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벨의 방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30
데이비드 스몰 그림, 사라 스튜어트 글, 서남희 옮김 / 시공주니어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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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읽어주는 엄마 비단이에요.

 

어린 시절 누구나 한번쯤은 이사나 혹은 전학을 경험해 보신 적이 있으실꺼에요.

그때의 막연한 불안함과 미묘한 떨림이 기억나시나요?

좋든 싫든 익숙한 지금 이 순간, 이 공간을 벗어나 생전 처음 접하는 낯선 곳으로의 이동은 분명 충격적인 사건이에요.

그건 요즘 아이들이라고 다를리가 없겠죠.

 

그럼 지금부터 이사도 보통 이사가 아닌

이민을 떠난 작은 소녀 이사벨의 이야기를 시작해봐요.

 

 

 


 

 
 

이사벨의 방

188*254mm 32p 양장본

데이비드 스몰 그림/ 사라 스튜어트 글 / 서남희 옮김

권장연령 4~6세

2013년 7월 15일

네버랜드 세계의 걸작 그림책 230

시공주니어

 

 

 

 


 
 

데이비드 스몰과 사라 스튜어트는 미국에서 부부로 활동하는 그림책 작가에요.

<도서관>이나 <리디아의 정원>으로 유명한 작가로 그림을 보시면 아마 한번쯤은 책을 접해보셨을 것 같아요.

<이사벨의 방>은 사라 스튜어트의 친구인 애비 아세베스의 실제 이야기를 토대로 만든 그림책이라고 하는군요.

 

어떤 이야기인지 한번 읽어봐요.

 

 

 

 


 

 
 

표지를 넘기면 속지부터 바로 이야기가 시작된답니다.

어슴푸레한 새벽 어수선하게 짐을 옮기며 아쉬운 작별의 인사를 나누는 한 가족의 모습이 등장해요.

아무런 대사는 없지만 어떤 상황인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장면이에요.

 

 

 

 


 

 
 

1950년대는 미국은 '아메리카 드림'이 한창이던 시기였죠.

 많은 사람들이 자유와 부, 행복 그리고 꿈을 쫓아 미국으로의 이민 물결이 붐을 이루던 그 시절

멕시코에 살고 있는 이사벨의 가족 역시 미국으로 이민을 떠나게 된답니다.

 

요즘 알파벳에 관심이 많은 33개월 아드님은 USA를 읽으며 참 재밌어 하시더군요 :)

 

<이사벨의 방>은 특별하게도 이사벨의 편지글로 이루어져 있어요.

멕시코의 루삐따 이모에게 보내는 총 12통의 편지로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이렇게 편지를 읽으면 보다 더 친근하게 이사벨의 마음을 엿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요.

그리고 앞으로도 손편지 쓸 일이 거의 없을 우리의 어린 독자들에게는 편지글의 형식을 슬며시 일러주기에도 효과적이에요.

 

 

 

 

 


 

 
 

루삐따 이모에게 북쪽으로 끝없이 달리던 둘째 날 카페에 들린 이야기를 하는 장면이에요.

 

이사벨의 오빠가 지금은 절판된 미국의 사진 잡지 <LIFE>를 읽고 있는 장면이 눈에 띄네요.

우리에게는 2차세계대전 종전 당시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키스하는 해병 사진으로 유명한 빈티지 잡지죠.

영어에 능숙한 오빠와는 달리 새로운 언어를 이제부터 익혀야 하는 이사벨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주위를 둘러보고 있어요.

 

삽화 한 장에 불과하지만 당시 미국의 모습과 이민을 떠나는 소녀의 마음을 잘 표현하고 있는 장면이 아닌가 싶습니다.

 

 

 

 

 


 

 
 

단순히 내가 살던 동네를 벗어나 낯선 곳으로의 이사도 아이들에게는 힘든 상황인데

새로운 언어를 배워야 하고 피부색조차 다른 나라로의 이민은 대체 상상조차 할 수 없네요.

 

이사벨은 아빠로부터 커다란 냉장고의 빈 상자를 얻어 그 상자 '안'에서 루삐따 이모에게 편지를 써요.

 

 

 

 

 


 

 
 
 

하지만 엄청난 폭풍우에 밖에 놔두었던 상자가 비바람에 엉망이 되어버리고

이사벨은 식탁 밑에서 눈물을 닦으며 편지를 쓰고 있어요.

하지만 상자 안에 있는 것처럼 포근한 느낌은 안 든다고 하는군요.

 

 

 

 

 


 

 
 

 

생일파티에서 음식을 만들어주는 엄마를 따라 이사벨은 조금씩 자신의 상자를 모을 수 있었어요.

조금씩 자신의 공간을 만들어요.

그곳은 오로지 이사벨만의 아늑하고 포근한 공간이지요.

 

 

 

 

 


 

 

늘 엄마를 따라 생일파티에서 상자를 얻어오기만 했던 이사벨에게도 드디어 생일 파티의 주인공이 되는 순간이 찾아왔어요.

이사벨은 선물 대신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영단어를 하나씩 가져오라고 부탁해요.

 

 

 


 

 
 

그리고 이사벨은 생일파티에 온 친구들을 자신의 방에 초대해요.

 

접지를 통해 화려하게 표현된 이 장면은

고요하기만 한 이사벨의 방이 친구들로 북적북적 흥겨운 모습을 극명하게 보여줘 우리에게 감동을 더해줘요.

이사벨에게는 이제 더 이상 상자가 필요하지 않을 것 같아요.

 

낯선 나라와 사람, 낯선 언어 그리고 낯선 문화 속에서 작은 소녀 이사벨이 적응해 나가기까지의 과정이 녹록치 않습니다.

하지만 자신만의 방법으로 조금씩 조금씩 세상에 나아가는 이사벨의 모습을 보면서 대견한 느낌이 드는건

어린 독자들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겠죠.

 

 

 

 


 

 
 

어린 시절 장농에 숨었던 기억이 나시나요?

전 숨바꼭질을 하다 이불장에서 잠이 들어 버렸던 기억이 나네요.

요즘은 세월이 좋아 아이들에게 원목으로 된 근사한 놀이집을 거실 한켠에 들여주기도 하고

솜씨가 좋으신 분들은 냉장고 박스를 뚝딱 뚝딱 마법을 부려 놀이집을 만들어 주시기도 하지요.

그때나 지금이나 아이들에게는 아이들만의 일정 공간이 꼭 필요한가봐요 :)

 

전 솜씨가 없어서 베이비룸과 러닝홈을 연결하고 이불 하나 덮어줬어요 ㅋ

이정도만 해도 충분히 즐거워 하는 아이의 모습이 참 좋습니다.

 

그럼 다들 아이와 함께 즐거운 책읽기 하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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