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든 싫든 오랫동안 사람들에게 무상사존이니 마도조사니하고 불린 위무선은 이것이 좋은 진법이 아니라는 것쯤은 한눈에 알 수 있었다.
그는 다른 인간의 몸을 빼앗은 탈사가 아니라 누군가에게 헌사를 당한 것이었다.
우선 이 몸의 주인은 모현우라는 인물이었고 이곳은 모가장이었다.
그러나 당시 사람들은 선인을 숭상해 도를 수련하는 현문 세가는 하늘이 선택한 사람들이어서 신비하고 고귀하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지극히 꼴사납게 쫓겨났는데, 단수였던 모현우가 동문수학하던 동문에게 치근덕대다가 발각된 것이다.
모현우는 헌사를 해서라도, 여귀사신에게 몸을 바쳐서라도, 복수하고 싶은 것이었다.
위무선은 모현우가 모가 사람들에게 복수하고 싶어 한다는 것은 대충 짐작했지만, 도대체 어떤 복수를 원하고, 어느 정도를 원하는지 알 수 없었다.
주시는 말 그대로 걸어 다니는 시체로 등급이 낮고 매우 흔한 시변한 시체이다.
하지만 위무선에게 주시는 가장 부리기 쉽고 순종적인 허수아비라 이렇게 갑자기 들으니 반갑기까지 했다.
오늘 모가장에 선문 사람들이 왔어. 아주 대단한 세가라던데!
고소 남씨는 우아하고 올바르다는 뜻의 ‘아정‘을 가훈으로 삼았다.
그는 전생에 그들의 옷을 ‘피마대효‘라고 욕했으니 잘못 볼 리가 없었다.
자기야 괜찮으면 그만이지만 내 순결까지 훼손하면 안 되지!
위무선은 이 소년을 가늠해봤다. 점잖고 고상하며 품위 있는 자태,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머금은 것이 박수를 쳐주고 싶을 만큼 훌륭한 새싹으로 보였다.
그가 만든 물건은 조금만 부주의해도 큰 재앙을 낳았다.
소년들의 반응이 느려서가 아니라 정말로 흉악하고 잔인한 것이 소환되었다.
바로 그때, 먼 곳에서 쟁 하고 현이 울리는 소리가 들렸다.
하필이면 남가 사람이 오고, 또 하필이면 남망기라니!
오히려 요괴가 덜 사악할까 봐 걱정이지 사악할수록 좋았다.
패검의 등급 차이가 아니라 검 주인의 실력이 크게 차이가 났기 때문이다.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얼음처럼 차갑고 투명한 검날이었다.
그는 등에 고금을 메고 하얀 명주처럼 맑고 투명한 달빛을 온몸으로 받고 있었다.
권운 문양이 있는 말애을 이마에 두른 그는 하야 피부에 매우 잘생기고 우아하며 품위 있어 보였다.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더니, 복은 쌍으로 오지 않고 화는 홀로 오지 않는다더니 그 말이 딱 맞았다.
누군가 도움을 청하면 그곳으로 달려갔다. 어렸을 때부터 그는 늘 그랬다.
위무선은 아랫사람에게 하는 당부만 봐도 강징과 남망기가 정말 전혀 다르다고 생각했다.
이 젊고 낯선 얼굴은 과거 천하를 뒤엎고 피바람을 몰고 다녔던 이릉노조 위무선이 아니었다.
운몽 강씨의 가훈 ‘안 된다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한다.‘를 기억하라.
위무선은 남사추 허리에서 패검을 뽑아 가느다란 대나무를 잘라 재빨리 피리를 만들어 입술에 대고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
날카로운 피리 소리가 마치 효시처럼 밤하늘을 가르며 하늘로 치솟았다.
그러나, 남망기는 온녕에게는 눈길 한번 주지 않고 위무선만 쳐다보고 있었다.
너무 열정적이십니다. 감사해요. 하지만 너무 멀리 가셨습니다.
강징은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것을 매우 싫어했다.
어떤 자요? 그래, 함광군 같은 자, 이런 자를 아주 좋아합니다.
한 번에 두 사람의 속을 뒤집어 놓았으니 일석이조였다!
규훈석에 빽빽하게 새겨진 3천여 줄의 가문 규칙에 여전히 심장이 벌렁거릴 정도였다.
기뻐하고 있다고? 위무선은 남망기의 얼굴을 자세히 뜯어봤다. 도대체 어딜 봐서?!
위무선은 이번 생에는 절대, 다시는 밟지 않겠다고 맹세한 곳으로 끌려 들어갔다.
어떤 일이 생겨도 조급해하지 않는 위무선은 뒷짐을 지고 정실을 천천히 돌아다니면서 조만간 대책이 생기겠지 하고 생각했다.
남망기가 정말 변했군, 변했어. 술을 다 숨겨놓다니!
운심부지처에서는 금주다. 바로 이것 때문에 두 사람은 처음 만나자마자 다퉜고 남망기가 위무선이 산 아래 고소성에서 가져온 ‘천자소‘를 엎어버렸다.
선문에서는 자기 가문의 자제가 큰 잘못을 범했을 때 계편을 때려 벌한다.
도대체 어떤 대역무도한 잘못을 저질렀길래 저렇게 많이 맞았을까.
그 낙인을 보자 위무선의 놀란 마음이 순식간에 정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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