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눈에는 묘하게 뚜렷이 보이는 것들이 있다. 안타깝게도 운명의 연인 같은 것은 아니다. 아마도 그들은...죽은 자들일 것이다.
당신은 지금까지 당신이 봤던 것들을 부정하는 겁니까?
미카도 군. 당신, 나와 함께 있으면 무섭지 않을 겁니다.
...나 같은 겁쟁이가 저런 시체를...저,저런 걸 보고도 이렇게 냉정할 수 있다니 이상해.
극히 가볍습니다. ...당신은 살아 있고 미치지도 않았잖습니까?
...무섭지만...이상해. 당신과 처음 만났을 때랑 비슷한 느낌이 들어. ...똑같아. 당신이랑 만났을 때와... . ...‘강하고‘ ‘매력적‘... .
...말했다가 부정당할까 봐 무서워. 나한테는 현실이지만 역시 남들과는 다르잖아.
...저한테 정나미가 떨어지지 않았으면 좋겠군요.
...그 사람은 가끔 이상하게 사람을 속박하던데 연애를 할 때는 과연 어떨까.
저주란 귀로 들어가서 입으로 나옵니다. 입으로 나오면서 강해지죠.
자네들이 어떤 감정을 공유하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난 차마 그 녀석이 멀쩡한 인간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으니까.
글쎄요. 그냥 직접 전부 빼앗으러 가면 될 텐데, 라고 생각했습니다.
...무구한 사람. 당신은 진심으로 누군가를 미워한 적이 없군요.
뭔가를 진심으로 미워할 때 더 이상 소중한 것은 아무것도 없어요. 그러면 뭐든지 부숴버릴 수 있죠. 그게 저주예요.
내가 옳다고 믿는 길을 저버리면 분명 아무도 구할 수 없을 테니까. 이 세상은 그런...아주 작은 선의와 악의가 차곡차곡 쌓여서 이루어져 있으니까...
한 방울이라도 독이 섞인 물은 더는 깨끗한 물로는 돌아갈 수 없어.
ㅡ 누구도 사람을 자기 마음대로 할 수는 없어. ㅡ 저는 다릅니다. 그렇게 당하며 살았으니까.
...그 사람을 지키는 겁니까? 관계없는 사람을... . 내가 아니라. 내가 아니라? 내가 아니라 관계없는 누군가를?
이해할 수 없어. 당신은 내 운명이 아닐지도 몰라.
누군가를 버리지 않으면 안 된다거나 상처 입히지 않으면 안 된다거나 그런 생각을 해야만 하는 날이, 결정을 내려야만 하는 날이 올 거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내가 당신을 버리거나 상처 입혀야만 하는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0이냐 100이냐 선택할 수 없었어. 산다는 건 계속 그런 일들의 반복이야.
어린 너는 정말로 한없이 가여워. 당연히 누군가 널 구해줬어야 해.
뼛속까지 악당이야. 나는 저 인간을 계속 한 대 때려주고 싶었다고.
...그 사람에겐 줄곧 커다란 구멍이 뚫려있어. 당신이 도망쳤기 때문이야.
난 절대 부서지지 않아. 나는 그 사람이 전부 믿어준, 그 사람의 신념의 증명이니까.
보이는 것을 보지 않으면 언젠가 정말로 부서지고 말 거야.
살짝 맛보고 알았지만 죽음이란 평등하고 공정하거든. 어때, 참 친절하지?
아니. 우리한테 부족한 건 힘이 아니라 사랑 이랄까?
보여주기 싫어. 너한테 이런... . 넌 분명히 거부할 거야... .
당신한테는... ...필요했던 거야, 미움이. ...미움을 떠올리는 일과 다른 사람의 미움을 양식 삼아 힘을 키워야 했어... .
하지만 그건 내가 당신의 ‘운명‘이 아니었다는 뜻이겠지.
말해줘. 그게 내가 해주고 싶은 것과 같다면 운명이야, 우리는. 절대로.
나는 당신이...그저 곁에 있어줬으면 좋겠어. 곁에 있게 해줬으면 좋겠어... .
그래. 당신, 나와 함께 있으면 무섭지 않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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