떼루떼루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38
박연철 글.그림 / 시공주니어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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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읽어주는 엄마 비단이에요.

 

혹시 꼭두각시 놀이 보신 적 있으세요? 아쉽게도 전 없답니다.

그리고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저희 아이도 볼 기회가 없었겠지요.

 

중요무형문화제(제 3호)로 지정받아 전승되고 있는 유일한 민속인형극을 매개로 한 귀한 그림책

[시공주니어]의 우리 걸작 그림책 38권 『떼루떼루』

 

함께 읽어볼까요^^


 

 

빨간 목각인형이 뭔가 엄청난걸 끌고 가는군요.

앞면만 펼쳐서 아이의 호기심을 유발한 후 뒤면까지 쫘악~ 펼쳐지면 반응이 참 좋을 것 같아요^^

 

 

252*232mm / 36p / 양장본

권장연령 4~6세

2013년 2월 25일

시공주니어 우리걸작그림책 38

 

 


 

 

28개월 아이와 함께 그림책 읽기를 시작한지라 박연철 작가의 그림책은 처음 접했답니다.

전작인 『망태 할아버지가 온다가 굉장히 유명한 작품인가봐요.

 

어떤 작가인지 소개란을 뒤적였다가 한방 맞았습니다 ㅎㅎㅎ

 

 


 

 

제 평생 이렇게 그림책스러운 작가 소갯말은 처음 봤네요.

그리고 제발 뒷이야기도 해줘!!! 속으로 몇 번이나 외쳤는지 몰라요 ㅎ

잠들지 않는 거위를 안고 온 소녀랑 어떻게 된건지 궁금해 죽겠어요!

 

 


 

 
 

단단한 양장본 책의 오른쪽은 길게 구멍이 나있어 마치 목각인형처럼 입체적인 느낌을 자아냅니다.

 

작가는 꼭두의 색과 표정을 잘 드러내기 위해 직접 붉은 소나무를 구해 나무를 깍았다고 하는군요.

천연 염색을 이용해 배경을 만들고 재봉 작업을 더해 캐릭터의 특징을 살리는 작업은

보기만해도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짐작케 합니다.

 

 

 

 


 

 

작가의 그런 노고는 바로 묵묵히 우리 것을 지켜 나가는 소중한 분들을 기리기 위함이겠지요.

 

 

 

 


 

 

책은 작가(산받이)의 등장으로 이야기가 시작해요.

그런데 산받이를 딱 보자마다 연예인 하하씨를 닮았다고 느낀건 저뿐일까요 ㅎ

부끄럼이 아주아주 많다지만 꼬박꼬박 말대답은 참 잘하는 산받이와 함께 신명나는 꼭두각시놀이가 시작됩니다.

 

 

 

 


 

 
 

작품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박첨지와

 자신이 여든 두 살이라고 하는 오종종하게 생긴 그의 손자,

너당(서당)에서 글을 많이 배워 헷갈린다는 떨(딸) 조피리,

못생겼지만 노래를 잘해 인기가 많다는 부인 꼭두각시,

그리고 일곱동네에서 제일가는 장사인 조카 딘둥이(홍동지)가 등장인물도 나옵니다.

 

각 인물의 특성을 해학적으로 묘사한 아이콘들을 보는 재미도 솔솔하더군요.

참고로 딘둥이는 똥 누다가 등장해서 저런 아이콘이랍니다 ㅎ

 

 

 

 

 


 

 
 

떼루떼루

 

일각문 이골목 삼청동 사거리 오방골 육대손 칠삭동 팔푼이 구하다 십년감수한 박 첨지네 집이 어디냐고 물어보면 모르는 사람 빼고는 다 안다네.

 

말장난도 이쯤되면 참 예술이지요.

이런 언어유희는 우리 옛 문학작품에서나 접할 수 있었는데 어린 친구들을 위한 그림책으로 볼 수 있다니 참 반갑더군요.

많은 아이들과 꼭두각시놀이의 멋과 매력을 함께 나누고자 그림책을 만들었다는 작가가 고맙습니다.

 


 

 
 

정기 정가 정저꿍.

 

작품의 가장 핵심축인 용강사는 이시미를 빼놓을뻔 했네요 ㅎ

이시미는 원래 사람과 동물을 잡아먹으며 가뭄을 초래하는 극악한 존재라고 합니다.

하지만 무엇이든 덥석! 잡아먹는 요 녀석이야말로 어린 친구들의 눈과 귀를 자로잡을 스타죠!!

 

'떼루떼루' '정기 정가 정저꿍' 그리고 '우여어' 같은 말들은 특별한 뜻이 없는 일종의 여음(후렴구)같아요.

이런 말로 인물이 등장했음을 알려주는거죠.

 

28개월 저희 아드님은 '떼루떼루'라는 말을 처음 들어 매번 이 책을 보고 싶으면 '떼굴떼굴'보자고 말하더군요^^

 

 

 


 

 

덥석!

 각자 자신의 무식과 허위와 가식을 뽐내던 인물들이 차례차례 이시미에게 잡아 먹힌답니다.

 

위기에 처한 박첨지는 자신의 조카 딘둥이에게 비굴하게 생명을 구걸하고

똥누다가 산받이에게 불려온 딘둥이는 평소 비난하던 삼촌을 위해 이시미를 물리칩니다.

 

 

 


 

 
 

작품의 하이라이트에요.

아이들, 특히 남자아이라면 정말 좋아할만한 장면이지요^^

 

 

 


 


 


하지만 부도덕한 삼촌을 비난하던 딘둥이 역시 이시미의 야광구슬을 빼어 팔어 부자가 되겠다고 하는군요.

 

이렇듯 『떼루떼루는 꼭두각시놀이의 풍자와 해학을 녹여내고 있는 작품이에요.

연령대가 있는 친구들과 읽을때는 이런 꼭두각시놀이의 특성까지 짚어가며 읽으면 좀더 풍성한 책읽기가 될 수 있겠죠.

28개월 저희 아드님의 경우는 덥석!만 해도 즐거운 책읽기구요^^

 

 

 
 
 

 

딘둥이가 자신을 살린게 아니라 자기 목숨이 길어 살았다는 박첨지의 허세도 이쯤되면 웃음이 나는군요.

그게 말이오, 막걸리오? 산받이의 핀잔에 막걸리나 한 잔 하러 가겠다며 작품은 끝이 난답니다.

 

 

재미난 언어유희와 비속어가 주는 카타르시스, 문답식 구성의 흥미진진함!!

이런 책의 즐거움은 좀 더 큰 다음에 접해주기로 하고

28개월 아드님을 위해 심플하게 갑니다!! 

 

 

 

 


 
 

손자다, 덥석!  피조리다, 덥석!  꼭두각시다, 덥석!  박첨지다, 덥석!

요정도만 해줘도 충분히 흥미진진한건지 앉은 자리에서 다섯번을 내리 읽었지 뭐에요 ㅎ

무엇보다 숫자를 좋아하는 아이라 간간히 그림 속에 등장하는 숫자들을 보며 더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답니다.

 

 

 

 



 
 

책을 보자마자 이건 아이랑 인형극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하지만 지금 행사하고 있는 저 인형극 놀이를 살 수도 없고...

(참고로 행사기간은 4월 7일까지에요)

집에 프린트기가 있는 것도 아니고...

 

아날로그 엄마인지라 순수하게 노가다로 갑니다 ㅋ

 

 

 

 


 
 

마침 집에 질 좋은 빈 박스가 있어 거기에다 그림을 그리기로 했어요.

준비물은 종이, 연필, 지우개, 집에 굴러다니는 아무 채색도구, 젓가락, 접착테이프 되겠습니다.

 

 

 

 


 
 

지우개똥을 산처럼 만들고 나서야 바탕 그림 완성시켰네요 ㅎ

색연필로 채색하고 뒷면에 나무젓가락을 붙여주는걸로 완성!!

 

 

 

 


 
 

딘둥이 근육질이죠 ㅎ

이시미 색칠하다가 팔빠지는줄 알았네요 ㅋ

잠깐 그림 그리는 것도 이리 고단한데 작가의 정성이 새삼 느껴지더라구요.

 

그럼 28개월 아드님 앞에 투하해 보겠습니다!

 

 

 

 


 
 

원래 계획은 책을 앞에 두고 제가 인형극을 해줄 생각이었는데 킁, 보자마자 다 뺏겼습니다 ㅠㅠ

요 욕심쟁이가 전부 자기꺼인줄 아는지 두 손 가득 움켜쥐고 놓지를 않네요.

인형극이고 뭐고 소중하게 손에 쥐고 책을 펼쳐 똑같아! 똑같아! 만 외칩니다.

 

그래, 너만 즐겁다면야 ㅠㅠ

 

 

 

 


 
 

어려도 남자는 남자라고 이시미를 보며 감탄을 금치 못하는 28개월 상남자 되시겠습니다.

 

 

꼭두각시놀이와 같은 민속인형극이 주는 풍자와 해학은 어린 친구들이 접하기 힘든 주제인만큼

많은 친구들이 『떼루떼루』를 읽고 즐거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럼 모두 아이와 함께 즐거운 책읽기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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