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고 볶고! : 밥상 끼리끼리 재미있는 우리말 사전 3
박남일 지음, 김우선 그림 / 길벗어린이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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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읽어주는 엄마 비단이에요.

 

요즘 주위를 둘러보면 온통 영어와 정체불명의 신조어들이 판을 치고 있지요.

아이들은 어른들의 거울이니 청소년들이 즐겨 쓰는 준말이나 신조어들까지 걸고 넘어지고 싶진 않아요.

하지만 최근 '케미'라는 말이 판을 쳤을땐 조금 화가 나기도 하더군요.

대체 왜!!!

 

이러다간 곱고 재밌는 우리말들이 죄다 사라지는건 아닌지 가끔씩 혼자 오지랖도 넓게 걱정을 하곤 합니다.

그거 아세요?

'검다'를 표현하는 우리말이 무려 77개나 된다는 사실 말이에요.

우리나라에서 노벨 문학상이 나오지 못하는 이유가 번역으로는 그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어렵기 때문 아닐까 생각한답니다.

 

아... 나란 사람... 무난하다를 문안하다라고 쓸때 열폭하는 사람 ㅠㅠ

이래놓고 오타도 참 많은 사람 ㅎㅎ;;;;

 



 

 
 

지지고 볶고!

박남일 글 / 김우선 그림

190*250mm 44p 양장본

권장연령 어린이

끼리끼리 재밌는 우리말 사전 3권

길벗어린이

 

 

 

 
 

거창하게 화두를 던졌지만 저 역시 우리말에 대한 지식은 앝기만 하고

든 사전이 그러하듯 우리말 사전 역시 솔직히 재미가 없는게 사실이에요.

 

하지만 길벗어린이에서 나오는 '끼리끼리 재밌는 우리말' 시리즈는 재밌게 읽으면서 우리말을 익힐 수 있는 책이에요.

수와 양을 다루고 있는 1권 <재고 세고!>와 자연을 다루는 2권 <뜨고 지고!>에 이어

밥상에 관한 재밌는 우리말을 다루고 있는 3권 <지지고 볶고!>

우리말 사전이라고 하지만 주제별로 묶어 이해하기 쉬운 흐름으로 진행하는 책이라 전혀 지루할 새가 없습니다.

 

평소 일상생활 속에서 자주 사용해야 아이도 자연스레 그 어휘를 익힐 수 있을텐데

그럴려면 부모님이 먼저 솔선수범 곱고 재밌는 우리말들을 익혀 사용해야 하는게 맞겠죠.

초등학교 저학년 친구들을 대상으로 하는 책이지만 실상 엄마 아빠가 먼저 읽어보고 익혀야 하는 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음식을 주제로 하는 우리말 사전답게 제일 먼저 밥상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밥 이야기가 먼저 등장합니다.

매번 전기밥솥에서 밥이 뚝딱 나오는 걸 보는 아이들에게 가마솥에서 끓여내는 밥짓기의 과정들은 흥미진진하겠죠.

37개월 단이는 우리말보다 이 모든 과정들을 더 흥미진진하게 보더군요.

단이가 아직 어리기 때문에 책을 열광하며 본다면 거짓말이고 그냥 싫어하진 않았다는 정도쯤 :)

 

밥을 지을 때는 조리로 쌀을 일어 가마솥에 끓인 후 뜸을 들여야 기름기 자르르한 쌀밥이 완성되지요!

아직은 할만하죠?

:D

 

곧이어 등장하는 누룽지, 눌은밥, 숭늉, 수라, 진지, 입시, 메...

아... 이제 슬슬 난이도가 높아집니다 :)

머슴이 먹는 밥이 입시고 제사상에 올리는 밥이 메라는군요.

 

 

 


 

 
 

총 네 부분으로 나뉘어지는 차례를 따라 가보면 밥과 관련된 우리말 어휘들이 먼저 등장하고

그 다음은 우리 밥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김치와 식재료와 관련된 우리말 어휘들이 나와요.

 

흔히들 푸성귀라는 말은 자주 사용하지만

저절로 자라는 푸성귀를 푸새, 일부러 키우는 푸성귀를 남새라고 하는 줄은 모르셨죠?

저만 몰랐나요? :D

 

남새의 뜻을 대충은 알고 있었지만 푸새는 처음 들어보는 낱말이었고

이렇게 명쾌하게 푸성귀 중에서 푸새와 남새의 차이점을 알게된건 머리털나고 처음이에요.

실생활에 바로 응용하기에 민망한 감이 없잖아 있지만 그래도 조금씩 써봐야겠어요.

 

 

세번째 부분은 음식을 조리하는 과정에서 쓸 수 있는 다양한 우리말 어휘들이 등장하고

마지막으로 음식의 맛을 표현할 수 있는 재밌는 우리말 어휘들이 실려 있어요.

 

지지고 부치고 튀기고 굽고 볶고 데치고 삶고 찌는건 주부라면 다들 아실테고

아마 조리다, 달이다, 고다 정도가 헷갈릴 수 있겠네요.

 

변변찮지만 그런대로 먹을만하다는 뜻의 '구뜰하다',

비린내가 나고 맛이 고약하다는 '타분하다'와 같은 표현들은 저조차도 생소한 표현들이에요.

그래도 이런 맛과 관련된 어휘들은 정말 밥상에 앉아 아이에게 들려줄 수 있는 표현인지라 한결 마음이 든든합니다.

 

'고소하다'와 '구수하다',  '시다'와 '새콤하다', '쓰다'와 '씁쓰레하다'처럼

비슷하지만 미묘하게 뜻이 다른 우리말 어휘들을 통해 더욱 풍성한 언어 생활을 누리는 것!

이것 또한 우리가 말을 하며 음식을 먹으며 누릴 수 있는 하나의 즐거움이 아닐까요.

 

 

 

우리말에도 구수한 맛이 있어요.

밥을 먹을 때 반찬을 골고루 먹어야 하는 것처럼, 여러 가지 우리말도 골고루 잘 익혀 놓으면, 두고두고 마음의 양식이 될 거예요.

우리는 밥만 먹고 사는 게 아니잖아요!”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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