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겨울나그네 1~2 세트 - 전2권
최인호 지음 / 열림원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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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제목 겨울나그네는 슈베르트의 곡명이다. 나는 이 소설을 접하면서 슈베르트의 겨울나그네를 들어보았고, 1986년 영화로 제작된 겨울나그네를 감상했으며, 창작 뮤지컬 겨울나그네를 관람했다. 1984년 동아일보에 일 년여가 연재되어 선풍적 인기를 얻기 시작해 영화, TV미니시리즈, 뮤지컬까지 리메이크된 비결은 각각의 장르에서 공통적으로 금방 찾을 수 있었다. 작품이 담고 있는 애틋하고 가슴 시린 감성은 겨울나그네라는 제목에도 걸맞게 차고 쓸쓸하며 젊은 청춘부터 중, 노년층의 공감대까지 울리기에도 충분하다. 이 작품은 굉장한 고전이지만 시대를 초월하는 세련미가 담긴 역작이었다.

청춘 로맨스를 대표하는 멜로 대작을 탄생시킨 원작자 최인호는 70년대 청년문화의 상징, 소설계의 대문호로 기억되며 국민들과 수많은 문학계 후배들로부터 천재성을 가진 소설가로 지금까지도 높은 위상을 자랑한다. 러브로망의 고전이기도 한 소설 겨울나그네는 출간 당시 젊은이들에게 뜨거운 관심과 사랑을 받아 100쇄 이상 인쇄된 베스트셀러가 되었는데, 20여 년 만에 나온 개정판은 부분 삭제와 개작을 했고, 2023, 작가의 10주기를 기념해 두 권짜리 묶음 도서로 재출간됐다.

소설의 내용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시리도록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정도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러브 스토리 치고는 달콤하지도 진부하지도 않다는 것이 오히려 매력적인 요인이다. 그래서 사랑 자체는 아름다움을 전달해주지만 이 이야기는 한겨울처럼 시리다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한데 이는 등장인물들이 저마다 가슴 아픈 사연을 가지고 있는 연유이기도 하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피할 수 없는 이별이나 원치 않는 암울한 가정사, 건강 문제, 가족, , 범죄, 복잡다난한 세상사가 거친 실타래처럼 엉겨붙어 이질감을 주는 순결한 사랑과 함께 이야기의 감성을 이끌어간다. 그래서 더욱 안타깝고 참혹한 기분마저 드는 이 소설 겨울나그네를 종이 위의 활자 말고도 다양한 장르로 만나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 건 어쩌면 당연하다.

어느 봄날, 청춘의 무대인 캠퍼스에서 자전거를 타고 가던 민우와 여린 소녀 다혜가 부딪히는 첫 장면이 기대감을 조성하면서 극도의 설렘을 안겨 주기 때문에 비극으로 끝나는 엔딩에서는 아쉬움과 절망스러운 감정이 배가된다. 한겨울, 매서운 눈보라 속의 나뭇가지처럼 앙상하고 메말랐지만 여운만은 무척 깊은 걸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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