회생불능의 죽음의 상황에서 회생하여 다시 일어서는 것이 그 대표적 예다. -일종의 방탈출 게임?- 남편의 외도에 모든 핑계를 대가며 망가지는 것을 당연시하고 합리화 했던 주인공이 다시 일어나 결국 남편과의 확실한 단독자로 선다. ‘성가신 사랑에서 어머니의 장례후 어머니의 미스터리를 좇아가는 과정 속에서의 주인공의 이해할수 없는 해동들과 사건들은 사실 어머니의 미스터리가 아니라 자신의 미스터리를 찾는 것이었고 일종의 또다른 의미의 여성판 오이디푸스의 여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고 또다른 홀로서기와 어머니와의 오래된 화두를 해결하고 어머니의 자궁에서 드디어 벗어나며 치유되는 것이라고도 할수 있다.

그에 반해 잃어버린 사랑의 주인공은 이미 나름의 홀로서기를 한 여성주인공이고 앞선 두 주인공과는 달리 자신의 홀로섬을 위해 가족마저 떠나는 것을 자처했던 여인이다. 하지만 그로 인한 후유증을 겪고 있고 성가신 사랑의 어머니를 바라본 딸과는 달리 어머니로서 딸을 바라보고 아쉬움을 보이고 아직도 탯줄을 끊어내지 못한 어머니- 자식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자신으로 인해-를 그려낸다. 버려진 사랑과는 달리 먼저 착한(?) 남편에게서 떠나갔던 여인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앞선 1,2부작과는 많이 다르면서 이 세 부작을 완결시키는 역할을 한다. 특히 잃어버린 사랑은 이제 먼저 홀로 선 여인으로서-아직도 해결않되고 놓지 못하는 부분이 있지만- 또다른 홀로서기에 대한 두려움으로 불안해하고 주저하는 여인을 돕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비록 실패로 끝나지만-

이 삼부작은 여성을 그리며 여성을 주체로 그리지만 그 어느 책보다 어머니로서 딸로서 아내로서의 모습을 그려낸다. 이 세가지 모습은 어떤 페미니스트들에게는 기피가 될수도 있겠지만 작가는 이 부분을 넘어설수 있어야 진정한 홀로섬, 아니 자궁에서 나와 생명을 얻는 작은 생명체가 될수 있음을 말하고자 하는 듯 하다.

#한길사 #엘레나페란테 #나쁜사랑 #나의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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