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 WILL -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꾼 단 하나의 힘
윌 스미스.마크 맨슨 지음, 김나연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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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 스미스는 매우 유명하면서도 친숙한 배우다. 내가 그리는 그의 이미지는 2019년에 개봉한 실사판 영화 <알라딘>에 등장하는 요술램프의 요정 지니와 거의 일치한다. 영화에서 그가 맡은 지니라는 캐릭터는 감정이 풍부하고 유쾌하고 다재다능하며 무엇보다 쉴 틈 없이 수다를 쏟아내는 말이 많은인물이기 때문이다. 책은 그런 윌 답게 두툼한 두께를 자랑한다. 하긴 가뜩이나 말이 많은 사람이 반백을 넘긴 세월을 살아오면서 쌓였을 에피소드를 한정된 페이지에 담아내기도 보통 쉬운 일은 아니었겠다 싶다.

 

그러나 자서전 형식의 이 책을 읽어보면 윌의 삶은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것처럼 마냥 유쾌하지만은 않다. 희노애락은 인생을 사는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얘기겠지만 어둡고 두렵고 괴로웠던 감정들을 어떻게 그만의 방식으로 의지와 자성이라는 내면의 고찰로써 극복했는지를 구체적 경험들을 통해 알 수 있어서 뭔가 깨닫고 배우게 된 점이 많았다. 또 한편으론 좁은 우물 안이 아닌 세계를 무대로 한 대스타의 롤러코스터같은 인생 이야기를 들여다볼 수 있어서 흥미로운 책이었다.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배운 책임감

형제들 중 겁이 많은 편이었던 어린 윌에게 유독 무서웠던 아버지의 교육 방식은 때로 고통스럽고 두렵기도 했으나 그의 사고를 성장시키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자식들에게 늘 ‘99퍼센트는 0퍼센트와 같다라고 강조해온 윌 아버지의 이데올로기는 이들이 살면서 찾아오는 피할 수 없는 역경에 언제라도 맞설 수 있도록 정신적, 육체적 훈련을 시켜주었다.

 

‘STAR’의 시작, ‘프레시 프린스

가정환경 때문일까, 윌은 폭력적인 가정 분위기를 완화시켜주고 스스로의 공포에서도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 다른 사람을 웃게 만드는 것이라는 걸 은연 중 터득했고 집안에서든 학교에서든 남을 웃기기 위해 애썼다. 친구들에게 웃음을 주기 위해서 말을 일부러 유머러스하게 뱉어내던 습관이 랩으로 이어졌고 몇몇과 함께 만든 음악들은 공연으로 이어졌다. ‘프레시 프린스라는 랩네임은 엄청난 인기와 부를 가져다 주기도 했지만, 자비 없이 가파른 내리막을 체험하게도 해 주었다.

 

결혼과 가정

이미 재혼 가정인 윌의 부모도 이혼 위기를 겪은 적이 있었는데 윌 또한 비교적 일찍 한 결혼생활이 흔들렸다. 책은 윌의 입장에서 쓰여진 것이지만 어느 누구의 탓을 할 수는 없다. 아내 셰리와의 결혼 생활은 3년 만에 종지부를 찍었고 제이다와의 재혼으로 아들 제이든과 딸 윌로가 윌의 새로운 가족 구성원이 되었다. 하지만 전 부인 셰리와의 사이에서 얻은 첫째 트레이 또한 윌의 소중한 가족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었다. 만남과 이별, 결혼과 이혼이라는 삶의 큰 이슈는 할리우드의 유명 배우라고해서 특별하게 겪는 일이 아니라는 점은 분명한 것 같다.

 

할리우드의 상징, 배우 윌스미스

윌스미스가 배우의 길을 걷기 시작한 건 래퍼로서의 실패와도 무관하지 않다. 큰 좌절을 겪고 실의에 빠진 윌에게 찾아온 기회는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다. 당대 최고의 음악 프로듀서 퀸시 존스의 파티에 초대된 윌은 현장에서 즉석 오디션을 보게 되었고 시트콤 <더 프레시 프린스 오브 벨 에어>를 첫 작품으로 이후 영화 <나쁜 녀석들>, <인디펜던스 데이>, <맨 인 블랙> 등 참여작이 줄줄이 흥행하며 할리우드에서 가장 성공한 배우로 탄탄대로를 걷게 된다.

기승전결이 뚜렷한 이 책의 부분은 일반적으로 예상할 수 있듯 앞으로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겠다는 계획이나 의지 표명이 아니다. 책의 마지막 장은 월드 스타 윌 스미스가 50세 생일을 기념하여 그랜드 캐니언을 배경으로 헬리콥터에서 번지 점프를 하는 장면으로 마무리 된다. 사회적 지위나 개인의 체면을 생각해서 의연하고 싶지만 본능적 긴장으로부터 나오는 흥분의 최고조에 달한 다급한 심리적 상황 묘사는 그를 수식하는 가장 대표적인 단어 유쾌의 극치를 보여준다.

 

지루한 인생의 레이스 속에서 종종 다른 사람의 삶을 들여다 보는 것은 마음의 환기를 부축인다. 이 책을 통해 나와는 아주 먼 땅에서 열심히 오늘을 살고 있을 한 사람, 윌 스미스를 만난 일은 마치 원래부터 그를 알고 지낸 것처럼 특별하고 유익한 경험이 되었다. 그의 수다스럽고 진솔한 이야기에 과연 세계가 주목할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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