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컬렉션 TOP 30 : 명화 편
이윤정 지음 / 센시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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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의 작고 이후 일류 기업인이 떨친 명성 만큼이나 화제가 된 것은 예술에 대한 그의 심안이었다. 이 회장이 소유하고 있던 23,000여점의 방대한 컬렉션은 고인과 삼성 일가의 뜻에 따라 국내 미술관과 박물관에 기증 되어 국격을 높이게 됐으며 그야말로 세기의 기증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국내외 뉴스의 토픽감이 되었다. 거기에는 고갱, 르누아르, 모네 등 해외 거장들의 명화를 비롯해 한국 미술사에도 길이 남을 김환기, 박수근, 이중섭 등 대가들의 걸작들이 다수 포함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작품들이 가지고 있는 역사적, 학술적 가치는 차치하더라도 이건희 회장의 심안과 감식안에 모두들 경의를 드러내는 건 어쩌면 대단하면서도 당연한 반응이다.

 

<이건희 컬렉션 TOP30-명화편>에서는 이건희 회장의 깊이 있는 혜안이 담긴 작품 중 한국과 서양 화가 열여섯 명과 그들의 명화 30점을 집중적으로 만나볼 수 있고, 이들의 대표 작품들도 함께 소개해 준다. 과도한 광클 경쟁으로 온라인 사전 예매 시스템이 마비될 정도로 삽시간에 매진 사태를 야기하며 대단한 인기를 얻은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의 관람 기회를 얻지 못한 나 같은 사람들에게는 이 책이 어쩐지 보상과도 같아서 더 의미가 있다. 게다가 친절한 큐레이터의 설명까지 읽고 반복해서 되새길 수 있으니 금상첨화가 아닐 수 없다. 이건희 회장의 컬렉션과 작가의 이야기들까지 풍부하게 다루어 새로운 재미도 찾을 수 있다. 사실상 책에 실린 작가와 작품들은 워낙 유명하고 눈에 익어 친숙하기까지 한데 이 작품들을 선택한 이 회장의 감각과 심안을 찬찬히 체감해 보자면 색다른 감상이 느껴지기 때문에 더욱 특별하게 다가오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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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컬렉션을 더 많은 사람들의 눈으로 공유할 수 있도록 기증함으로써 이건희 회장이 높여준 것은 우리의 국격 뿐만이 아니었다. 이 책을 접하는 이들에게 예술적 안목까지 선물해준 이 회장은 예술을 탐미한 애호가를 넘어 시대가 낳은 진정한 초일류 컬렉터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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