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뽀글머리 비룡소의 그림동화 164
야마니시 겐이치 글.그림, 고향옥 옮김 / 비룡소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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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읽어주는 엄마 비단이에요.

 

어린 아이들 머리 깎이는거 다들 참 고단하시죠?

미용실 가는 걸 좋아하는 아이들은 아마 없을꺼에요.

 

오늘은 그런 아이들과 유쾌하게 읽을만한 그림책 『나는 뽀글머리』를 소개해 드릴께요 :)

 

 

 

 

 

 

『나는 뽀글머리

210*265mm A4판형 44p 양장본

야마니시 겐이치 지음 / 고향옥 옮김

2013년 4월 3일

비룡소의 그림동화 225권

[비룡소]

  

 

 

 

 

 

일단 다짜고짜 놀랍고 재밌습니다.

 

아기였을때부터 머리 깎는 것을 싫어한 코모리는 결국 저렇게 되고 말았어요.

정말 제대로 뽀글머리네요.

 

말이 되고 안되고를 떠나서 웃음부터 터져나오는 유쾌한 이야기가 전개된답니다.

 

 

 

 

 

 

 

 

머리를 깎자고 쫓아오는 아빠에게 코모리는 머리가 길어서 좋은 점들을 조목조목 이야기해요.

하지만 아빠가 말하는 곤란한 일의 항목들도 정말 만만치가 않은 내용들이네요.

 

 

29개월 저희 아드님도 요즘 말이 부쩍 느셨어요.

정확한 인과관계에 맞게 두 문장 정도는 줄줄 이어서 말하길래

깜짝 놀랄 때가 한두번이 아니랍니다.

29개월짜리도 하물며 이런데 네다섯살쯤 되면

아마 말로는 못 당해내지 싶이요 ㅎ

 

머리깎기 싫어서 핑계를 대는 코모리의 모습은

정말 아이들의 모습이 그대로 투영되어 있네요.

 

 

 

 

아빠를 피해 도망가던 코모리는 돌에 걸려 꽈당 넘어지고 말았어요.

 

쑤우욱!

 

저희 신랑은 이 장면을 보더니 이게 말이 돼? 하고 물으시던데 애초 저런 머리가 말이 되는 이야기던가요 ㅋ

기발한 상상력이 점점 정점을 향해 달려 가고 있습니다.

 

 

 

 

 

 

코모리의 뽀글머리 안에는 쥐들이 살고 있었지 뭐에요!

머리에 리본을 단 찍찍이가 대표로 인사를 해요.

 

머리카락 나라에 온 걸 환영해!

 

쥐들이 꾸며놓은 머리카락 나라의 모습을 찬찬히 살펴보는 것도

책을 읽는 즐거움을 더 하고 있어요.

물론 허수아비며 쥐들의 모습이 정말 일본책답다는 생각이 절로 들지만

편견없는 우리 아이들은 가감없이 받아들이겠죠.

 

 

 

 

 

쥐들과 한바탕 신나게 논 코모리는 여기서 영원히 살겠다고 외쳐버린답니다.

밖에서는 엄마 아빠가 걱정하고 있는데 작가는 대체 어떻게 수습을 하려고 이러나 제가 다 걱정이 될 정도에요.

 

 

 

 

 

 

 

코모리가 실컷 놀다 지쳐 폭신폭신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하는데 코모리가 안절부절을 못하는거에요.

갑자기 방귀가 나오려고 했거든요.

냄새가 날까 안날까 고민하던 코모리는 이불 속에서 뀌면 괜찮을 거라 생각하고 방귀를 뀌어 버려요.

 

뿌우웅!!

 

 

방귀가 나오기 전 아이의 모습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모습에 키득키득 웃음짓게 되는 대목이에요.

개인적으로 29개월 아이가 방귀와 응가에 대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를 희망하는 엄마로써 걱정되기도 했어요.

혹시라도 아이가 방귀와 방귀 냄새를 터부시할까봐 벌써부터 설레발을 똬~ ㅋ

 

  

 

 

 

 

여튼 지독한 방귀냄새에 쥐들은 한바탕 야단법석을 떤 다음 해결방법을 찾았답니다.

 

방귀쟁이 임금님을 쫓아내자!

 

갉작갉작, 갉작갉작, 갉작갉작

 

 

쥐들이 살고 있는 머리카락 나라에서의 한바탕 모험도 신이 나지만

원래대로 돌아갈 방법이 없다면 곤란하겠죠.

아이는 재밌게 책을 읽겠지만 마음 한구석으로는 불안해할지도 몰라요.

 

그런데 아이들이라면 누구나 다 빵 터지고 마는 방귀 이야기로

풀어낼 줄은 상상도 못했네요.

거기에다 머리까지 깎게 되다니

이야기를 기발하면서도 매끈하게 뽑아내는 작가의 솜씨가 놀라워요.

 

 

 

 

이제 코모리는 물구나무 서기도 할 수 있어요.

짧은 머리가 참 잘 어울리는 코모리에요^^

아빠는 코모리의 덥수룩한 머리를 마른 나무에 쑥 꽂아줬답니다.

 

엄마, 아빠도, 코모리도, 쥐들 마저도 행복한 결말로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작가인 야마니시 겐이치는 요즘 일본에서 한창 뜨고 있는 신예 작가라는군요.

『나는 뽀글머리』로 일본 전국의 국제 학교 학생들이 뽑은 벚꽃 메달을 수상했다고 해요.

 

『나는 뽀글머리』를 보시면 단박에 삽화가 만화풍이라는게 느껴지잖아요.

찾아보니 역시 야마니시 겐이치는 일러스트레이터와 만화가로 활발히 활동하는 작가라고 하네요.

29개월 저희 아드님께서 처음으로 접하시는 만화풍의 그림책이라 좀 더 각별하네요.

 

 

 

 

 

 

 

보다 어렸을 적에는 새책에 대한 거부감이 좀 있어 한동안 적응기간을 거쳐야 했는데요.

29개월쯤 되니 재밌는 책은 바로 앉은 자리에서 몇번이고 읽어내려가더군요.

물론 재미없는 책은 여전히 적응기간을 두고 자주 노출을 시켜줘야 간신히 몇 장씩 훑어보는 정도에요.

 

그런 점에서 『나는 뽀글머리』는 보자마자 완전 재밌게 읽은 책이랍니다.

드물게 엄마 아빠도 재밌게 읽은 책이기도 하고요 ㅎ

 

전 이 책을 읽으면 머리 깎는데 도움이 좀 될까 싶었는데 그건 아니더군요.

책을 읽고 머리 깎는 것에 관해 아이와 대화(?)를 좀 나눴는데 가위를 가져오더니 제 머리카락을 자르려는 시늉을 똬!

정말 식겁 먹었답니다 ㅋ

 

 

 

 

하지만 그런 것을 떠나 『나는 뽀글머리』의 가장 큰 미덕은

어린이 그림책 특유의 설교가 없다는 점이에요.

아무리 기발한 내용이 전개되더라도

으레 교훈적인 내용으로 마무리 짓게 마련이잖아요.

 

하지만 『나는 뽀글머리』의 작가 야마니시 겐이치는

그런 특유의 설교를 쏙 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이 두려워하는 내용을

재밌고 두근거리는 일로 만들어버리는 마법을 부려놓은 것 같아요.

 

 

 

저희 아들은 아직 이 책으로 생활습관을 잡아주기는 무리가 있는 연령대에요.

하지만 이렇게 재밌게 읽다가 보면 머리 깎는 일도 언젠가는 조금 수월해지겠죠?

 

그럼 다들 아이와 함께 즐거운 책읽기 하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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